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온 좋은글

207. 어느 노인의 유언장

행복을 나눕니다 2014. 5. 15. 18:10

 

 

 

어느 노인의 유언장

이 글은 계산 이상식 선생의 문인화 세계에서 발췌한 글

 

아내를 잃고 혼자 살아가는 노인이 있었다.

젊었을 때에는 힘써 일하였지만 이제는 자기 몸조차 가누기가 힘든 노인이 되었다.

 

장성한 두 아들은 처자식을 먹여 살리느라 아버지를 돌보지 않았다.

어느 날 노인은 목수를 찾아가 나무 궤짝 하나를 주문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집에 가져와 그 안에 유리 조각을 가득 채우고 튼실한 자물쇠를 채웠다.

 

어느 날 아들이 아버지 집에 와서

아버지의 침상 밑에 못 보던 궤짝 하나를 발견했다.

아들들이 그것이 무어냐고 물으면 노인은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할 뿐이었다.

 

궁금해진 아들들은 아버지가 없는 틈을 타서 그것을 열어보려 하였지만

자물쇠로 잠겨 져 있어서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궁금한 것은 그 안에서 금속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아들들은 속으로 '그래! 이건 아버지가 평생 모아 숨겨 놓은 금덩이 아니야?'

 

아들들은 그때부터 누구 먼저 할 것 없이 서로

아버지를 모시겠다며 이상한 효심이 넘쳤다.

그리고... 얼마 뒤 노인은 돌아가셨고 아들들은 장례를 치룬 후 침이 마르도록 기다리고 기다렸던 그 궁금한 궤짝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깨진 유리 조각만이 가득 들어 있는 것이었다.

두 아들은 화를 내었다. 서로 쳐다보며 소리 없이 말했다.

"당했군!"

 

그리고 궤짝을 멍하니 바라보는 동생을 향해

"? 궤짝이 탐나냐? 그럼, 네가 가져라!"

막내아들은 형의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충격을 받은 것이었다.

 

적막한 시간...1, 2, 3.

아들의 눈에 맺힌 이슬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막내아들이 그 궤짝을 집으로 옮겨왔다.

 

나뭇가지가 조용하려 해도 바람이 쉬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려 해도 어버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는 옛글을 생각하며,

아버지가 남긴 유품 하나만이라도

간직하는 것이 그나마 마지막 효도라 생각한 것이다.

 

아내는 구질구질한 물건을 왜 집에 들이느냐며 짜증을 냈다.

그는 아내와 타협을 했다. 유리 조각은 버리고 궤짝만 갖고 있기로...

궤짝을 비우고 나니, 밑바닥에 편지 한 장이 들어있었다.

 

아버지가 남긴 글의 내용은 이러하였다,

첫째 아들을 가졌을 때, 나는 기뻐서 울었다.

둘째 아들이 태어나던 날, 나는 좋아서 웃었다.

그때부터 삼십여 년 동안,

수천 번 아니, 수만 번 그들은 나를 울게 하였고, 또 웃게 하였다.

 

이제 나는 늙었다.

그리고 자식은 달라졌다. 나를 기뻐서 울게 하지도 않고,

좋아서 웃게 하지도 않는다.

내게 남은 것은 그들에 대한 기억뿐이다.

 

처음엔 진주 같았던 기억이

중간엔 내 등뼈를 휘게 한 기억으로

지금은 사금파리, 깨진 유리처럼 조각난 기억만 남아있구나!

 

아아, 내 아들들만은... 나 같지 않기를...

그들의 늘그막이 나 같지 않기를...

***

 

작은 아들은 글을 읽은 후 대성통곡했다.

이 사실을 들은 아내와 아들딸도 "아버지!" 하고 소리치며

아버지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아내는 남편의 손을 잡았다.

네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 노용삼 / 정리(실버홈 이사장) - (사랑밭편지에서 옮김-관리자)

 

* (딤전 5:4) 효를 행하여 부모에게 보답하기를 배우게 하라 이것이 하나님 앞에 받으실만한 것이니라. (7:10) 모세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고 또 아비나 어미를 훼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으리라 ....

 

  #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하나님을 잘 섬기라는 말이나, 부모 공경 잘하라는 말은 그 대표적인 말입니다. 이 말은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기본이고 복을 받는 일입니다.-이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