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됐답니다
(원제목 : 친구 같은 아빠)
저는 친구들 사이에서 활발하고 재미있는 아이입니다.
물론 집에서도 엄마에겐 그런 딸이죠.
하지만 아빠에겐 무뚝뚝한 딸 이였습니다.
아빠를 딱히 이유도 없이 멀리했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엄마보다 아빠랑 더욱 친한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했습니다.
아빠 무릎에 앉아서 아빠 품에 안겨 뽀뽀를 하는 친구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전 벌써 21살의 어여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더욱더 아빠와의 대화는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아빠를 정말 사랑하고 또 아빠도 저를 사랑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어느 날, 아빠께서 술이 얼큰하게 되셔서 집에 들어오셨습니다.
저의 방문사이로 빛 한줄기가 비치더니 제가 자는 곳으로 오셔서
"우리 예쁜 딸 한번 안아보자" 이러시면서 안아주고 꺼칠한 수염으로 침을 그득히 묻히시고 볼에 뽀뽀도 해주셨습니다.
기뻐해야 되는데 왜 이리 눈물이 나던지..
그리고 엄마의 흰머리만 보고 안타까워했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흰머리가 없는 줄 알았는데 흰머리가 눈에 띄게 많이 생긴 아빠의 흰머리를 본 순간 또 눈물이 흘러 나왔습니다.
집에 들어와선 대화상대도 없고 그렇다고 하나 있는 딸이 애교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외로우셨을까요.
저는 결심했습니다.
아빠한테 친한 친구가 되어드리겠다고
그래서 지금은 대화가 많아졌습니다.
남자친구 얘기도 스스럼없이 하구요. 편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아빠한테 아침부터 한소리 들었습니다.
"휴대폰 배경 지워라!"
휴대폰 배경이 남자친구 사진이었거든요.
딸 하나는 놓치고 싶지 않으시다는 거겠죠?
새벽편지 - 김 혜 림 -
* 네 부모를 즐겁게 하며 너 낳은 어미를 기쁘게 하라(잠23장25)
* 부모는 말이 없어도 자식을 사랑한답니다. 부모를 기쁘게 하라는 것은 성경에 가르침이고 자식의 도리입니다. 옛날 이야기 중에 나이 많은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하여 나이 60이 넘은 아들이 재롱을 부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아빠와 달은 각자의 위치가 있습니다.
행복하시니 다행입니다.(이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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