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님은 41명
독거노인 보살피는 정말심씨
"자녀 출가시키고 공허해 일찍 여읜 부모님 사무쳤죠
홀로 계신 어르신과 얘기하면 부모님과 함께하는 것 같아"
"저처럼 부모님을 41명 가진 든든한 '백'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서울 마포구 독거노인 복지센터의 '독거노인 보살핌 도우미' 정말심(63)씨는 '부모님 41명'이 있다고 자랑한다. 2007년부터 6년째 도우미로 활동하는 정씨는 마포구에서 관리하는 독거노인 1376명 중 41명을 맡아 직접 돌본다. 매일 독거노인 7~8명의 집을 번갈아 방문하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고 끼니를 챙기는 것이 정씨의 일과다.
1시간 이상씩 곁에서 수다를 떨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어 드리는 것도 정씨의 몫. 정씨는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타시는 분들은 매일 찾아뵙고, 또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며 방문 때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독거노인들의 건강이 악화될까 염려돼 매일 화상 전화를 하며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한다.
지난달 31일 홍금자(왼쪽)씨의 집에서 홍씨와 함께한 정말심씨. /이웅현 인턴기자
지난달 31일 마포구 성산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만난 홍금자(80)씨는 "내가 무슨 복이 있어서 말년에 말심이를 만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혼하자마자 남편과 사별하고 40여년째 홀로 생활하는 홍씨는 가사도우미 일로 생계를 꾸려오다 사고로 무릎을 다쳐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매달 9만4000원씩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이 홍씨의 유일한 수입원이다. 홍씨는 "생활고보다도 혼자 있다는 외로움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데, 친딸 같은 말심이가 곁에 있어 몸이 아파도 서럽거나 쓸쓸하지 않다"고 했다.
정씨는 자녀들을 모두 결혼시키고 난 뒤 불현듯 찾아온 '빈집 증후군'이 독거노인 보살핌 도우미로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어릴 적 부모를 여읜 정씨는 결혼 후 '내조의 여왕'으로 변신해 남편과 두 아들을 위해 살았다. 장성한 아들들이 결혼해 독립하고, 생업에 바쁜 남편과 대화가 뜸해지자 견딜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왔다.
정씨는 "어떻게 생기셨는지 기억조차도 가물가물한 부모님이 사무치게 그리워지고,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이 다 내 부모님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직접 만든 음식을 들고 찾아간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이야기하며 "마치 부모님과 함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정씨는 이왕이면 더 많은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독거노인 보살핌 도우미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정씨가 만나 온 독거노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였던 김모(72)씨다. 오랜 음주로 인한 간 손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김씨는 병원 의료진과 간병인에게 깊은 불신을 드러냈지만, 병문안을 온 정씨에게는 "이 세상에서 내게 믿을 사람이라곤 말심이밖에 없으니 나를 떠나지 말아달라"며 눈물을 보였다. 정씨는 "우리 사회에서 고령화 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만큼 돌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어르신들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어르신과 즐겁게 지내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양지혜 기자 이웅현 인턴기자(선문대 신문방송학과 4년) 입력 : 2013.08.15 03:05
* (레19:32) 너는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라 (레19:32) 너희는 나이 많은 노인을 공경하며 높이 받들어 모시고, 나 여호와를 두려운 마음으로 섬겨라.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이다.(현대어번역성경)
# 어른을 공경하고 받드는 일은 하나님의 명령인데, 그런데 노인들을 무시하고 학대하는 죄악이 범람하는 시대로 가고 있어 장래가 염려됩니다. 부모나 노인이나 어른들은 존경하고 공경하면 하나님은 그들에게 복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꼭 기억할 일이 있습니다. 부모보다 어른보다 노인 보다 더 높고 거룩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더 귀한 복으로 채워주시고 선한 일꾼으로 들어쓰십니다.-이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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