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주변 이야기

65. 아내의 앰블런스를 팔면서...

행복을 나눕니다 2014. 6. 3. 19:16

 

아내의 앰블런스를 팔면서...

 

 

나는 20104월에 아내를 위하여 큰 승용차를 중고로 구입했었다.

내 취향도 아니고 분수에 넘치는 일이지만 천정관절 마모로 앉아있기도 어렵고, 거동이나 나들이를 할 때는 더 많이 아파하고 불편해하는 모습이 딱하고 미안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기도하다 내린 결정이, 가능한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큰 승용차를 앰브런스 개념으로 구입하기로 한 것이다.

 

내 형편엔 거금이고 사치스럽고 분에 넘치고 내 취향도 아니지만, 천정관절이 마모될 정도로 일하며 가정을 꾸리며 내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했으니 그 수고를 인정하고 위로하는 마음의 표현으로 구입했는데, 아내가 무척 좋아했기에 나도 보람을 느꼈다.

 

중고를 구입했으므로 수리비도 꽤나 들었고 만4년을 탔다.

그 동안 아내와 나는 대구까지 장거리 여행도 몇 번 해봤는데 아파하지도 않았고 피곤해 하지도 않아 좋았고, 또 처제가 뜻하지 않은 질병으로 일산 암센터까지 한 주에 5회 왕복 치료받는 일을 한 달간 계속 했는데, 이 일에 사용되기도 했다.

물론 그 처제 입장에서야, 대구에서 리무진을 자가용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므로 승차감이 별로였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브랜드로는 일등급이라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다.

4저년 전 아내가 아프다 할 때는, 다급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알고 처음부터 무리하게 큰 차를 구입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보다는 낮은 차라도 될 듯했다는 후회도 들고, 아내도 지금은 하나님의 은혜로 천정관절 부분은 조심만하면 무리 없이 견딜 정도가 됐고 관리요령도 생겼다.

 

이정도 되니까 내 본성을 회복하고 싶다.

아내를 위하여 잠시 내 소신을 접었으나 이제는 연금 신청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내 본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도 작용한다.

 

내 본심이란 것이 이렇다.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은 무엇이나 과시요 허세며 부끄러운 일이며, 설령 분수에 맞다 해도 좀 검소하고 절약하고 삶을 낮춰 살아야 한다는 것이 평소 내 생각이었으나 아내를 위하여 잠시 내가 양보하면서 지나치게 앞서나간 것이다. 내 실수일 수도 있다.

 

지금 내 속 사정을 모르고 자동차만 보는 사람은 그가 누구든지 [돈이 많은가보다] 라며 착각할 것이고 뭔가 좀 달리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착각의 빌미를 주고 있는 내가 싫은 것이다. 검소하고 낮추되 하나님께 인정받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진짜 내 마음이다. 그렇다고 내가 아내를 등한시한다는 것이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할 것이다.

 

우선 자동차를 내 생활과 신분 수준에 맞게 교체해야 한다, 아니 아내가 자동차 없이 살자고 한다면 그렇게도 하고 싶다. 그런데 아내의 허락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아내는 자기 몸이 걱정되어 현상을 유지하고 싶었겠지만....

 

지난날에 몇 번 이런저런 이유를 말하며 운을 떼 봤으나 번번이 퇴짜를 맞았고 그럴 때마다 나는 고민하며 기도했다. [하나님 자동차로 인한 종의 마음을 아시지요, 가정 평화를 위하여 아내가 동의해야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뜻이면 아내의 마음을 변화 시켜 주소서...]

 

하나님은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셨다.

529일 저녁 아내에게 다시 말을 건너봤는데 순순히 그렇게 하자는 것이다.

허락한 이후에 매매가 성사 될 때 까지 한 번도 반대하지 않았다.

 

허락을 받고 보니 또 한 가지 염려는 큰 승용차들은 중고 시장에서 시세도 없고 잘 매매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내로부터 동의를 받게 하신 하나님은 매매도 쉽게 되도록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다음날 아침 중고 매매 상에 전화로 흥정하고 한 시간 후에 팔렸다. 물론 아깝다.

 

아내는 하루 종일 간간이 울었다 했고, 자동차 이야기만 나오면 자기가 반대할 분위기가 아니어서 반대를 못 했지만 사실은 팔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하기야 운전은 내가 해줬지만 자기 자가용 앰블런스가 없어지니 애석할 것이다.

나도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 동안 애착을 가지고 거금을 써가며 관리도 잘했는데 어찌 만감이 교차하지 않겠나....

 

모르긴 해도 당분간은 새로움에 적응하는 과정에 부작용도 나타날 것 같다.

각오는 하지만 하나님의 성령께서 모든 일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주시기를 기도하며 기대한다. 지금까지 인도하신 분이 하나님이신데 감사하면서 아내가 새로운 방법에 잘 적응하면서 행복하기를 기도한다.-이박준

 

* (7:12)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존귀와 능력과 힘이 우리 하나님께 세세토록 있을찌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