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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입양 갔던 아이가, 입양하러 한국에

행복을 나눕니다 2011. 4. 14. 06:56

 

 



입양 갔던 아이가, 입양하러 한국에
35년 전, 1974년 오빠와 함께 美 입양, 가족들 사랑 속에서 자라
"나 같은 처지의 아이 나 같은 행복 누렸으면"… 13개월 된 남자아이 입양

 

 

"미국에 입양된 지 35년 만에 돌아와 이렇게 보석 같은 아이의 천사 같은 웃음을 보게 됐습니다."

24일 서울 마포구 홀트아동복지회 2층. 한국계 미국인 미스티 서튼(37)은 하늘색 옷을 입고 장난치는 생후 13개월 남자아이를 안고 웃음을 멈출 줄 몰랐다.

서튼의 한국 이름은 '단신희'. 1974년 대전에서 태어나 2년 뒤 3살 터울인 오빠와 함께 미국에 입양됐다. "저를 입양한 부모님은 딸 한 명이 있었고 저와 오빠를 포함해 모두 8명을 입양하셨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너는 우리에게 큰 축복이야'라고 말씀하셨죠."


 24일 서울 홀트아동복지회에서 미스티 서튼이 입양한 아이를 안고 시어머니 마샤 카이에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35년 전 미국으로 입양됐던 서튼은“이 아이도 나처럼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튼은 "가족들 사랑 속에서 자랐고, 중학교 때부터 '결혼하면 반드시 내가 태어난 한국의 아이를 입양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는 의대에 진학해 남편을 만나 결혼해 세 딸을 낳았고, 2008년 10월부터 입양을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홀트아동복지회 관계자는 "입양된 아이가 커서 다시 한국에 돌아와 입양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서튼은 "입양된 가정에서 나는 모든 행복을 다 누리며 자랐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가 나처럼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튼은 작년 6월 입양이 가능하다는 말과 함께 태어난 지 6개월 된 아이의 사진을 받았다. "저에겐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이였습니다. 눈도 크고 통통해요. 주변에 사진을 보여주며 '내 아이'라고 자랑했습니다."

아이 이름은 그라함(Graham)이라고 지었다. 미시간 주에 있는 집에 아들 방을 이미 만들어 놓았다고 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서튼의 남편은 농구공·축구공·럭비공 등으로 방을 꾸몄다. 3명의 누나들은 장난감과 인형을 준비했다.

한국을 떠난 지 35년 만에 서튼은 시어머니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지난 22일 한국에 도착했고, 다음날 아이와 첫 만남을 가졌다. "그라함이 있는 방문을 열고 '안녕'이라고 말했습니다. 책상에 기대 서있던 조그만 아이가 고개를 돌려 저를 보며 함박웃음을 짓던 순간은 앞으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는 그 날 저녁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 목소리를 들려줬다.

서튼은 25일 오후 7시 40분 미국으로 돌아간다. 미국 공항에는 50여명의 친척들이 풍선과 환영카드를 들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했다.
윤주헌 기자 calling@chosun.com 입력 : 2011.03.25 03:04

* (시편 128:1)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2)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