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야기

287 불같이 살다 떠난 사람

행복을 나눕니다 2012. 5. 2. 06:40

 

 

 

불같이 살다 떠난 사람

그녀는 아버지 하나님을 만난 그 감격과 기쁨을

빈부귀천 가릴 것 없이 모든 이들에게 전했다

이어령 씨 딸 이민아 목사가, 먼저 보낸 아들과 하나님 나라서 행복하기를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안내 전광판에 적힌 ‘고인 이민아’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삶과 죽음이 이렇게도 가까이 있는가’ 를 생각해 보았다. 며칠 전까지도 전화 통화를 했던 사람인데…. 영정 속 이 목사는 웃고 있었다.

암 투병을 하면서 부었던 얼굴, 고통스러웠던 표정은 찾을 수 없었다. 영정 속 그녀는 기품 있는 웃음을 던지면서 문상객들에게 “땅에서 하늘처럼 사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 목사의 부친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문상객을 맞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이 전 장관과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온누리교회 서빙고담당 반태효 목사 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전 장관의 빨갛게 된 눈시울을 보자마자 가슴에서 와락 치솟아 올라오는 것이 있었다.


“그 아인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았어요. 마지막 가는 길에도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와서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잖아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후에 나와 아내는 그 아이와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 아인 참으로 ‘땅에서 하늘처럼’ 살았어요.”


이 전 장관은 딸이 마지막 순간에 너무나 행복해 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가 어릴 때부터 평생 제대로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그였다. 언제나 바빴다. 그러나 시한부 판정 받은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딸과 함께 이 전 장관은 그동안 못 나눴던 ‘부녀(父女)의 정’을 만끽했다.


“딸은 평소 나에게 ‘하늘 아버지’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어요. 하늘 아버지를 만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서요. 한국에 돌아온 딸에게 내 카드를 주면서 ‘마음껏 쓰라’고 했어요. 딸은 아버지 카드를 ‘긁는 대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서 웃었어요. 그러면서 하늘 아버지도 ‘긁는 대로’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라고 하더군요.”


옆에서 침통하게 앉아있던 소 목사는 “고 이 목사님은 짧지만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가셨습니다. 장관님, 마음을 굳게 잡고 하늘 소망 간직하면서 사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추모 예배에서 반 목사가 설교했다. “고인은 에녹과 같이 이 땅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다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보다 더 행복한 삶이 어디 있겠습니까? 고인은 이 땅에서 하늘처럼 살면서 ‘땅 끝의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었던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그 고귀한 사랑을 이어갑시다.”


도처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이 전 장관과 부인 강인숙 전 건국대 교수는 추모예배 내내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예배가 끝나자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았던 강 전 교수가 오열하기 시작했다. 소설가 서영은 선생 등도 따라 울면서 위로했다.


문상을 마치고 나오면서 “하늘 아버지를 만나면 됩니다.

그 아버지 하나님을 만난 이후 제 인생의 매일은 기적의 연속이었습니다” 라고 말했던 고인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이민아 목사. 이 땅에서 하늘처럼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사람의 이름이다.


세상에 서럽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을까.

그럼에도 나는 이 죽음을 ‘서러운 죽음’이라고 말하기 싫다. 이 죽음의 의미가 반드시 있을 것이고, 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민아 목사의 책을 펴낸 출판사 ‘시냇가에심은나무’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지난 15일 오후 2시30분 경. “소식 들으셨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직감했다. 바로 되물었다. “아니, 이 목사님에게 무슨 일 있습니까?”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영안실. 영정 사진 속의 그는 우아한 미소로 문상객들을 맞고 있었다. 순간, 그의 첫 책인 ‘땅 끝의 아이들’ 출간 이후부터 지금까지 만났던 길지 않은 날들이 떠올려졌다. 여러모로 그녀는 아버지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을 닮았다.


속사포같이 퍼 붇는 말의 향연, 온 몸 다해 표현하는 그 열정…. 지성에서 영성으로의 길을 가고 있는 아버지와는 달리 이 목사는 이미 영성의 세계 깊숙하게 들어가 있었다.

그에게는 무언가 외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타는 목마름’이 있었다. 육신은 스러져가도 결코 멈출 수 없었던 외침을 외치다가 그는 갔다.


그것이 무엇인가? 바로 ‘아버지 하나님’이다. 아버지로서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 진정한 신자가 되며 ‘이 땅에서 하늘처럼’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죽는 순간까지 외치고 싶어 했다.


결국 이 목사의 유작이 되어버린 이 책에는 제목 그대로 ‘땅에서 하늘처럼’ 사는 방법은 오직 거듭나 아버지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라는 고인의 염원이 담겨 있다. 이 전 장관에 따르면 이 목사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로 실려 간 그 순간까지 치유를 확신했다고 한다. 아버지 하나님이 반드시 고쳐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면 무엇인가? 이 목사의 믿음이 맹목적이었는가? 그렇지 않다!


그는 책에 이렇게 썼다. “저를 사랑하시는 능력의 아버지 하나님이 그동안 저의 질병을 여러 번 고쳐주셨기 때문에 또 고쳐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지 이 땅에서 그 치유를 온전히 다 받아 누리지 못하고 내 몸이 죽는다 해도 저는 ‘예수님을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그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영정 사진으로 고인을 만난 날, 나는 허전한 마음 가눌 길 없어 ‘땅끝의 아이들’을 펴 보았다. 거기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아이(이 목사의 큰 아들)를 묻고 ‘내 사랑하는 아들, 유진’이라고 묘비명을 하던 날, 꿈을 꿨습니다. 그 꿈속에서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해주셨어요. ‘이 아이가 지금 아버지 집에서 편히 쉬고 있다. 슬퍼하지 말아라. 지금 기뻐하며 잘 쉬고 있다’라고요.”


마치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들에게 하는 말과 같다. “이민아는 지금 아버지 집에서 편히 쉬고 있다. 슬퍼하지 말아라.” 그 꿈을 꾼 이후에 이 목사는 아들의 묘비명을 바꿨다. ‘유진 김, 아버지 집에서 이제 편히 쉬고 있습니다.’ 아들과 함께 이 목사 역시 지금 아버지 집에서 편히 쉬고 있으리라.


이 목사가 떠나고 보니 ‘땅에서 하늘처럼’이란 제목이 기막힐 정도로 그녀의 삶을 대변해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CTS기독교방송에서 고인이 열 차례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엮은 것. 영상을 통해 본 이목사의 모습에서 병색이 완연했다. 치료 받으며 병실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녀는 아버지 하나님을 만난 그 감격과 기쁨을 빈부귀천 가릴 것 없이 모든 이들에게 전했다.


책에는 ‘거듭나야만 들어가는 아버지의 나라’, ‘기도-아버지와의 교제’,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 등 소제목 별로 이 목사가 실제 경험하고 깨달은 내용을 기술되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듭남을 통한 아버지 하나님과의 만남이 강조된다.


“우리가 자녀라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하나님의 모든 유업을 우리가 받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공동 상속자로 하나님나라를 유업으로 주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질병도, 죽음도, 울음도, 분단이나 오해도 없는 곳입니다. 인간이 겪어야 하는 죄와 사망의 사슬을 완전히 끊어버린 곳입니다.”


책에는 이 목사가 이미 사망 권세를 뛰어넘은 승리의 삶을 살고 있었음이 여실하게 드러난다. 그는 암이 당장 낫는 것 보다 더 큰 꿈은 이 땅에서 하늘나라를 누리는 삶을 나누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자신이 살고 싶은 유일한 이유가 ‘아버지 하나님이 통치하는 하늘나라가 이 땅에 반드시 임한다’는 기쁜 소식을 땅 끝까지 전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런 말도 했다.


“그 말씀 속에서 죽음은 이미 권세를 잃었고, 그래서 저는 죽음이 더 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제게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우리에게 주신 승리가 관념적, 종교적이 아니라, 실재적인 것입니다.”


장례식장에서 처연한 모습의 이 전 장관을 보았다. 과거 그와 인터뷰시 성공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이다. “진짜 성공은 영원히 성공할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끝없이 가는 것입니다.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성공자이며 행복한 사람입니다.내가 추구하는 성공은 ‘새로운 성공’입니다. 꿈도 꿔보지 못한 것을 이루는 것이 새로운 성공입니다. 그 새로운 성공은 사람들로 하여금 뉴 라이프(New Life)로 들어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 목사의 유작인 이 책을 통해 그가 부친이 꿈꾼 새로운 성공을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딸을 잃고 비통해 하고 있을 이 전 장관에게 그가 내게 했던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삶은 우연에서 새로운 필연을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인생의 불행마저 행복으로 역전시키는데 삶의 묘미가 있습니다.” 부디 딸의 죽음에 절망하지 마시고 지성에서 영성의 길을 넘어 천국의 길로 향하시길….


이 목사의 별세를 두고 비극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묻고 싶다. 무엇이 비극인가? 하늘 아버지 뜻도 모르고 이 땅을 살다 수명 다해 가는 것인가, 아니면 53년 짧은 생애를 살더라도 그 하늘 아버지와 동행하다가 영원한 안식처에 거하는 것인가. 정녕 무엇이 비극인가?


이민아가 꿈꿨던 하늘 아버지와 육신 아버지 만남

장례식장에서 처연한 모습의 이어령 전 장관을 보았다. 언제나 자신만만했던 이 시대의 지성 이어령도 그토록 사랑했던 외동딸의 죽음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어령의 눈물’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과거 이 전 장관과의 인터뷰에서 성공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이다. “진짜 성공은 영원히 성공할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끝없이 가는 것입니다.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성공자이며 행복한 사람입니다. 내가 추구하는 성공은 ‘새로운 성공’입니다. 꿈도 꿔보지 못한 것을 이루는 것이 새로운 성공입니다. 그 새로운 성공은 사람들로 하여금 뉴 라이프(New Life)로 들어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민아 목사의 유작인 ‘땅에서 하늘처럼’을 통해 그가 부친이 꿈꾼 새로운 성공을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목사에게 주 예수 그리스도는 생생한 실재였다. 그는 자신이 사랑했던 육신의 아버지가 매일 하늘 아버지를 실재로 경험하다 어느 날 천국에서 기쁘게 재회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을 것이다.


딸을 잃고 비통해 하고 있을 이 전 장관에게 그가 내게 했던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삶은 우연에서 새로운 필연을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인생의 불행마저 행복으로 역전시키는데 삶의 묘미가 있습니다.” 부디 딸의 죽음에 절망하지 마시고 지성에서 영성의 길을 넘어 천국의 길로 향하시길…. ....2012-03-22 15:47:22  ⓒ김진영 기자

(이민아 목사의 삶을 2011.11.30 본란 258번에 소개 한바있음-관리자)

 

* (히9:27)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 (롬14:10) 네가 어찌하여 네 형제를 판단하느뇨 어찌하여 네 형제를 업신여기느뇨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리라


* (눅23:46)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불러 가라사대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고 이 말씀을 하신 후 운명하시다


  # 사람은 땅에서 뭘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리에서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하다. 비록 병들고 어렵고 힘들어도, 삶이 아름답고 죽음을 앞두고 미소 지을 수 있고, 행복한 모습으로 저 세상 하늘나라의 상급을 바라며, 주변 사람들에게는 안도와 기쁨을 보여주고 떠날 수 있으면 제일 좋다. 그러려면 예수님과 좋은 관계를 맺고 살아야 그런 결과를 가져올 것 같다.-이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