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반도체 세계 1위로 만든 혁신 장비
중소기업이 만든 혁신장비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세계 1등 제품만 만듭니다’라는 모토를 배경으로 서 있다.
경북 고령에서 6남매(2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부친은 약 40가구가 사는 작은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방앗간을 운영했다. 가정 형편은 어려웠다. 빨리 취업하기 위해 인문계 고교 대신 공고에 입학했다. 동양공고를 나와 공장에 들어갔다. 친구들이 공부를 잘하는데 왜 취직하느냐며 대학 진학을 권했다. 부친을 설득해 인하전문대를 거쳐 인하대 전자공학과에 편입했다.
대학을 마치고 1984년 현대전자에 입사했다. 파견된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관계자에게서 반도체 제조 공정과 기술을 배웠다. 국내 반도체 산업이 태동하는 때여서 선배 기술자의 지식과 실력도 일천했다. 원하는 반도체 엔지니어가 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네덜란드의 세계적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1986년 ASM 한국지사로 옮겼다. 반도체 장비를 공장에 설치하려면 여러 장비를 잘 알아야 한다. 동료들이 장비의 특성을 알려 주지 않아 퇴근시간 뒤 사무실에 남아 모든 장비를 스케치하며 제원과 기능을 익혔다. 스스로 만들거나 수집한 자료가 소형 트럭 한 대분이나 됐다. 출중한 역량을 갖추자 거래처에서 일이 생길 때마다 찾았다.
ASM이 1993년 판매 부진을 이유로 한국지사를 대리점으로 줄였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표를 냈다. 무역업을 하던 친구가 서울 잠실의 사무실 한쪽을 빌려줬다. 책상과 전화를 놓고 34세 때 홀로 사업에 나섰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57) 이야기다.
초창기엔 반도체 장비를 만들 자금이 없었다. 그래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활용해 반도체 장비를 업그레이드해 주는 일을 시작했다. ASM 근무 시절 거래했던 삼성반도체에서 6인치 웨이퍼 제조 장비를 8인치 장비로 개조하는 일을 맡았다. 수많은 반도체 장비를 다루며 익힌 지식을 토대로 이전에 없던, 새로운 구조의 8인치 장비를 개발했다. 반도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자 생산성이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개조 비용은 새 장비 구입비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를 본 현대전자와 LG반도체도 6인치 웨이퍼 장비의 업그레이드를 맡겼다.
2년간 반도체 장비를 개조해 주고 5억 원을 모았다. 오랫동안 생각해 온 반도체 장비 개발에 착수했다. 1995년 웨이퍼에 분자 크기 박막을 입혀 반도체의 저장 용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리는 화학 증착 장비(CVD)를 개발했다. 세상에 없던 획기적인 장비였다. 그러나 국내 기업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 반도체 같은 첨단 장비에는 나사 하나라도 국산을 쓰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미국 장비회사 지네스가 기존 제품과 융합시키면 세계 최고 반도체 장비가 되겠다며 3대를 주문했다. 이 장비는 미국 및 일본 기업, 삼성반도체에 팔렸다. 국산 반도체 장비로는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됐다. 외국 기업에서 장비를 샀던 삼성반도체는 국산인 것을 뒤늦게 알고 더 좋은 제품을 요구했다. 생산성과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춘 장비를 만들어 삼성반도체에 공급했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에도 들어갔다. 이 장비는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반도체 세계 1위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1년엔 반도체 미세 공정을 위한 원자층 증착 장비(ALD)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공간 분할 기술을 적용해 화학 증착 장비보다 100배나 얇은 막을 더 빠르고 균질하게 입힐 수 있게 됐다. 생산성은 10배 이상 높아지고 제조비는 70% 이상 줄었다. 대용량 반도체를 양산하는 길을 연 이 장비는 독일 키몬다에 이어 하이닉스에 공급됐다.
2006년 증착 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을 없애고 필요한 곳에만 플라스마를 발생시키는 신개념 장비를 개발했다. 차세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이 장비는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에 납품됐다.
위기도 있었다. 2001년 경쟁 업체의 음해로 큰 거래처가 주문을 끊어 시련을 겪었다. 2011년 태양광산업이 꺾이자 태양광 장비를 샀던 중국 기업들이 대금을 안 줘 10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주문이 늘면서 고비를 넘겼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광 제조 장비 9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국내외 특허는 1930여 건에 이른다. 1세대 벤처 기업가인 황 회장은 주성엔지니어링이 국가대표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경기 광주시 본사 건물에 3층 높이 대형 태극기를 내걸고 있다. 그는 세계 최초 기술과 세계에서 하나뿐인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동아일보 김상철 전문기자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입력 2016-09-21 03:00:00 수정 2016-09-21 05:11:12
동아일보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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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25: 31-34) 31 야곱이 이르되 형의 장자의 명분을 오늘 내게 팔라. 32 에서가 이르되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 33 야곱이 이르되 오늘 내게 맹세하라 에서가 맹세하고 장자의 명분을 야곱에게 판지라. 34 야곱이 떡과 팥죽을 에서에게 주매 에서가 먹으며 마시고 일어나 갔으니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김이었더라.
# 자기 위치와 신분을 귀하게 여기고,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자신의 신분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하찮아 보여도 우습게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당장은 별로 유익되지 못하고 별로일 것 같아도 부끄러워하거나 소홀히 여기거나 포기하면 후회할 일이 생깁니다. 내일을 위하여 꼭 필요한 소중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에서라는 사람은 맏아들인데 사냥 놀이하다 배가 고파 집에 돌아와 보니 마침 동생 야곱이 팥죽을 끓이는 중입니다. 팥죽 한 그릇이 필요한 형은. 동생이 요구하는 대로 장자의 자리를 [그래 네가 형해...] 하는 식으로 장난스럽게 양보하고 팥죽 한 그릇으로 만족합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하나님께서 지켜보신 것입니다. 나중에 하나님은 장자의 신분을 물려받은 야곱에게 장자의 복을 주십니다. 장자의 신분을 함부로 포기한 에서와 그의 후손은 별 볼일 없는 민족이 되고, 하나님으로부터 복 받기를 소망한 야곱의 후손은 세계를 다스리는 민족이 될 뿐 아니라, 메시아가 탄생하는 귀한 계보가 됩니다.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 나 신분을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리고 환경이나 처지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것이 아닙니다. 요셉 같은 사람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하는 죄수 신분이었지만 그 일에 최선을 다한 결과 하나님께서 기회와 지혜를 주셔서 애급의 총리가 됩니다. 그러므로 오늘은 내일을 위한 준비과정인 줄 알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내 가정, 직장, 내 나라에서 자기 할 일에 지금 최선을 다하면 자신도 복되고 그 후손은 더 좋은 날을 맞게 됩니다.
-이박준 (lee7j7@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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