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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지휘자, 구순(九旬) 노익장

행복을 나눕니다 2014. 5. 22. 17:02

 

지휘자, 구순(九旬) 노익장

지휘자 네빌 마리너 "停年? 아내가 관두라고 할 때"

 

영화 '아마데우스' 음악 맡아 모차르트 열풍 몰고 온 주인공

런던서 90세 기념 연주회 "지휘, 한해 딱 40회면 좋겠어

 

지휘자 네빌 마리너는 영화 '아마데우스'(1984) 음악감독을 맡아 전 세계에 모차르트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이다. '에쿠우스'를 쓴 극작가 피터 셰퍼가 극본을 쓰고, 밀로스 포먼이 감독한 이 영화는 마리너가 지휘한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오케스트라'(ASMF)를 만나 완성도 높은 흥행작으로 태어났다.

 

올해 구순(九旬)의 마에스트로는 하루 6시간 오케스트라 음반 녹음을 이끌고, "1년에 40회 정도만 지휘하면 딱 좋겠다"고 말하는 현역(現役)이다. 한 살 아래 지휘자 겸작곡가 피에르 불레즈가 있지만 최근 앞을 못 볼 만큼 건강이 안 좋고,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86), 베르나르트 하이팅크(84), 로린 마젤(83) 정도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마리너는 내년 41일 런던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열리는 90세 기념 연주회에서도 ASMF를 지휘할 예정이다. 최근 런던 글로스터 로드 역 근처 자택에서 만난 마리너에게 지휘자로서의 장수 비결부터 물었다.

 

"원래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악기 연주자는 '늘 좀 더 잘 연주할 수도 있었는데' 하는 스트레스를 느낀다. 지휘자도 물론 부담은 있지만, 연주자만큼은 아니다. 데본(영국 남서부)에 있는 시골집에 내려가면 테니스도 친다. 공을 주우러 다니느라 바쁜 수준이지만."

 

ASMF를 만들게 된 계기를 이렇게 말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그때만 해도 오케스트라는 연주를 기계적으로 많이 했다. 교향곡을 녹음하면서도 하루 종일 이 교향곡, 저 교향곡의 1악장만 연주하고, 다음 날 2악장만 연주하는 식이었다. 좀 더 수준 높은, 최상의 앙상블을 만들고 싶었다. 1958년 우리 집 거실에서 열서너 명이 모여 앙상블을 만들었고, 다음 해 연주회를 가졌다. 이 소식을 들은 음반사 대표가 녹음을 제의했고, 그 음반이 히트했다."

 

'아마데우스' 음반이 정말 많이 팔렸다.

 

"대중이 모차르트를 즐기게 된 계기가 됐다. 오케스트라들이 앞다퉈 모차르트를 녹음했다. 사람들이 모차르트만 들으려고 해 문제가 될 정도였다. 우린 운이 좋았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LP에서 테이프, CD로 옮겨가는 레코드 음악 전성기에 활동했으니까."

 

ASMF1996년에도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 음악을 연주,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 마리너는 50년 넘게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500장 넘는 음반을 녹음했다. 최근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에게 예술감독직을 넘겨주고, 종신 회장으로 있다.

 

언제까지 지휘를 계속할 것인가.

 

"아내 몰리(Molly)가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아내는 내 음악의 애호가이자 가장 강력한 비판자다. 불만스러울 때는 직격탄을 날린다."

 

마리너와 인터뷰를 마치고 화장실에 잠깐 들렀다. 변기 옆엔 스페인어()와 크로아티아어 사전이 놓여 있었다. 구순의 마에스트로는 "순회 연주를 하러 갈 때, 그 나라 말을 몇 개라도 익혀서 간다"고 했다. ASMF는 수석 객원지휘자 머레이 페라이어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 (71:18) 내가 늙어 백수가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을 장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 나이가 들면 늙어 쓸모없는 사람 될까봐 염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난날에는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하며 일하는 보람을 느끼며 살았지만, 현실은 나이로 선을 긋고 소외시키는 시대입니다. 좋은 의미로는 [그 동안 일 많이 하셨으니 편히 쉬시라]고 하지만 실제는 그런 여건이 마련된 세상이 아닙니다.

나이가 많아도 나름대로 가치 있고 보람되고 하나님께 인정받는 삶이 되도록 도와주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이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