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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 장어가죽가방 아이디어로

행복을 나눕니다 2014. 9. 16. 08:56

 

 

 

 

 

장어가죽가방 아이디어로

유럽시장 사로잡은 신진 디자이너 뽐므델리 정희윤 대표

 

장어가죽 전문 브랜드인 뽐므델리는 바닷장어의 껍질을 가공해 가방, 지갑, 구두 등을 만든다. 장어 가죽은 부드럽고 가벼운 것이 특징. 얇지만 인장력이 뛰어나 같은 두께의 소가죽보다 1.5배나 질기다.

 

지금은 귀한 소재가 되었지만 장어 가죽은 20~3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 상품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부쩍 늘면서 우리나라에서만 생산되던 장어가죽 제품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앞 다투어 사갔다. 당시 장어가죽가방 제조업자들이 가죽을 구하기 위해 뭉칫돈을 들고 가죽공장에 줄을 섰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전설처럼 전해내려 올 정도다. 주문이 밀려들자 저급한 장어 가죽을 수입해 사용하는 업체들이 생겼고, 품질에 대한 불만이 늘기 시작했다. 게다가 무분별한 남획으로 국내산 바닷장어의 씨가 말랐고, 소가죽·양가죽·합성피혁 같은 소재가 대거 유입되면서 장어가죽산업은 급격히 쇠퇴했다. 영국에서 패션 마케팅을 공부하고 돌아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던 정희윤 대표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장어가죽에 주목했다.

 

영국에서 함께 공부한 외국 친구들이 저를 만나러 서울에 온 적이 있어요. 이태원을 돌아다니다 한 기념품 가게에서 장어가죽으로 만든 동전지갑을 봤어요. 저는 무심히 지나쳤는데 친구들이 멋지다’ ‘예쁘다를 연발하니까 사장님이 영어로 설명하시더라고요. 이건 장어가죽이고,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거라고요. 다들 패션을 공부한 친구들이라 처음 보는 소재 앞에서 눈이 번쩍 뜨인 거죠. 저보고 이런 좋은 걸 두고 왜 고민하느냐, ‘이걸로 뭔가 만들어보라는 거예요. 워낙 질감이 부드럽고 색감이 고와 저도 호기심이 생겼어요. 장어가죽 가공 기술이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어요.”

 

이후 그는 장어가죽에 대한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뒤졌지만 자료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다. 모교인 이화여대 도서관에서 1973년에 발간된 논문 한 편을 찾았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료가 없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했다. 이 시장이 블루오션임을 확신한 것이다.

 

일부 명품 브랜드들이 장어가죽 소재의 가방을 만들어 200~300만원 대로 팔고 있더라고요. 장어가죽이 뱀피나 악어피처럼 특수 소재로 대우받고 있다는 뜻이죠. 그 가공 기술자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에요. 한국에만 있는 기술이니까요. 여기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입히면 외국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의 전통 소재와 기술을 되살린다는 의미도 있고요. 그래서 아예 국내가 아닌 외국시장 진출을 목표로 잡았지요.”

 

몇 개월간 수소문한 끝에 장어가죽 기술자를 찾았다. 대학교 4학년 때 옷가게 창업 경험이 있던 그는 남다른 추진력을 발휘하며 디자인에서 샘플 제작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그의 열정을 눈여겨본 공장 사장이 연락이나 한번 해보라며 덴마크 바이어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었다. 그의 이메일을 받은 바이어는 마침 상하이에 출장을 가니 거기서 만나자는 답을 보내왔다.

 

트렁크 가득 챙겨 간 샘플을 호텔 로비에 펼쳐 놓고 설명했어요. 제품을 살펴본 바이어가 그 자리에서 주문해 깜짝 놀랐죠. 디자인 강국으로 유명한 북유럽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었어요. 덴마크를 시작으로 스웨덴핀란드 등 이웃 나라로 퍼졌고 영국프랑스 등 서유럽으로도 팔려 나갔죠.”

 

버려지는 장어가죽의 재활용이라는 점과 화학적 처리를 최소화한 염색 기법,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뽐므델리는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유럽 바이어들은 계약 체결 전, 염색 후 폐수처리 공정까지 확인할 정도로 생산 공정이 친환경적인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객들도 그런 제품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고,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사실이 솔직히 부러웠다고 한다.

 

문턱 높은 백화점에서 먼저 입점 요청

장어가죽가방은 손질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산 바닷장어를 구할 수 없어 요즘은 알래스카산을 쓴다. 장어 수입업체는 식용으로 들어온 살아 있는 장어를 손질해 각각 음식점과 가죽 공장으로 보낸다. 말린 장어가죽은 미역처럼 돌돌 말려 있어 일일이 손으로 펴야 한다. 그걸 다시 네모 반듯하게 자르고, 각각의 조각을 이어 붙여 원단을 만든다. 보통 크기의 가방 하나에는 100장 안팎의 장어가죽이 들어간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가격대는 20~40만원 대다. 아직은 낯선 소재이기에 더 많은 사람이 장어가죽을 접할 수 있도록 당분간 이 가격대를 유지할 계획이다. 뽐므델리의 가방은 여러 개의 가죽을 이어 붙여 만들어 같은 디자인이라도 가죽 고유의 결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햇볕에 노출되면서 태닝 효과가 생기면 색감은 더욱 자연스러워진다.

 

국내 고객과 만난 지는 이제 1년째다. 유럽시장에서의 호응이 알려지면서 국내 한 백화점이 입점을 요청했다. 문턱 높은 백화점을 가볍게넘은 데 대해 그는 시기가 잘 맞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처음에는 독특한 색감과 디자인을 선호하는 20~3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예상외로 매장을 찾는 고객의 연령대가 아주 다양해요. 특히 명품에 싫증난 40~50대 고객에게 인기가 많아요. 누구나 다 들고 다니는 명품 가방 대신 좋은 소재로 만든 가볍고 예쁜 가방이 더 좋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 같아요. 또 인터넷의 발달로 패션 트렌드를 전 세계가 공유하게 된 지금은 특정 지역이나 나이가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이 소비 형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됐어요. 엄마와 딸이 함께 와서 각자의 가방을 고르고, 60~70대 분들에게도 잘 어울리는 걸 보며 제가 오히려 틀 안에 갇혀 있었다는 걸 알았어요.”

 

그는 패션시장에 신진 디자이너가 많이 들어오면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이제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 속에서 자신의 기호나 개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왔고, 그 출발점에 우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의 감성과 수요를 읽는 데 탁월했다. 2009년 브랜드 론칭 이후 한 번도 꺾이지 않은 뽐므델리의 성장 곡선이 그 증거다. 가장 한국적인 것에서 경쟁력을 찾아 세계시장에 진출한 정희윤 대표의 혜안이 또 어떤 성취로 이어질지 기대가 크다.

조선일보 글: 최선희  김선아 입력 : 2014.07.18 17:04 | 수정 : 2014.07.20 11:08

 

* (3:7)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악을 떠날지어다

 

  # 자기 잘난 멋에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 지혜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참 위험한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악에게 이용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하나님을 알고 믿고 섬기며 악에서 떠난 사람은 진짜 멋있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지혜는 선하고 아름답고 자기에게나 이웃에게 좋은 일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이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