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된 몸으로 노인들 위해 호미질 하는 목사
뇌경색으로 투병 중인 농촌교회 정경문 목사 사연
■ 14년째 농촌에서 봉사
다리를 절뚝거리며 토마토 하우스로 향하는 한 남자가 있다. 어딘가 힘들어 보이는 모습으로 쪼그려 앉아 토마토를 따는 그는 50살의 정경문 목사다.
축 처진 왼팔은 가만히 놔두고 오른 팔로만 일을 하는 그에게 하우스 주인으로 보이는 노인이 외친다. "목사님, 그만 하세요. 몸도 불편하신데."
노인의 만류에도 끝까지 일을 돕기 위해 애쓰는 정 목사는 농촌교회 목회만 14년을 해왔을 정도로 농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농촌교회 사역은 도시와 달리 농사를 돕는 것이 목회의 시작이자 전부라고 말하는 정 목사. 젊은이들이 모두 떠난 농촌에는 힘없고 나이든 노인들만 남아있기 때문에 그들의 고단한 삶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목회자라면 이웃의 외로움과 아픔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는 14년을 한결 같이 그렇게 살아왔다.
■ 뇌경색으로 2년째 투병 중
그런데 2년 전, 갑자기 기관지 출혈과 함께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그의 삶은 바뀌었다. 어린 시절 폐결핵을 앓은 적 있었던 그는 과로를 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객혈을 하곤 했는데, 그 날도 객혈을 하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된 것이다.
당시 상황은 심각했다. 6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고,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아내 오정순(46)씨가 손과 발이 돼줘야 했다.
정 목사가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에 정순 씨는 집이 워낙 멀다 보니 가지도 못하고 며칠 동안 대기실 의자에서 잠을 자며 남편이 깨어나기를 기다려야 했다.
막상 깨어난 남편은 사지가 마비된 상태였고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정순 씨의 정성 가득한 간병으로 정 목사는 6개월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쪽 팔과 다리가 마비된 상태.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 아들도 다리 치료, 경제적 곤란
건강을 회복하고자 하는 정 목사의 의지는 대단하다. 충남 예산에서 홍성에 있는 재활병원까지 자동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그는 일부러 기차를 이용해 이동한다.
기차를 타고 걷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약 2시간. 왕복 4시간 거리를 하루도 빠짐없이 이동하여 강도높은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를 받고 돌아온다.
집 근처에는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없고, 방문치료를 해줄 곳도 없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의 소모가 커서 안타까운 상황. 한 번 치료를 받고 나면 몹시 지치고 힘들지만 그는 또 농사를 돕기 위해 하우스로 향한다.
이번에 쓰러지면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오늘도 일을 멈추지 않는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교인이 20명 남짓한 농촌교회의 열악한 여건상 언제까지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점이다. 더군다나 축구선수를 꿈꾸는 아들 정종명(18)군도 동계훈련을 받다가 발목 골절의 부상을 입고 수개월 째 병원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에 정 목사 부부의 가계 부담이 크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노인들을 돕는 그는 농촌의 수호천사다. 가능하면 더 오랫동안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다며 정 목사는 오늘도 낫과 호미를 들고 일어선다.
<사랑의 간병도우미> 첫 번째 주인공, 정경문 목사의 안타까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 를 통해 볼 수 있다. <6월 8일(일) 오후 4시 35분 / sky life 412번, 지역 케이블 TV, CBS-TV 인터넷 방송(www.CBS.co.kr)>
■ <사랑의 간병도우미> 캠페인은 2008년 6월 한 달 간 CBS-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와 이선복지재단, 한국JPC간병요양사교육원협의회와 함께 간병인이 필요한 저소득층 치매 노인, 뇌병변 환자, 중풍환자 등에게 무료간병인을 파견하고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프로젝트이다.
후원방법
■계좌 : 기업은행 1004-1009-91 (예금주 (재) 기독교 방송) ARS : 060-808-1009 문의전화 : 02-2650-7840 보내주신 성금은 전액 정경문씨에게 전달된다.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
풍요로운 이 시대에도 빈곤, 질병, 장애, 결손 등의 이유로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소외된 이웃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여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지역사회와 전문기관을 주축으로 사회 각 기관 및 시청자가 참여하여 나눔과 섬김을 실천함으로써 일회적 온정이 아닌 소외된 이웃의 자립을 도모하는 신 개념의 이웃사랑 프로그램입니다 sunsetave@cbs.co.kr
(사진-노랑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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