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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광우병은 사라지는 병

행복을 나눕니다 2010. 1. 27. 07:06


 

광우병은 사라지는 병
(원제목: 사라지는 광우병 갖고 이 난리인가?)
2015년엔 수십만 명 인간광우병 발병 전망한 언론인, 자신의 오류 시인
더 심각한 病들은 따로 있는데… 이영순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


1990년대 말 유럽에서 광우병이 한창 발생하던 시절의 얘기다.
미국에서 언론계의 노벨상으로 여기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로즈는 1997년 '죽음의 향연'이라는 책을 냈다. 그는 이 책에서 광우병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2015년이면 전 세계 수십만 명이 인간 광우병(vCJD)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가 책을 쓴 지 10년이 지난 2008년 8월, 그는 "나의 10년 전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으며, 이제 광우병은 사라져 가는 질병이다"라고 단언했다.

뿐만 아니라 "이제 쇠고기를 먹고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담배 한 개비를 피워서 폐암에 걸릴 확률보다 낮다"고까지 덧붙였다.

로즈가 '죽음의 향연'이라는 말로 광우병의 위험을 알린 것은 광우병에 대해 모든 것이 불확실할 때였다. 당시 과학자들의 전망과 견해를 충실히 반영했다는 점에서 그는 저널리스트로서의 본분을 다한 셈이다. 10년이 흘러 자신의 판단이 현실과 다르다는 점을 솔직하게 시인한 로즈는 사실을 말하는 저널리스트의 또 다른 진면목을 보여줬다.

우리는 이제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알고 있다. 소에서 광우병은 실수에 의해서 생겨난 질병에 불과하다. 애당초 풀만 먹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수만 년에 걸쳐 진화된 소에게 소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육골분(肉骨粉)을 먹인 게 실수였다. 결과적으로 소에게 자기 동족의 고기를 먹게 한 것인데, 이는 자연 생태계에서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이 소로 하여금 소를 잡아먹게 한 꼴이다.

육골분 사료는 영국이 처음 개발해 대량으로 사용했으며 세계 각국으로 수출도 하였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소의 광우병 사례는 지금까지 약 19만여건 발생했으며, 사람도 200여명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했다.

다행히 광우병의 원인이 육골분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각국은 육골분의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시켰다. 광우병 소의 특정위험부위(뇌 등골 눈알 등)를 사람이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 부위의 식용을 금지시킨 결과, 지금은 광우병이나 인간 광우병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다행은 광우병이 일반 가축들의 전염병과 비교해 감염 경로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공기, 오염된 사료나 물, 혹은 접촉을 통해서는 광우병이 전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광우병에 감염된 소와 몇 년을 같이 지낸 다른 소에게도 감염은 일어나지 않는다. 광우병에 감염된 소로부터 배출되는 분뇨나 침 등이 토양을 오염시켜 그것이 다른 소에 감염된 예도 없다.

광우병은 일반적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과 달리 오염된 단백질인 변형 프리온이 섞인 사료를 먹어야만 발생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소에 육골분을 먹이지 않고, 사람에게 소의 특정부위를 먹지 못하게 차단함으로써 소와 사람에게 광우병이 일어나는 현상을 사실상 제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85년 광우병이 처음 발생했을 때는 과학자들도 광우병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았다. 상당한 경계심을 나타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여년간의 연구로 "설사 광우병에 감염되어 있는 소의 고기나 우유를 먹어도 사람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골프장에서 골프 하다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라는 믿음이 과학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설사 몇 명에게 발생한다 해도 그것은 예전에 광우병 쇠고기에 노출됐다가 뒤늦게 발병된 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두 명 환자가 새로이 나타난다고 해서 대규모 발병으로 이어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위생학적으로는 의미가 없다는 게 정설이다. 그것을 기반으로 세계 각국의 위생당국은 식육검사 체제들을 재정비하고 있다.

세계가 이렇게 광우병의 공포로부터 거의 풀려나기 시작한 지금에 와서 우리나라만 광우병을 갖고 아직도 시끄럽다. 과학이 광우병은 사라지는 질병이라고 입증을 했는데도 왜 과학을 안 믿는지 모르겠다. 정작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각종 새로운 인플루엔자의 출현이고, 기후 온난화로 인한 아열대성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의 등장인데, 과학적으로 이미 차단하는 방법이 밝혀졌고, 그래서 사라지는 광우병에 대해 지금도 갑론을박하고 있다. 이래서야 과학을 믿고 따르는 나라라고 할 수 있겠나. 이번 법원의 PD수첩 판결로 없어지는 병을 두고 마치 무언가 있는 듯한 오해가 다시 일어날까 답답할 뿐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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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삭줄꽃) ⓒ 조선일보 컬럼.

* (눅7:21) 마침 그 시에 예수께서 질병과 고통과 및 악귀 들린 자를 많이 고치시며 또 많은 소경을 보게 하신지라

* (출15:26) 가라사대 너희가 너희 하나님 나 여호와의 말을 청종 하고 나의 보기에 의를 행하며 내 계명에 귀를 기울이며 내 모든 규례를 지키면 내가 애굽 사람에게 내린 모든 질병의 하나도 너희에게 내리지 아니하리니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