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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라이즈업 · 아이들이 달라졌다

행복을 나눕니다 2012. 9. 7. 05:52

 

 

 

 

라이즈업· 아이들이 달라졌다

“왜 공부하는지 아니까 강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오륜교회 ‘RPS 실험’

아이들에게 바르고 건전한 목표 심어주는 것이 중요

 

#1. 중학교 3학년인 A군의 아침은 어머니와의 한바탕 전쟁으로 시작된다. 새벽 6시, 어머니는 어김없이 잠을 깨우고, 전날 자정이 넘어 잠이 든 A군은 그런 재촉이 야속하기만 하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도착한 교실, 이제 1교시 수업인데 잠은 왜 이렇게 쏟아지는지…,


기나긴 하루를 버틸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지친다. 학교 수업에 야간 자율학습, 여기에 학원까지…, A군의 하루는 그렇게 채워지고, 주말이 돼도 “남들 쉴 때 공부해야 한다”는 어머니 야단에 쫓겨 책상 앞을 벗어날 수 없다. 주일예배는 드린지가 언제인지. 오늘도 머리맡에 써 붙인 ‘서울대’를 보면서 한숨과 함께 잠에 빠져든다.


#2. 고등학교 2학년인 B양은 요즘따라 아침을 기다리게 된다. 새벽기도 때문이다. 라이즈업 ‘RPS’에 들면서부터 매일 새벽 빠지지 않고 야외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새벽 공기가 이렇게 신선하고 정신을 맑게 하는지 이전엔 미처 몰랐다. 아침밥도 맛있다.

 

배가 든든해서인지 1교시 수업부터 집중이 잘 된다. 좀 있으면 친구들과 함께하는 기도회가 있다. 학교, 선생님, 친구들을 위해 기도한다.


가끔 점심밥을 앞에 놓고 기도하면 교회도 다니지 않는데, B양을 따라 기도하는 친구들이 있다. 신기하기도 하고, 이게 기도의 응답인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남들은 학원이다 뭐다 정신이 없는 토요일, B양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처음엔 공부하는 시간 빼앗긴다고 뭐라 하시던 어머니도 자꾸 오르는 성적표에 요샌 “예배 시간 늦겠다”며 B양을 다그친다. 그렇게 오늘을 사는 B양, 다시 내일의 태양을 기다린다.


크리스천 중 누구도 A군이고 싶어하는 이는 없다. 모두가 B양과 같은 삶을 꿈꾸지만, 불행히도 오늘날 많은 청소년들이 A군과 같은 모습이다. 신앙과 학업은 별개고, 일류대학만이 인생의 이유다. 그래서 불행하다. 가장 활기차고 아름다워야 할 나이에 그들은 웃음을 잃었다.


이런 이유로 ‘라이즈업 무브먼트’(대표 이동현 목사)는 획기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올해부터 오륜교회(담임 김은호 목사) 중·고등부를 책임지며 신앙과 삶, 학업까지 세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그 중심에 ‘RPS’(Riseup Planning School)가 있다.


RPS는 신앙과 삶, 학업을 하나로 잇기 위해 고민하며 라이즈업 무브먼트가 약 3년 전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올해부터 오륜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이 RPS를 적용해 큰 성과를 얻고 있다. RPS에선 소위 ‘멘토링’이 핵심이다.


중·고등부 시절을 이제 막 빠져나온 대학생 멘토들이 어린 후배들의 신앙과 삶, 학업의 방향을 잡아주고 그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고민한다. 교회는 일주일에 한 번 가고, 눈물은 수련회 때만 흘리던 학생들은 이제 RPS를 통해 언제나 하나님을 만나고 공부는 왜 해야 하는지,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 깨달아가고 있다.


직접 만나봤다. 꿈은 무엇이고 삶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하나하나 물었다. 이우재 군(중동고 1학년)과 양소정 양(창덕여고 2학년), 이현재 군(동북중 3학년), 그리고 멘토인 심정용 간사(23, 이하 심)가 그 주인공들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심 간사님께 묻겠습니다. RPS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올해부터 오륜교회 중·고등부에 이를 적용했는데, 어떤 변화들이 있나요.


심: 매일 야외 광장 등 지역의 상징이 되는 곳에서 함께 새벽기도를 하고, 토요일에 예배와 성경공부, 멘토링 시간이 있어요. 가장 핵심은 교재인 ‘RPS 플래너’를 통해 항상 자신의 신앙과 학업, 삶을 체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이들 신앙의 가장 큰 문제는 단절이죠. 신앙이 지속되지 못하니 그것이 학업과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거예요. 이걸 바꿔보자는 겁니다.


아이들, 특히 부모들에게 어떤 면에서 굉장한 결단을 요구해요. 당장 토요일에도 교회를 가야 하니까 부모 입장에선 공부 시간을 뺏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그들도 곧 알게 됩니다. 신앙이 단단해지면 성적도 오른다는 걸. 요즘처럼 외부 자극이 많은 시대, 신앙으로 아이들을 잡아주지 않으면 금세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RPS를 통해 어떤 게 바뀌었나요?

이우재 군(이하 이): 수면습관부터 시작해서 삶의 전반적인 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젠 기도를 하면서 내 기도가 이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알겠고….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다는 걸 느껴요.


양소정 양(이하 양): 전에는 예배를 드려도 뜨겁지 않았고 평소에도 하나님을 생각하고 살진 않았죠. 새벽기도는 아예 엄두도 못 냈구요. 그런데 지금은 토요일 예배가 마치 수련회의 그것 같아서 자꾸만 기다려져요. 새벽기도를 통해서는 그날의 삶의 의미를 생각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이 하나님을 기쁘게 한다는 걸 아니까 강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됩니다. 공부도 그 중 하나죠.


-학생들이니 대학에 들어가는 게 중요 할 텐데, 어떤가요?

양: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결국은 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꼭 대학이 아니더라도 하나님을 위해 산다면 어떤 일이든 보람 있지 않을까요. 아직 구체적으로 무엇이 되겠다는 건 없지만 꼭 하나님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


이: 대학 자체가 목표는 아니지만 훗날 복음을 전하는 데 좀 더 신뢰를 얻으려면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학교생활에 어려움은 없나요? 믿지 않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다든지….

이현재 군(이하 현): 그럴 때도 가끔 있어요. 같이 놀면서도 ‘이건 하면 안 되고 저건 나쁜 거다’라고 하면 친구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죠. 하지만 신경쓰지 않으려 합니다. 나중에 그런 친구들을 위해 오히려 기도 하기도 해요.


이: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까 그들의 문화와도 동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요. 그런데 유독 제 반에는 기독교를 믿는 친구들이 적어요. 그래서 기도모임 간다고 하면 아이들이 왜 그런 걸 하느냐고 하기도 하고…. 그러다 성적이라도 떨어지면 교회 다녀서 저런다고 놀리기도 하니까, 그럴 땐 내가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해요.


양: 친구들 사이에서도 내 삶을 지키려고 노력하죠. 분명하지 않고 우물쭈물하면 더 멀어진다고 생각해요.그래서 친구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기도하고 말씀도 묵상합니다. 그럼 아이들도 이상하지 보지 않아요. 오히려 존중해 줘요. 그렇게 제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기독교의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 아닐까요.


-부모님과의 사이는 어떤가요? 교회 열심히 다니면 싫어하지 않나요?

이: 어머니는 그렇지 않은데 아버지는 교회를 다니지 않으셔서 가끔 눈치를 주시기도 하세요. 그냥 평범하게 신앙생활 할 때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는데, 새벽기도도 꼬박꼬박 나가고 예배도 빠지지 않으니까, 나중에 선교사 할 거냐면서 반대가 많으셨죠. 결국 삶으로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요.


현: 처음엔 어머니께서 RPS를 적극 권하셨어요. 제가 신앙이 뜨겁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리셨나봐요. 그런데 아들이 새벽기도도 나가고 토요일과 주일은 물론 평일 기도회까지 참석하니까 학업이 걱정되셨는지 지금은 균형을 좀 잡으라고 하세요(웃음). 하지만 언젠가 아시겠죠. 신앙이 좋아지면 성적도 오른다는 걸. 제가 보여드려죠.


-마지막으로 꼭 할 말이 있나요?

양: 목표가 생긴 게 가장 좋아요. 주변에 보면 왜 살아가는지, 공부는 왜 하고 대학엔 왜 가려 하는지 모르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제겐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 있고, 그걸 항상 묵상하면서 하루 하루 살아가니 공부든 뭐든 분명하고 열심히 하게 돼요. RPS를 만난 건 정말 큰 축복이에요(웃음). ⓒ김진영 기자


* (고전10:31)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 (삼상12:24) 너희는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행하신 그 큰일을 생각하여 오직 그를 경외하며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진실히 섬기라


* (빌3:14) 푯대(목표)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