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세상을 밝히는 선생님
세상을 밝히는 선생님
맞벌이 부모 둔 학생 잦은 결석에 달동네 20번 찾아 제자-부모 설득
밝게 변한 딸 보면 선생님 생각나
■그 선생님은 부모인 제가 포기했던 아이를 다잡아 주신 분입니다.
그런데 졸업식 때 그 흔한 꽃 한 송이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고마운 분인데.
최근 서울시교육청에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발신인은 사업에 실패하고 월세 20만 원의 궁핍한 살림살이를 하고 있는 박용필(가명.42) 씨다. 20년 만에 편지를 처음 쓴 그에게 작년에 큰 위기가 있었다.
새벽같이 공사판 일감을 찾아 나섰다 저녁 늦게 귀가를 하던 10월의 쌀쌀한 어느 날 밤 딸아이 담임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왔다. 주은(가명)이가 결석이 너무 잦아 졸업이 힘들게 됐습니다. 학교에 꼭 보내주세요.
박 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아이 엄마와 일감 때문에 떨어져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싶어 가슴이 철렁했다. 추운 날씨에 가방을 매고 나간 딸이 하루 종일 돈도 없이 어디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 지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박 씨는 딸을 달래 교문 앞까지 데리고 갔지만 딸은 학교에 가지 않았다. 박 씨는 결국 선생님께 전화를 해 아이를 잊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부모님은 절대 그러시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이후 선생님은 20번도 넘게 달동네 박 씨의 집을 오가며 아이를 설득했다.
집에 씻을 만한 시설이 마땅치 않은 것을 알고 아이를 목욕탕에도 데려갔다.
주은이는 결국 마음을 바꿨다.
아빠, 저 선생님하고 약속했어요. 다시는 부모님 속상하게 해드리지 않겠다고요. 올 2월 주은이 졸업식에 참석한 박 씨는 자신의 신세가 더 없이 처량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인생이 참 힘들게 꼬였다.
저런 선생님께 작은 선물하나 해드릴 형편이 못되니. 박 씨가 그날 부인에게 한 말이다.
고교 1학년에 진학한 주은이는 지금은 박 씨가 밤늦게 귀가하면 저녁은 드셨느냐며 밝게 인사를 한다. 박 씨는 아이의 밝아진 모습을 볼 때마다 선생님 생각이 나서 편지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주은이는 요즘 용돈을 조금씩 모으고 있다. 선생님을 찾아뵐 때 작은 성의라도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박 씨는 아이가 요즘도 선생님 얘기를 자주 한다.며 선생님과 주은이 사이에 오고간 얘기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아이가 이렇게 선생님을 찾는 것을 보면 마음을 다 담아 주신 것 같아 목이 멘다고 말했다.
주인공인 서울 성동구 옥정중학교 김혜옥 교사는 나보다 훌륭한 분이 더 많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동료 교사는 학생들 지도에 열성을 다한다는 평판 때문에 교육청에 별도로 요청해 모셔온 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 학교에 스카우트된 그는 올 3월 갑상샘암 수술을 받고 휴직했다가 5월 1일부터 다시 출근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사진-하늘나리">jameshuh@donga.com(사진-하늘나리)
*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 받을 줄을 알고 많이 선생이 되지 말라(약3:1)
(선생님의 책임은 아주 막중하므로
선생이라는 직을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뜻-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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