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는 마음으로 점심 대접합니다
사장에서 졸지에 ... 박창원씨. 5년째 매주 월요일 1시, 노인들에 식사 대접하는
서울 고척동의 식당 ‘여물골’ 사무실에서 만난 박창원씨. 박씨는 가게 한편에 조그만 사무실을 만들어두고 지역 자원봉사자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노인들에게 점심을 대접해왔다.
"우리 동네 점심시간은 오후 1시부터예요. 다른 동네보다 1시간 늦지만, 그만큼 더 고맙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20일 오후 1시. 서울 고척동의 한 고깃집에 노인 20여명이 모였다. 인근 세곡경로당에서 모여 점심을 먹으러 온 노인들은 "우리를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는 사장님이 진심으로 고맙다"며 웃음을 지었다.
자리를 마련한 사람은 이 식당의 주인인 박창원(53)씨. 그는 5년 전부터 매월 첫째·셋째 월요일 점심엔 경로당 노인들을, 둘째·넷째 월요일 점심엔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 계층 노인들을 데려와 공짜로 돼지갈비와 냉면을 대접해왔다.
어린 시절 가세가 기울어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박씨는 열한 살 때부터 시계 공장에 취직해 돈을 벌었다. 검정고시로 겨우 학교를 졸업한 그는 건축자재 사업에 뛰어들었고, 서울 강남역 인근에 사옥까지 지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2007년 무리한 사업 확장 탓에 박씨의 회사는 부도를 맞았다.
'사장님'이었던 박씨는 졸지에 고깃집 전단 배포 직원이 됐다. 그는 "과거 회사가 부도날 때 나로 인해 너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봤다"며 "나는 이제 먹고살 만하니 나 때문에 손해 본 분들께 빚을 갚고, 세상에도 빚을 갚고 싶었다"고 말했다. "저희 가게는 400평이 넘거든요. 이렇게 넓은데 어르신들 한쪽에 모시는 게 뭐가 어렵겠어요. 가끔은 노숙자들도 모십니다."
박씨는 남들 배울 때 똑같이 못 배웠던 것이 한이 돼 중·고등학생들에게 매월 모두 420여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박씨는 점심 선행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아무 학교에나 전화를 걸어 "학비가 없어서 곤란해하는 학생이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제가 생활비라도 조금 보태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한 명 두 명 장학금을 주기 시작한 게 5년 만에 20명을 넘겼다.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무사히 졸업한 학생들은 박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두 달 전 충남 금산군에서도 식당을 연 박씨는 제일 먼저 동네 이장들에게 전화를 돌려 "어르신들을 식당에 모시고 오면 공짜로 음식을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돈은 지갑이 아니라 하늘에 쌓아두는 겁니다. 세상에서 받은 것, 모두 돌려주고 가고 싶습니다." 주름진 손으로 고기를 자르던 박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조선일보 최연진 기자 입력 : 2013.05.21 03:02
* (롬13:8)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 자기가 하나님의 사랑에 빚진 자인 줄 알고 감사하며, 사랑의 빚 갚는 모습을 보이는 삶은 행복하고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에 빚진 자들입니다.-이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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