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산층이 부러워하는 빈민촌
比, 홍성욱·김한나 선교사, 빈민사역 20년
교회, 병원, 공부방, 유치원에 이은 ‘영재기숙학교’ 설립 선포
#‘꿈’이 있는 빈민촌
필리핀 최고를 자부하는 '필리핀국립대학(University of Philippine=UP)'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며 저널리스트의 꿈을 꾸고 있는 로버트(22세)는 이름 모를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다.
어머니와 남동생, 여동생 둘을 돌봐야 했던 소년가장 로버트는 고교시절 생활비를 벌기위해 청소부로 이집 저집을 전전해야만 했고 고교졸업장은 꿈조차 꾸지 못했다.
5년 전 그런 그에게 깜덴공동체 홍성욱·김한나 선교사는 공부방을 통한 학습 지원과 함께 장학금 후원자를 연결해 주었다. 이후 꿈을 되찾은 로버트는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필리핀국립대학 장학생으로 선발될 수 있었다.
보통 13세가 되기 전 가출과 동거, 출산 등을 경험하며 부자와의 동거를 꿈꾸는 빈민촌 소녀들에게도 깜덴 장학회는 새로운 꿈과 희망의 발판이 되었다.
또래집단에서 용모가 빼어나기로 소문난 소녀 마리(14세)는 감옥에 수감된 아버지와 가출한 어머니로 인해 동생들 셋과도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만 했다. 아버지의 출소 소식에 가족들이 함께 살 수 있다는 희망도 가져봤지만 소녀의 희망과 달리 아버지는 곧 어디론가 잠적해 버렸다.
위험천만한 뒷골목 생활을 전전하고 있다는 마리의 소식을 알게 된 홍성욱·김한나 선교사 부부는 곧바로 깜덴공동체가 운영하는 기숙사인 ‘소망학당’에 소녀를 데리고 왔다. 이후 안정을 찾은 마리는 현재 뮤지컬 드림팀 단원으로 활동하며 미래를 향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로버트와 마리 이외에도 ‘빈민’이라는 이유로 꿈을 잊고 살아가는 학생들을 위해 홍 선교사 부부는 ‘최고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지난 2001년, 공부방 운영을 시작했다. 사재를 털어 최고의 교사를 영입한 뒤 깜덴공동체 부설 ‘영재사관학교’를 시작했고, 남녀 기숙사 건축과 장학회 운영으로 현재의 ‘소망학당’은 지역 최고의 인재양성소로 자리잡았다.
지난 10년간 쏟아 부은 열정은 장학생 뿐 아니라 교수, 변호사, 의사, 교사, 간호사, 기자 등 수많은 사회지도층을 배출했고 이들은 필리핀 곳곳에서 그리스도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감당하고 있다.
# ‘이상(異狀)’한 빈민촌
지난달 26일, 필리핀 까인따 발리골프에 위치한 페이스아카데미(Philippine Faith Academy) 케드 극장(Cadd Theater) 무대에 빈민들이 올랐다. 30여명의 스테프들과 5세 어린이부터 60세 노인에 이르는 90여명의 출연진이 만든 공연 제목은 ‘When I Dream'.
공연의 막이 오르고 빈민들의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관객들의 숨소리도 멎었다. 가난의 한계와 소외를 극복하기 위한 빈민들의 3개월 몸부림과 ‘한(恨)’이 복음을 통해 무대 위 또 다른 모습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깜덴공동체 20주년 기념행사로 열린 공연에는 홍 선교사 부부를 통해 교수, 변호사, 의사, 간호사, 기자 등으로 거듭난 이들과 빈민촌 주민이지만, 선교사 잘못(?)만나 지난 20년 간 자신과의 싸움을 거듭해 오며 더 이상 빈민이 아닌 이들이 뒤섞여 주님을 찬양했다.
빈민촌의 ‘이상(異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연이 끝날 무렵 홍성욱 선교사 빈민들에게 외쳤다. “나눔을 통한 사랑의 실천이 예수그리스도를 전하는 가장 쉬운 일입니다. 내일은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그러니 오늘 최선의 나눔을 내일로 미룰 수 없습니다.”
홍 선교사의 도전에 하루 1달러 벌기도 어려운 빈민들이 이날 내어놓은 감사헌금은 모두 7만6850페소. 한화 약 200만원에 달하는 거금이다. 강단 위에는 성미자루와 과일, 십일조 봉투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모여진 헌금은 미자립교회 환우목회자 6명과 빈민지역 20여명의 장애인과 독거노인들에게 전달됐다.
#‘이상(異狀)’한 교회
의료보호제도, 영재유치원·고교 설립
필리핀 마닐라 근교 까인따 지방에 있는 원주민 빈민 사역지인 깜덴나눔공동체(담임 홍성욱 선교사)는 홍 선교사가 부임한 1998년 만 해도 선교사를 신뢰하지 않던 6가정 11명의 성도가 전부였다.
홍 선교사가 부임한 지 13년, 인천 약대감리교회가 선교지로 개척한지 2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깜덴나눔공동체는 교육, 의료, 문화, 청년복음화 운동 등을 다양한 사역을 펼치며 198가정 600여명의 성도로 성장했다.
전체 1만2000명 인구의 도시빈민촌 한 가운데 자리 잡은 깜덴 나눔교회는 현재 8개 구역으로 나누어진 지역에서 빈민들을 위한 ‘의료보호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교회가 개설한 무료병원 2곳 에서는 내과, 소아과, 부인과, 치과, 병리검사실, 위생교육, 방역, 백신접종과 함께 각종 건강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만도 수백명의 장기투약 환자와 200명이 넘는 결핵환자가 재활에 성공했을 정도다.
또 직업훈련원 운영을 통해 주민들의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깜덴공동체가 운영하고 있는 병원, 유치원과 같은 부속기구들에 취업하거나 공동운영 방식을 통해 경제자립을 유도하고 있다.
홍 선교사 부부는 필리핀 빈민 청년들을 문화사역자로 키우기 위해 공연팀 정예화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오는 2012년 여름방학 기간인 4-5월에는 청년부 공연팀과 함께 한국교회를 방문해 기숙학교 설립 기금조성을 위한 순회공연에 나설 계획이다. 출생증명서도 없는 빈민촌 학생들과 함께 해외공연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지만 홍 선교사 부부는 “두려움 없이 믿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본당 뒤편에 남아 있는 400평 부지 구입을 위해 전 교인이 합심해 기도하고 있다.
수많은 빈민 아동들이 거리소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여전히 노출돼 있지만 깜덴교회가 운영하는 기숙사는 한정된 재원(후원)과 시설로 빈민어린이 모두를 받아들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욕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준비가 되면 현재의 소망학당을 남여 기숙사를 갖춘 고등학교로 건축한 뒤 교육부 정식 허가를 받아 소수정예 영재 교육의 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빈민촌에 꼭 영재기숙학교를 건축할 필요가 있을까? 이 같은 기자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김한나 선교사는 “만일 내 자녀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반문했다.
<후원계좌 : 국민은행 861501-01-167892 홍성욱깜덴>
기독교 타임즈 신동명 취재부장 star@kmctimes.com 2011년 03월 23일 (수) 02:18:18
* (삼하22:31) 하나님의 도는 완전하고 여호와의 말씀은 정미하니 저는 자기에게 피하는 모든 자에게 방패시로다
* (시34:22) 여호와께서 그 종들의 영혼을 구속하시나니 저에게 피하는 자는 다 죄를 받지 아니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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