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주변 이야기

48 추억의 사진을 보며

행복을 나눕니다 2012. 8. 10. 06:45

 

 

 

 

 

 

추억의 사진을 보며

 학년별로 나눠, 일부가 논 가운데 있는 정자나무아래 모였다

 

매년 8월이 되면 각 교회들이 여름 행사를 많이 하는데 그 중에 유초등부를 상대하는 여름어린이성경학교가 열린다.


내 나이 20대 중반이었을 때는 성경학교의 전성기 시대였다.

지금은 많이 세련되고 절제되고 기간도 짧고 풍부한 물질로 여유가 있지만, 그 시절은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일주일간 밤낮은 물론 새벽으로 진행 됐고, 아이들한테 제공 되는 간식이라야 껌이나 과자 부스러기나 알사탕 정도였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많이 모였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성령의 역사 속에 교회 프로그램이 세상 것보다 더 좋아 인기가 있었고, 또 하나의 이유는 어린이 인구가 많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시골에는 교사가 부족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인력이 부족하여 도시에서 지원해줘야 했다.


이 즈음에 부산지구 기독교 청년 연합회(합동측)에서 경상남도 거제시 외포리에 있는 조그마한 어촌 교회에 여름성경학교를 리드할 봉사자를 파견하는데 어쩐 일인지 나한테 의사를 물어왔다.


나는 그 당시 부산에서 주일학교 운동에 상당히 깊이 관여했고, 나중에는 전국주일학교 연합회 서기까지 맡아서 일을 한다고 했지만, 그런 제의가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남자 3명 여자 2명으로 구성된 팀은 부산해군기지에서 업무 차 그곳으로 출항하는 군함을 타고 현지로 갔다. 그 당시는 모든 교통편이 좋지 않았지만 특히 해상 교통은 더 불편했는데 해군 측에서 도움을 준 것이다.


현지에 도착하여 첫 날을 보내며 동정을 살피니, 조그마한 교회이긴 하나 아이들은 차고 넘치게 모였다. 하지만 덥고 비좁고 질서가 없어 난장판이었다.


3일째 되는 날 저녁 집회에 내가 부흥 설교를 해야 하는데 이래가지고는 도무지 일이 될 것 같지 않아 난감했다. 결심을 하고, 둘째 날 밤에 나 혼자 교회에서 철야기도를 했다.


덥고 모기와 벌레에 물리며 밤을 지새웠다. 기억나는 기도 내용은[하나님! 우리가 여기 놀러 온 것 아니지 않습니까? 아이들에게 복음 전하라고 이곳에 보내셨는데, 이 분위기에서는 도무지 진행이 안 됩니다. 성령님께서 도와주십시오. 질서가 잡히게 해 주시고 제가 맡은 설교 시간에 성령님께서 함께 해주십시오....] 대충 이런 기도를 밤새워 반복한 것 같다.


하나님은 나의 기도에 응답하셨고 질서가 유지되어 그 날 밤 집회는 놀라웠다.

교회 밖에까지 아이들이 몰려들어 창문으로 들여다보았기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지도 않는 찜통 같은 실내였지만 분위기는 쥐죽은 듯 조용했고, 마루바닥에 주저앉은 아이들의 눈망울은 나를 집중하고 있었다.


한 시간 가량 설교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 때 그 장면을 연상하면 소름이 돋을 만큼 조용했던 것 같고, 나도 어떻게 설교를 했는지 몸이 붕 뜨는 기분으로 했다.

온 몸이 땀범벅이 된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모든 교사들이 [대성공]이라는 내용으로 한 마디씩 거들었다.


나는 지금도 그 때 내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 때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고 기도를 들으신다는 것을 한 번 더 확신했다.

봉사하러 갔다가 내가 확신하고 은혜 받고 돌아온 것이다.


지금도 내 진심을 아시고 내 기도도 들으시고 구하지 못한 것 까지도 때를 따라 채워 주시는 은혜에 감사하고 놀란다.


기도는 해야 한다.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당연히 해야 한다.

특히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는 그 사람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움직여 주시기를 부탁해야 한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 때 그 코 흘리게들도 지금쯤은 어디선가 이 사회를 떠받치며 한 모퉁이를 담당하는 일군들이 됐을 것이다. 그들이 잘 되기를 소원한다.


함께 봉사한 사람들도 모두 은퇴했거나 고인이 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시 팀장은 연장자인 윤원기 장로였고, 육군 상사 출신인 최희락 집사(그 후 장로 됨)가 생존한다면 80 중반이 넘었을 것이다. 그 분들은 나를 많이 위해 줬는데, 내가 서울 온 후로는 한 번도 못 만났다. 보고 싶은 사람들 천국에서나 보려나 ....


무려 50년 전 쯤 일이지만 그 지역은 당시에 密輸가 성행하던 본거지라, 그 시절에도 일제 라디오와 파라솔을 쉽게 들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라디오를 통하여 접하는 문화가 세련되지는 않았어도 많이 퍼져 있었다.


지금은 그 곳이 세계를 놀라게 하는 조선업 발달로 유명해졌고 경제도 풍족한 곳으로 발전헸다.-이박준


* (마19:14) 예수께서 가라사대 어린 아이들을 용납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자의 것이니라 하시고(마19:15) 그들에게 안수하시고 거기를 떠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