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엄마 보고파, 잠자리가 됐으면
여덟 살 꽃제비 1년간 촬영… 어느새 삼촌이 된 양승원 채널A PD
채널A 오늘 오후 9시 50분 방송양승원 채널A PD(37)는 지난 1년간 서울에 있는 집보다 경기 안산에 위치한 탈북청소년공동체 ‘우리집’에 더 오래 머물렀다. 김신혁 군(8)을 만나기 위해서다. 신혁이는 지난해 초 방영된 채널A 다큐멘터리 ‘특별취재 탈북’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꽃제비 소년. 양 PD는 2012년 11월 신혁이의 탈북 여정에 동행한 이 다큐의 연출자다. 그는 한 달 후 제3국을 거쳐 한국에 온 후 신혁이를 다시 만나 그로부터 1년간의 정착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원래 남한 생활은 초반 두 달 정도 찍을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우리집’의 마석훈 대표가 ‘최소 1년은 지켜봐야 탈북자 아이들의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 말이 옳았죠.”
그 사이 신혁이는 많이 변했다. 100cm에 불과했던 키는 1년 새에 20cm 이상 컸고, 몸의 부기도 빠졌다. 몇 달 전까지 경찰관이 꿈이라고 말했던 아이는 이제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답한다. 양 PD는 “겉으로는 남한 아이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여전히 낯선 사회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얼마 전 임진각에 갔는데 신혁이가 ‘잠자리가 되어 북한에 다녀오고 싶다’고 해서 좀 놀랐어요. 북에 대한 안 좋은 기억만 있는 줄 알았는데 헤어진 엄마나 친구에 대한 그리움도 남아 있었던 거죠.”
신혁이를 목말 태운 양승원 PD. 1일 방송되는 채널A ‘신년 특별기획, 신혁이’의 한 장면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위해 1년간 촬영한 분량이 5시간짜리 테이프 120개가 넘는다. 채널A 제공촬영을 진행하며 신혁이와 정도 많이 들었다. 신혁이는 양 PD를 삼촌이라고 부르며 유달리 따른다. 양 PD 역시 신혁이에게 “마치 핏줄 같은 묘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다만 애틋함이 커질수록 촬영은 쉽지 않았다.
“신혁이가 여전히 한글을 잘 못써요. 한글 공부 안 하겠다고 짜증을 내는데 왜 이렇게 속상한지…. 평소의 저라면 개의치 않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을 텐데, 결국 촬영을 중단하고 아이를 어르고 달랬죠. 촬영하러 갔다가 하루 종일 아이와 놀다 온 날도 많아요.”
양 PD는 “신혁이와 만나면서 상처 받은 아이 한 명이 여러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 자신 역시 많이 달라졌다.
“신혁이를 통해 탈북자 문제나 통일에 관심을 갖게 됐죠. 무엇보다 내가 챙겨주고 싶은 사람이 생긴 게 좋아요. 쇼핑을 할 때 자꾸 아이 옷이나 장난감에 눈이 가요. 물론 여자 친구는 좀 싫어하지만요.”
신혁이의 1년 정착기를 담은 ‘신년 특별기획, 신혁이’는 새해 첫날 오후 9시 50분부터 2부 연속으로 방송된다. 양 PD는 “앞으로도 신혁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1년 같은 밀착취재는 아니겠지만, 어른이 될 때까지 자라는 모습을 틈틈이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에요. 언젠가 신혁이가 사춘기를 겪을 때 의지가 되는 삼촌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동아일보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기사입력 2014-01-01 03:00:00 기사수정 2014-01-01 15:28:50
* (시146:9) 여호와께서 객을 보호하시며 고아와 과부를 붙드시고 악인의 길은 굽게 하시는도다
#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이나, 알아도 자세히 모르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하나님께서 하시는 많은 일은 우리는 상상도 못하리만큼 많습니다. 그중에 고아와 과부 즉 어려운 사람들의 형편을 알고 선한 손길들을 보내시어 도우시고, 악한 사람들의 길은 굽게 만들어 형통치 못하게 하시는 일도 하십니다. 때로는 자비를 베푸시고 경우에 따라서는 엄중한 공의도 행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어려움과 외로움에 힘들어하는 탈북소년도 하나님은 자비의 은혜로 불쌍히 여기시고 돌보실 것입니다.-이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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