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시험장으로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지휘과, 한국인으로는 최초 입학한 안두현 씨
세계 최고의 음악 수준을 자랑하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음악대학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이 학교 지휘과에 한국인으로서는 학부 최초로 입학한 학생이 있다. 바로 안두현 씨(27,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지휘과)가 그 주인공이다. 그가 말하는 한국인 최초 입학 비결은 간단하다.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겼기에 모든 게 가능했던 것 같아요.”
세계 3대 음악원 중 하나인 모스크바의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은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에 의해 1866년모스크바에서 설립되었다. 그 후 이 음악원에서 교편을 잡았던 차이코프스키의 명성이 세계에 알려지자, 그를 기념하기 위해 1970년부터 그의 이름을 따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으로 개칭되었다.
라흐마니노프, 하쨔류라얀, 리히트, 타나예프, 스크랴빈, 스베쉬니코프, 길렐스, 오이스트라호, 리호테르, 로스트로포비치 등 세계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많은 음악인들이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을 거쳐 갔으며, 지금도 많은 러시아의 학생들과 외국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안두현 씨를 비롯해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임동혁 씨와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씨도 이 곳 출신이다.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시리라 믿었어요”
안두현 씨가 유학길에 올랐던 것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지난 2000년, 그의 나이 만 18세 때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클래식이 정말 좋았어요. 그러다 고 1때 우연히 지휘자에 관한 책을 읽게 되면서, 지휘에 푹 빠져버렸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지휘 공부를 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유학길에 올랐죠.”
그러나 안 씨가 가고 싶어 했던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지휘과의 경우,학교 규정상 3학년 때부터 지휘전공을 뽑게 돼 있었다. 2학년 때 시험을 통해 지휘 전공생을 고작 1-2명만 뽑는데, 만약 이 때 뽑히지 못하면 2년이라는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그래도 안 씨는 담담하기만 했다. “그냥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시리라 믿었어요. 기도도 많이 했구요. 지휘를 정말 하고 싶었고, 기적을 바랄 뿐이었죠.”
기적은 머지않아 그에게 찾아왔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유명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레슨비 한 푼 받지 않고 그에게 레슨을 해주었던 것이다. 그 결과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의 예비학부에 입학했지만, 기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예비학부 기말시험에서 교수들이 그가 보인 열성에 감복해, 1학년 때부터 오케스트라 지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기말고사 시험 때 모든 교수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지휘 시험을 치르게 됐는데, 그 날 지휘에서 합창 파트 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파트까지 모두 외워서 지휘를 했었거든요. 아마 그 때 ‘정말 오케스트라 지휘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인 것 같다’라고 인정해 주신 것 같아요.”
“감동을 줄 수 있는 지휘자가 되는 게 꿈이예요”
그렇게 그는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에서 예비학부 1학년 2학기부터 오케스트라 지휘를 공부하게 됐다. 정말 하고 싶어 시작한 공부였기에 열정도 남달랐다. 러시아 학생을 포함한 모든 지휘 전공생 중 시험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적도 있었다.
“어려서부터 음악만 한 친구들이 20대 초반에 반짝했다가 가라앉는 경우가 많아요. 늦게 시작하더라도 진짜 좋아서 하는 사람이 더 잘 되는 것 같구요. 차이코프스키도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건 23살 때부터였거든요. 얼마나 음악에 애정을 가지고 있고 내실이 갖춰져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편 7년에 걸친 유학 생활동안 인상적인 일들도 많았다. 특히 러시아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음악에 대한 애정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크고 작은 연주 홀에서 매일 밤 열리는 클래식 공연들은 그 자체로 큰 배움이었다. “길거리에서 빈 병을 주우며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빵 살 돈을 아껴 가며 음악회를 관람하셨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무척 인상적인 모습이었죠.”
한번은 어떤 공연에서 교향곡 연주가 점점 사그러드는 가운데, 지휘자가 5분 동안 손을 내리지 않아 공연장 전체가 적막에 휩싸였던 적도 있었다. “적막감이 음악이 되는 순간이었어요. 멈춰있던 5분 동안 모든 사람들이 헛기침조차 없이 가만히 있었죠. 지휘자가 손을 내리자 박수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눈물 훔치는 사람들이 보이더라구요. 앞으로 저도그런 감동을 줄 수 있는 지휘자가 되는 게 꿈이예요.”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해요”
현재 안 씨는 군악대 입대를 앞두고 한국에 귀국해 있다.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은 학부와 석사가 통합과정에 있는데, 그는 학부 과정을 끝내고 마지막 1년을 남겨 놓은 상태다. “군악대에 다녀와서 학업도 마무리 짓고, 지휘 콩쿠르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서유럽 쪽에서 더 경험을 쌓고 싶기도 하구요. 어쨌든 하고 싶은 지휘를 하며 살면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그는 이 모든 일들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긴 결과’로 돌렸다.
“하나님 앞에서는 막연한 게 좋은 것 같아요. 하나님을 제쳐 놓고 세상의 계산적인 것들만을 생각하다보면, 현실 앞에서 가장 가능한 것만 찾게 되더라구요.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할 것 같지만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늘 그랬거든요. ‘하나님께 맡기고 전 그냥 시험 치러 갈게요.’”
뉴스미션 홍정현 | slo_moh@newsmission.com 데스크승인 2008.01.23 00:05:50
* (시3:7)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주께서 나의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으셨나이다
(시145:10) 여호와여 주의 지으신 모든 것이 주께 감사하며 주의 성도가 주를 송축하리이다
#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일을 맡으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와 권능을 확실히 믿고 모든 것 맡기면, 하나님은 기뻐하시며 모든 일을 합력하여 좋은 결과를 얻게 하십니다. 맡기는 삶은 복됩니다.-이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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