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일자리 만드는 교회
복지로 ‘복음 전한다. 다양한 노인복지사업 펼치는 서울 대길교회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영길 경로당'의 지하실 입구에서 남녀 노인들이 폐 현수막을 활용해서 만든 가방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대길교회가 지난 4월 영등포구청의 도움을 받아 시작한 폐현수막 재활용 사업은 노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임에 따라 올해 정부 및 지자체가 주는 각종 상을 휩쓸었다. 강민석 선임기자
지난 5일 폐 현수막 재활용 사업이 한창인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영길 경로당’의 지하실 입구. 바닥에는 현수막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이를 남성 2명이 부지런히 현수막 양 끝에 있는 막대기를 빼서 한쪽에 쌓았다. 천은 잘 개어 작업실 안쪽으로 넘겼다.
작업실의 남녀 3명은 더 바빴다. 김정숙(68·여)씨 등 2명은 밖에서 들어온 현수막을 재단하고 재봉질을 해 가방을 만들었다. 전성관(67)씨는 이 가방에 실크 인쇄를 했다. 전씨는 “오늘부터 실크인쇄를 맡았다”며 “전문직이어서 월급도 조금 오를 것”이라고 기뻐했다.
칠판에는 ‘리더스 유치원 가방 300개’ ‘영등포구청 청소과 마대 1000장’이 적혀 있다. 팀장인 김순금(66·여)씨는 “1일 평균 3시간, 1주일에 3회 일하고 17만원가량 받았는데, 최근 주문량이 많아 야근까지 했다”며 “덕분에 50만원 이상 받은 이도 있다”고 말했다. 재봉사 김정숙씨는 “야근까지 할 만큼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즐겁고 돈도 버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폐 현수막 재활용 사업은 인근에 있는 대길교회(박현식 목사)가 운영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이다. 교회는 올해 4월 영등포구청의 도움을 받아 이 사업을 시작했다. 구청은 작업실을 무상 임대해 줬고, 폐 현수막도 수거해 준다. 교회는 노인들을 고용해 제품을 만들어 판다.
연간 수거하는 폐 현수막이 영등포구에서만 5만여장에 이른다. 제품은 주로 각종 가방 등으로 복지관, 구청, 어린이집 등에 납품한다. 대길교회 교인 여부와 상관없이 공개 채용해 현재 14명이 일하고 있다.
폐 현수막 재활용 사업은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인해 상복이 많은 편이다. 폐 현수막을 잘게 오려 엮어 만든 야외용 간이 의자 제품은 지난 9월 서울시 ‘선거현수막 업사이클링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대상 수상자가 없어 사실상 1등이었다. 지난 10월에는 영등포구청이 주관하는 노인의 날(10월 2일) 기념행사에서 어르신 일자리 부문 구청장상을, 지난달에는 보건복지부 주관 사회서비스 일자리 부문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대길교회는 본래 노인 일자리 창출을 통한 복지사업에 일가견이 있다.
폐 현수막 재활용 사업 이외에도 노인들이 교회 인근 11개 초중등학교를 등하교시간에 순찰하는 ‘스쿨 방범사업’은 올해 2월에 시작했고 88명을 고용했다. 노인들은 하루 4시간 정도 일하고 월 20만원 정도를 받는다.
노인들의 고독사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이 말벗을 해드리는 ‘독거노인 말벗 사업’도 있다. 올 초 시작해, 현재 20명을 고용한 상태다. 이들은 매일 오후 2∼6시 노인 200여명에게 안부 전화를 한다.
정부 보조금으로 매일 도시락을 만들어 독거노인 50명에게 배달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30명을 고용해 매월 20만원을 드리고 있다. 이 도시락을 만드는데 주방 보조로 8명을 더 고용했다.
교회는 이렇게 해서 노인 총 16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는 노인 일자리를 더 만들기 위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다. 2월에 서울 관악고 근처에 반찬가게를 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제조, 판매 인력 17명을 더 고용할 계획이다.
불우노인을 돕다가 일자리가 창출된 경우도 있다. 대길교회는 교회 한 쪽에 쌀독을 놓고,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쌀을 퍼갈 수 있는 ‘사랑의 쌀독’을 운영하고 있다. 1인당 1㎏, 하루 평균 30명 정도가 이용한다. 주일에는 특히 수요자가 크게 늘어 한 달이면 1000㎏ 이상의 쌀이 나간다. ‘사랑의 쌀독’의 수요가 끊이지 않자 교회에서는 아예 노인 2명을 고용해 월급을 주면서 이를 관리토록 했다.
대길교회는 노인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의 학생들, 다문화가정을 위한 복지사업도 하면서 긍휼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소외학생들을 돕기 위해서 영등포 교육복지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영등포 교육복지센터는 재정 후원자 등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 현재 200여명을 집중적으로 돕고 있다. 이들 학생들을 위한 무료 문화체험 실습도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영등포 교육복지센터는 이같은 헌신적인 활동 덕분에 지난 9월 서울시 각종 복지센터 가운데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문화가정 돕기 사역의 경우 신길 지역에 특히 많은 중국 동포를 대상으로 지난해 초부터 의료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다문화가정은 보통 건강보험 혜택이 없어 1회 의료비가 평균 8만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서울대병원 의사, 자원봉사 간호사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교회 의료지원팀은 매주 토요일 치과, 내과 분야를 진료한다. 30여명 정도가 이용한다.
사업 대부분이 대길교회의 복지재단을 통해 이뤄진다. 교회는 1998년 대형교회도 엄두 내지 못한 복지재단을 17억원을 출연해 만들었다.
박현식 목사는 “복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이렇게 한다고 교인들이 팍팍 느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복음이 스며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 (고전 15:10) 그러나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 뭔가 조금 남달리 잘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간질거리거나 부풀러 말하는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 마음이고 특히 꾼들의 작태입니다. 누구보다 큰일을 하고도 “나는 한 일이 없다. 혹 내가 한 일이 있으면 전부 하나님께서 하게 하신 것이다.”라며 진심으로 겸손히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님 앞에 상 받을 사람입니다. 주님! 상 받을 수 있는 사람 만들어 주소서... -이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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