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노숙인 돌보기
온갖 방해 극복 보람. 서울역 인근에 축도교회 설립 노숙인쉼터 운영
저희 어머니는 1년에 30회씩 제사를 지내던 종갓집 며느리였어요.
부천지역 한 작은 교회를 은퇴한 이규영(71세) 목사는 서울 서계동에 축도교회를 세우고 지난해 4월부터 매일 오전 8~11시 노숙인들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서울역 헌혈의 집 인근 예배장소에는 이병숙(63) 사모를 포함해 30여명이 찬양을 드리고 있었다.
고령에 왜 험난한 사역지로 나왔을까.
"사람은 죽을 때가 중요하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는 1년에 30회씩 제사를 지내던 종갓집 며느리였어요. 그가 예수 믿고 친척들에게 ''천국 가서 만나자, 천국 가서 만나자''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얼굴이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어요. 이를 본 사람들이 ''천국이 진짜 있구나''라며 예수를 믿더라고요. 웬 고생이냐고요? 죽기 전에 더 전도해서 천국에서 큰 상급 받아야죠."
노숙인 사역은 한 단체의 초청으로 서울역 인근에서 설교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한 목회자는 며칠 보이다가 안 보이는 노숙인은 동사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면 빨리 예수 믿어 구원받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절박함을 느꼈다.
노숙인들은 나이가 많은 목회자라고 봐주지 않았다.
예배 때마다 술 먹은 방해꾼들이 나타났다. 시끄러워 잠을 못 자겠다며 행패도 부렸다.
이 때문에 강대상으로 쓰는 ''악보 보면대''는 원래의 다리 대신 작은 손수레에 얹혀 있었다. 그 밑에 달린 확성기도 이미 여러 군데가 깨져 테이프로 감겨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이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 주신다"고 자랑했다.
특히 지난 8월부터는 물 청소차가 예배장소를 항상 청소해 술판을 벌이는 노숙인들이 사라졌다고 했다. 또 사역에 필요한 비용도 필요할 때마다 채워주신다고 했다.
그는 "나이가 드니까, 정말 하나님만 의지하게 되고, 필요를 채우시는 하나님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되더라"고 했다.
동역자도 생겼다. 현장에서 만난 신동욱(65) 목사가 사회를 보고, 허운호(51) 목사가 찬양을 인도한다. 이들과 함께 지금 주소의 지하 열 평 남짓한 공간에 노숙인 거처 겸 예배당도 만들었다. 이 목사는 앞으로 10년은 더 서울역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 (요한복음 3: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누구든지 저를 믿는 자 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고자 함이라
* (사사기19:20) 그 노인이 말하기를 "당신에게 평안이 있으라. 당신의 필요한 것은 다 내게 맡기고 오직 거리에서는 유숙하지 말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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