나와 주변 이야기 81

3577. 할머니 할머니 우리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 우리 할머니. 허리가 90도로 굽은 꼬부랑 할머니셨습니다. 허름한 지팡이 의지하여 매일 새벽 대구 서문교회서 기도회 마치시고 집에서 드시다 일부러 남겨 보관하신 쌀밥을 흰 물수건에 고이 챙겨 1시간 거리인 비산동 비탈길을 걸어 가난한 우리 먹이시겠다고 오셨습니다. 새벽인데도 찬송 431장 [주님 뜻대로]를 애송하시고 기도하신 할머니. 어려운 우리가 염려되어 오셨지만, 걱정보다는 우스개 말씀으로 웃기신 할머니. 그 시절 여인이 그랬듯이 글은 몰라도 찬송도 성경도 줄줄이 외우신 할머니. 치아가 전부 빠져 합죽한 입술로 열정적 복음도 전하신 할머니 한국에 기독교 복음이 처음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팔공산 아래 산골 마을에서 복음을 받으신 복된 할머니. 층층시하 시집살이 아무도 믿지 않는..

3558. 나의 어머니

나의 어머니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는 그 시절 더러 굶으시면서 저를 먹이셨습니다. 냉수 마시며, “나는 밥을 먹었다” 하시고 “속이 불편하다”고도하셨는데. 그것이 아니었음을 압니다. 얼마나 배고프셨고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어머니 마음 아파 우시고 몸 아파 우신 것도 압니다. 40년대 후반에 청상(靑孀)의 과부로 4남매 키우시느라 자식 몰래 눈물 훔치신 것 여러 번 봤습니다. 그때는 그 모습 보기 싫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죄송하여 저도 웁니다. 자식들 버리고 개가(改嫁)하셨으면 편했을 텐데. 피눈물 흘리며 어머니 자리 지키신 것 고맙습니다. 위대하십니다. 자랑입니다. 몸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고생하셨고 언제나 머리 꼭대기가 아프다 하셨습니다. 무거운 짐 소쿠리 머리에 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