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주변 이야기

61. 옻닭의 양면성

행복을 나눕니다 2014. 3. 12. 18:27

 

옻닭의 양면성


아내가 귀에서 [삐-]하는 미세한 소리가 난다고 한다. 처음에는 집안 어디에선가 그런 소리가 난다며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며 소리의 진원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는데 다른 일로 동네 의원에 갔다가 이명인 것 같다는 소견을 들었다.

[이명]은 환경을 변화시키며 약을 복용케하는 모양인데, 나는 옛날 민간요법으로 말을 했다.


[기력이 약한 탓이니 기력 돋우러 닭죽을 먹자]며 남한산성 입구 외식타운으로 향했다. 나는 한가한 집으로 가자고 하는데 아내는 복잡한 집으로 가야 한단다. 복잡한 집은 그만큼 뭔가 좋은 점이 있어서 손님이 붐빈단다.


메뉴판을 본 아내는 느닷없이 [토종옻닭]을 택한다. 나나 아내나 다 처음인데 혹시 옻을 타면 어쩌나 염려하면서도 아내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생각보다는 맛도 괜찮고 옻을 타지도 않았고 냄새도 괜찮다.

귀가하여 하루를 지나고서 하는 말이 귀에 소리 나는 것이 덜하단다. 다행이다 싶어 그러면 언제 봐서 한 번 더 가자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일산에 거주하는 막내딸과 통화하면서 했나보다.

막내는 엄마가 좋다고 하니 부모 공경한답시고 이번에는 자기가 한턱 쏠테니 음식점에서 7일 목요일에 만나자고 했다.

많은 양을 주문해서 일부는 막내가 준비해온 그릇에 포장해서 가져가기로 했고,

우리는 현장에서 잘 먹고 각자 귀가했다.


이틀인가 지나서 아내가 막내와 통화하는 소리를 들으니 막내가 옻을 타서 병원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3일분 약을 먹고 좀 좋아졌는데 의사들이 10일에 파업을 하는 바람에 계속 약을 받지 못해 동네 의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었는데 효력이 없어 처음과 같은 상태가 됐단다.


너무 가렵고 힘들어 오늘(12)은 아예 병원에 입원할 셈으로 가방을 챙겨 다시 처음 의사를 만났는데, 입원할 필요는 없고, 시간이 걸려야 치료가 되는 것이므로 조급증 가지지 말고 치료해야 한다고 했단다. 옻 냄새도 맡지 말고 그릇도 만지지 말고 가까이 가지도 말랬단다.


아내가 옻닭 음식점에 연락해 보니 감초를 삶아서 먹으면 좋다고 한 모양이다.

동네서는 감초를 구 할 수 없고 멀리 가서라도 구해볼 생각이지만, 보조로 사용하는 감초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문제는 가려움이다.

얼굴은 괜찮은데 몸통이 무척 가렵단다. 따뜻하게 하면 더 가려워 불을 사용하는 음식 조리를 못할 지경이고 의복도 시원하게 입어야 한단다.


아내는 자기 때문에 딸이 그렇게 고생한다며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구른다.

반찬이라도 만들어 방문할 생각인데 막내는 한사코 오지 말란다.

결국 가지 않기로 하긴 했지만 좀 안타깝다.


막내는 제 엄마와 거의 매일 한 번씩 통화하면서 엄마를 위하는 마음이 남달랐는데,

이번에도 착한 일하려다 자기 체질로 고생한다. 그래서 또 기도한다.

[착한 일 하려다가 고생하니 하나님께서 위로하시고 치료해 달라고.....]

 

옻닭의 양면성이 무섭다.

옻을 타지 않는 사람은 몸에 좋고, 옻을 타는 사람은 엄청난 부작용으로 고생한다.

6명이 먹은 셈인데 한 명은 고생하고 5명은 아무 탈이 없고 좋은 편이긴 하나, 아무에게나 옻닭을 함부로 권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나마 전염성이 없어 다행이다.


* (살후3:13) 형제들아 너희는 선을 행하다가 낙심치 말라

* (신5:16)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가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