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지역 주민들 ‘행복 발전소’
무료 진료·경로식당 운영…부전교회, 나눔·섬김으로 ‘부산 100만 성도시대’ 이끈다
부산 진구 부전교회(박성규 목사)는 84년 역사를 지닌 교회다. 부산진교회의 서면기도소로 시작한 교회는 훗날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전국목사장로기도회와 교단 총회(1978, 1980년)가 열리는 역사적 공간이 됐다. 1959년 교단이 분열됐을 때 서울 사당동에 1만8000여평의 땅을 기증해 총신대의 주춧돌을 놓은 고 백남조 장로가 이 교회 소속이다.
교회는 80년대부터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부산시민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상록교실을 개설했고 90년대 지역 주민을 위해 도서관을 개관했다.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의 중요성을 제시하는 가정행복학교도 열었다. 98년부터 매년 교회에 출석하는 의료인들이 지역주민 초청 무료 진료행사를 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는 매주 화요일 경로식당을 운영하며 결식노인을 대상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2004년부터 장애우를 위한 교육시설을 비롯해 부전유치원, 부전교회 어린이집, 요양파견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화요미용봉사, 추석·성탄 사랑나눔, 독거노인 효도관광 등으로 지역의 소외계층을 돕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그린(Green) 주일’로 정하고 성도 대부분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부산YWCA 회장을 맡고 있는 하선규(70·여) 권사는 “현대인들의 마음이 굉장히 삭막하고 메마른데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좋은 교회, 행복한 교회가 절대 될 수 없다”면서 “담임목사님이 부임한지 10년 만에 교회가 영적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겸손과 친절, 영감 있는 말씀으로 감동을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 권사는 “이제는 지역 주민에게 행복감을 주는 교회, 영적 풍성함이 있는 교회가 돼야 하며 ‘저 교회에 가면 메마른 심정을 채울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부전교회는 시민들이 느끼는 갈증 해소에 사역 방향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의 또 다른 특징은 연합사역을 통한 부산 복음화에도 힘쓴다는 것이다. 새벽기도회와 금요철야예배 때 부산지역의 구체적인 현안과 지역 교회를 위해 중보기도를 한다. 주로 부산지역 이웃교회의 원활한 목회리더십 이양과 당면과제 해결 등을 위해 중보기도 한다.
교회는 또 2007년 ‘부산 그래함 페스티벌’, 2008년 ‘해운대 어웨이크닝 집회’, 2014년 ‘해운대 회개의 날’ 등 집회 준비와 진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전교회는 이들 집회가 공교회를 살리는 일이라는 이유로 재정과 인력을 집중 투입했다. 2007년부터는 학사관을 운영하며 14명의 농어촌 목회자 자녀들이 재정부담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조강래(60) 장로는 “목사님은 내 교회, 내 가정에만 초점을 맞췄던 좁은 시각을 버리고 부산지역, 한국 사회, 세계교회를 바라보게 해주셨다”며 “특히 제자훈련을 통해 믿음의 선배들이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섬겨야 하는 이유와 신앙성숙, 영적 권위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각인시켜 줬다”고 설명했다.
신송재(57·여) 권사도 “담임목사님이 성도 한 사람 한 사람 눈높이에 맞게 친절하게 섬겨주시는데 성도들은 그 배려와 섬김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느끼고 있다”면서 “성도들은 이런 섬김을 우스개로 ‘세계적인 매너’라고 말한다”고 웃었다.
나눔과 섬김을 통해 공교회성을 갖춘 부전교회가 지향하는 것은 부산의 100만 성도시대를 여는 것이다. 조성호(63) 집사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소아암 환우·중증장애우 돕기 등 다양한 섬김을 교회가 하고 있다”며 “성도들이 담임목사님과 함께 부산지역과 교계, 사회를 섬기면서 자연스럽게 부산지역 발전과 복음화를 이룸으로써 100만 성도시대를 열겠다는 꿈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규 목사는 “부산·경남지역 농어촌 목회자들이 어렵게 찾아오면 ‘언제라도 이유를 묻지 않고 지원해주라’는 장로님과 부산지역 부흥을 위해 자신의 묘 자리까지 매각해 헌금한 권사님 등 숨은 헌신자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부전교회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인구의 30%가 예수를 믿는 100만 성도시대를 열고 다음세대 교육의 터전이 될 부산 동래구 글로컬비전센터가 부산교계의 공공재로서, 부산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역할을 잘 감당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어린이 도서관, 문화공연장, 체육관, 저소득층을 위한 예식장 등이 들어서는 글로컬비전센터는 오는 11월 입당 예정이다.
“제자훈련 통해 새 패러다임 ‘열린 교회’로 전환”
박성규(55·사진) 부전교회 목사는 대전 중앙교회 출신으로 서울 내수동교회에서 대학부 사역을 했다. 오정현(사랑의교회) 오정호(대전 새로남교회) 화종부(남서울교회) 목사 등과 내수동교회 대학부 부흥을 견인한 핵심멤버다. 육군 군목 출신인 그는 미국 남가주 사랑의교회 선임 부목사와 나성 한미교회 담임을 거쳐 2006년 부전교회에 부임했다.
박 목사는 “84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적 교회가 10년 만에 지역사회를 섬기는 열린 교회로 전환될 수 있었던 비결은 부임 후 1년간 장로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당회원 제자훈련에 있다”면서 “당회원들은 훈련을 통해 권위의 본질이 섬김에 있음을 인식했고 그때부터 변화가 시작됐다”고 귀띔했다.
그는 “전통적 교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회로 전환되기 위해선 크게 4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면서 “원로목사의 후임목사 리더십 존중, 당회원의 전폭적인 지지, 영감 넘치는 예배, 부교역자의 헌신적 자세가 맞아떨어질 때 교회는 변화된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담임목사가 자신의 교회만을 위한 성을 쌓는 ‘캐슬 빌더(Castle Builder)’가 아닌 그 도시와 나라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킹덤 빌더(Kingdom Build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배경에서 그는 부산성시화운동본부 기획단장을 맡아 최근 9%에서 11.5%까지 성장한 부산지역 복음화율을 30%로 끌어올리기 위해 뛰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회자립지원실행위원회 서기를 맡아 1만1590여개 회원 교회 중 35%를 차지하는 4110여개 미자립교회의 자립전략도 짜고 있다.
그는 “담임목사는 자신이 담임하고 있는 교회뿐만 아니라 주변의 교회와 함께 도시의 부흥도 고민해야 한다”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로 삼은 지구상의 모든 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한 몸, 형제교회라는 관점 아래 부산지역 1800여개 모든 교회가 부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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