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會者 충전

38. 주님께서 인정 하옵소서

행복을 나눕니다 2013. 3. 1. 07:25

 

 

 

주님께서 인정 하옵소서

미자립 교회 목사 은퇴, 1,500만원 전별금 받고, 지하단칸 방,

부인은 파킨슨 병 앓아, 그래도 자녀들은 목회자 길 택해.


오늘 김종구 목사님이 이사를 갔다. 한 노회 안에서, 그리고 같은 시찰 안에서 함께 섬기던 작은 농촌교회를 은퇴하고 변변한 퇴임예배도 드리지 못한 채 21년을 시무한 청량동교회를 떠났다. 인근에 있는 축복교회와 합병을 하고 두 교회가 합병하여 교인 수가 60여명이 되었다.


노회가 개최된 후 은퇴예배라도 드리고 떠나라고 하였지만 축복교회를 담임하던 후배 목사가 합병된 교회에서 새롭게 일하는데 장애가 되면 안 된다고 서둘러서 교회를 떠났다. 40대 중반에 소명을 받고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부임하여 21년을 섬기던 교회를, 정년을 2년이나 남겨두고 떠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그렇게 떠났다.


21년을 섬겨 온 목사님에게 교회가 드린 전별금은 1천 5백만원이다.

은퇴하는 목사에게 드릴 것이 없어서 70을 넘긴 장로님과 성도들이 눈물로 드린 퇴직금이다. 교회의 형편이 어려워 소속 노회인 서울북노회에 교역자복리기금 1천5백만원을 지원해 달라고 청원해 논 상태다. 21년을 섬겨 온 목사에게 교회는 감사의 뜻으로 원로목사로 추대 결의하였다, 그리고 월 20만원을 생활비로 지원하기로 하였다.


목사가 정년이 되어서 은퇴하는 것은 참으로 고맙고 또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려운 농촌교회에 부임하여 교회를 크게 성장시키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하고 떠나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그러나 은퇴 후 아무런 생활대책도 없이 떠나는 모습에 마음이 저린다. 연금에 가입했다가 어려운 교회 형편으로 연금을 해약하고 몇 푼 안되는 해약금을 헌금하는 목회자들이 농촌지역에는 절반도 더 된다. 사실상 은퇴 후에는 살아갈 길이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총회장이 되려고, 연합기관의 장이 되려고 수억, 수십억씩 선거자금을 사용하는 귀족목회자들이나 은퇴비로 수억, 수십억을 받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마음이 상한다.


그런데 한 목회자의 은퇴가 마음이 아픈 것은 퇴직금 문제가 아니다.

정말 마음이 저리고 아픈 것은 김종구 목사님 부인 때문이다. 김 목사님의 부인은 지금 파킨슨병 을 앓고 있다. 필자는 지난 해 몸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과로나 몸살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사모님은 5년 동안을 파킨슨병과 싸우며 혹 교인들이 알까 조심하며 지내왔다. 이제는 혀 신경이 손상되어 말 한마디 하는 것도 무거운 짐이 되고 부축 없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이렇게 병든 아내를 데리고 변두리 지하 단간 셋방을 얻어 이사를 했다. 남은 생을 그 지하방에서 살다가 하나님께 갈 것이다.


그러면서도 "주님 은혜로 지금까지 고급 맨션에서 살았다"며 지난날의 은혜를 고마워하는 김 목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슬픔이 북받치는 것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 어려운 목회생활에도 김 목사님의 딸과 아들이 목회자가 되었다. 열악한 목회현장에서 고생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싫어서라도 목회자가 되는 것을 마다했을 것 같은데 그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회자가 되었다. 병든 아내와 함께 조용히 이삿짐을 챙기면서 김 목사님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목사님, 그리고 사모님, 안녕히 가십시오.


은퇴 선물


나는 그 분이 그렇게 큰 고통 중에 있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오직 주님과 교회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아픔을 숨기고 견뎌온 지난 5년이, 온 몸의 신경과 근육이 마비되어 앉고 일어섬조차 할 수 없고 입술과 혀 근육이 굳어져서 말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없는 파킨슨병의 고통 참을 수 없어서 얼마나 울부짖고 또 얼마나 매달렸을까 생각하니 한 없이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 분은 그렇게 고통을 마시고 있을 때 우리는, 나는 지나가는 몸살쯤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관심하였습니다. 나의, 우리의 무관심이 그 분에게는 질병의 고통보다 더 큰 아픔이었을지 모릅니다.


그 분은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하루하루를 정리할 때,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것에 매달리고 힘을 낭비하고 서로 비난하며 옹졸함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역자요 형제요 믿음의 식구라고 입에 발린 소리만 내 뱉었습니다.

마제 그 분의 남편이, 섬기던 작은 교회를 은퇴하고 자그마한 남의 집 지하 전세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병든 아내와 함께 마지막 세월을 보낼 그곳으로, 지금까지 주님의 은혜로 맨션에서 산 것이 너무 감사하다면서, 작은 지하 셋방도 대궐보다 더 귀한 하나님이 주신 보금자리라고 감사하면서 눈물을 떨구는 그 분과 남편 목사님의 모습을 보는 것이 내게는 큰 아픔이었습니다.


형님, 종구 형님, 후배 목사님, 그리고 형수님, 당신과 당신들의 아픔을 알지 못했음에 미안하고 송구스럽고 죄송할 뿐 입니다. 알았다 한들 무슨 힘과 위로가 되었겠습니까마는 당신들에 대한 무관심이 내게 큰 슬픔이 되어 흐릅니다. 미안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김목사님께 도움을 주고자 하는 교회나 후원자가 있다면 에클레시안으로 연락바랍니다 010-8714-7086


* (딤후4:7)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딤후4:8)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 (마25:21)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 사람이 보기에는 볼품없고 난감하고 초라해도 주님께서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며 칭찬하신다면 이에서 더 큰 기쁨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삶을 사는 사람은 언제나 행복합니다. [주께서 인정하시는 삶이 되게 하소서] 이 기도가 이루어지게 하소서.-이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