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들
(1) 절망을 모르는 뉴올림피언 - 조선일보 (2) [리우의 기도 !]- 국민일보.
(1) 절망을 모르는 뉴올림피언
헝그리 세대와는 달랐다… 위기서도 즐기는 신세대 '긍정의 힘'
장혜진 3점 맞히고도… 진종오 6.6점 쏘고도…
박상영 10대14 몰려도… '할 수 있다'며 목표 향해 전진
- 장혜진, 女양궁 개인 金 '2관왕'
4등의 아픔에도 웃었던 '장 긍정'… 1등의 눈물은 참지 못했다
- 작년 프레올림픽때도 4등
후보로 리우行… 출전은 못해
몰래 경기장 들어가 훈련 "꼭 다시 이곳에 오겠다" 다짐
- 3점 쏘고도 생글생글
"혼이 빠져나가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 수다의 중심
가족·선수들의 분위기 메이커
개인전 금메달 따더니 "배고플때 먹는 초코파이 맛"
사람들이 포기를 생각할 때 누군가는 희망을 찾았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며 10대14의 절대 열세를 뒤집은 펜싱 에페의 박상영, 6.6점을 쏘고도 권총 50m 금메달을 따낸 진종오. 이들의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리우올림픽을 통해 우리 사회는 달라진 스포츠맨, 새로운 한국인을 목격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웃으며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결국 이를 달성하는 올림피언들의 모습이다.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해 고통을 참고 목표에 도전하는 것이 지금까지 한국 스포츠인의 전형이었다. 한국 사회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두 '다시 굴러 떨어지면 안 된다'는 절박감을 안고 살았다. 사진=남강호 기자, 연합뉴스
장혜진은 이날 양궁 여자 개인 결승전에서 독일의 리사 운루를 세트 승점 6대2(27―26 26―28 27―26 29―27)로 눌렀다.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던 그는 이제는 다르다. 선수들은 좋아하는 운동을 즐긴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엔 더욱 강인한 모습을 보인다. 12일(이하 한국 시각) 세계 양궁의 새 여왕이 된 장혜진(29)도 4강전에서 3점을 쏘는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고 살짝 웃으며 다음번 화살을 시위에 채웠다. '올림픽을 즐기자'는 목표를 세운 그는 더욱 집중해 10점 과녁을 꿰뚫었다. 리우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장혜진은 두 팔로 하트를 만들었다. 이겼기에 웃은 것이 아니라 웃으며 도전했기에 최후의 승리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2관왕이 됐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4 LA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총 9번의 올림픽에서 개인전 우승자 8명을 배출했다. '디펜딩 챔피언' 기보배(28)가 동메달을 목에 걸며 이날 한국 선수 2명이 나란히 시상대에 섰다. 생글생글 웃던 장혜진은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비로소 눈시울을 붉혔다.
리우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장혜진이 시상대 위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 웃음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장혜진은
리우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장혜진이 시상대 위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 웃음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장혜진은 "시상식에 서니 선발전에서 힘들었던 과정이 생각났다"며 "애국가를 들으니 울컥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쳐 이룬 값진 금메달이었다. 이날 삼보드로무 경기장엔 순간 초속 7~8m의 강풍이 불었다. 올림픽 오륜기가 걸린 깃대가 흔들릴 정도였다. 여러 선수가 당황했다. 한국 대표팀 막내 최미선(20)은 결국 바람에 걸려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첫 발에 5점을 쏜 최미선은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혜진도 기보배와의 4강전에서 1세트 두 번째 화살을 3점 과녁에 쐈다. 하지만 그는 미소 지으며 위기를 넘겼다.
장혜진은 평소에도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대표팀 훈련을 할 때도 항상 '수다'의 중심엔 장혜진이 있다. 몸개그를 자처하며 동료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놓지 않고 '흥'을 불어넣는 것도 장혜진의 몫이다. 좀처럼 낙담하지 않는 성격 때문에 가족들 사이에서도 그는 '장긍정'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그는 우승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거의 모든 질문에 '호호호~' 하고 웃으며 답했다. 단체전 금메달의 맛을 '무지갯빛 솜사탕'이라고 했던 장혜진은 개인전 금메달을 두고 "배고플 때 먹는 초코파이 같다. 리우에 온 후, 단 음식이 먹고 싶어서 매일 초코파이 한 개 이상을 먹는다"고 했다.
(사진 왼쪽) 땅콩중에 최고 ‘짱콩’이 되라 - 장혜진은 ‘짱콩’이라고 적힌 액세서리를 달고 활을 쏘았다. ‘짱콩’은 땅콩처럼 키는 작지만 땅콩 중에 최고가 되라는 뜻으로 친구들이 붙여준 그의 별명이다. (사진 오른쪽)“네 맘 알아”… 탈락한 후배 울면서 위로 -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로 리우행 티켓을 따낸 장혜진(오른쪽)이 4위로 탈락한 강채영을 안아주며 위로하는 장면. (사진없음-관리자)
그런 장혜진도 2012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실패를 맛봤다. 당시 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런던에 가지 못했다. 그는 TV 중계로 동료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집에선 한동안 '런던'이란 말이 금기어가 됐다. 그는 작년 9월 프레올림픽 때도 '후보선수(선발전 4위)'로 포함돼 리우를 찾았다. 경기에 나설 수 없었던 그는 몰래 경기장에 들어가 훈련하면서 '꼭 다시 이곳에 오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그는 선수층이 두꺼운 한국 양궁에서 올림픽 메달보다 어렵다는 선발전에 통과하며 꿈을 이뤘다. 장혜진은 "4등 선수란 꼬리표를 항상 달고 있었는데, 개인전 우승으로 그걸 떼어낸 것 같아 마음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그가 양궁을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다. 이렇다 할 성적이 없던 그는 고교 2학년이 돼서야 처음 전국대회 메달을 땄다. 방학을 반납하고 연습에 매달렸고, 훈련 후 땀범벅이 돼 집에 돌아와선 거실에 쓰러져 잠든 날도 많았다. 그럼에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4년전 좌절의 순간…“대인배가 되자” - 장혜진이 4년 전 런던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직후 SNS에 올린 글. ‘라이벌을 축하해주는 대인배가 되어본다^^’는 내용을 담았다. 장혜진은 당시 최현주에게 밀려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장혜진 SNS
장혜진은 딸만 4명인 '딸 부잣집'의 맏이다. 집에 가는 날엔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의 옷을 사주거나 음식을 해주는 등 살뜰히 챙기는 엄마 같은 큰언니다. 우승 직후 그는 "가족, 특히 아버지가 많이 생각난다. 고생을 많이 하신 만큼 나로 인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버지 장병일(64)씨는 경기 전 장혜진에게 '한 발 한 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라'고 딸을 응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장혜진 같은 '긍정의 아이콘'이 유독 많았다. 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박상영의 '할 수 있다'는 주문은 우리 사회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인터넷에서 '이 정도 더위 버틸 수 있다, 버틸 수 있다'는 패러디가 나온다. 수능을 앞둔 학생들은 '5점 차 뒤집었으니 우리도 5등급 올릴 수 있다, 올릴 수 있다'는 주문을 외우고 있다. 사격 권총 50m 결선에서 7위까지 밀렸다가 1등으로 올라선 진종오의 역전극도 희망을 버려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펜싱장을 '록 콘서트장'처럼 휘저어 관객들을 열광하게 하면서 동메달을 따낸 남자 펜싱 사브르의 김정환, 주부이자 엄마로 살아가던 '전직 역도선수' 윤진희의 동메달도 우리에게 '도전하면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이순흥 기자 김선엽 기자 입력 : 2016.08.13 03:00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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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리우의 기도!]
女양궁 2관왕 ‘믿음의 궁사’ 장혜진 “하나님 부르며 믿고 쏘았다”
“하나님께 영광을”… 기도 세리머니로 세계인의 눈길
女양궁 2관왕 ‘믿음의 궁사’ 장혜진 “하나님 부르며 믿고 쏘았다” 기사의 사진
장혜진 선수가 1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도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올림픽 양궁경기에서 2관왕을 차지한 장혜진(29)은 ‘믿음의 궁사’다.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 짓는 순간 장혜진의 기도 세리머니는 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기독교가 ‘개독교’로 조롱받으며 위축되고 있고, 상당수 크리스천 청년들이 자신이 크리스천임을 숨기기도 하지만 장혜진은 전 세계인 앞에서 당당히 자신의 신앙을 밝혔다. 지난 7일 단체전 금메달을 딴 뒤 기도한 모습 그대로였다. 사선 뒤에 활을 내려놓은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해준 하나님을 향한 감사 기도였다. 그리고 관중석을 향해 활짝 웃으며 두 손을 흔들었다.
시상식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장혜진의 신앙은 금빛만큼 빛났다. 첫 일성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SNS를 통해 자신을 응원해 준 국민과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도 맨 앞에 똑같이 썼다. ‘사선에 섰을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하나님을 부르면서 ‘믿고 쏘자’는 마음으로 임한다”며 웃었다.
양궁 여자 대표팀 3명은 기량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장혜진의 기량이 가장 떨어진다는 것이 양궁 전문가들의 평가다. 따라서 장혜진이 유일하게 2관왕을 차지한 것은 ‘멘탈’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장혜진은 얼굴 인상으로 볼 때 어디 한군데 독한 구석이 없어 보이지만 안정적이고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철승 태릉선수촌교회 목사는 “혜진이는 4년 전 런던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아쉽게 4위에 머물렀을 때도 ‘모든 과정을 감사하게 받아들인다’며 더욱 훈련에 매진했었다”고 말했다. 좌절과 절망의 순간 그를 일으킨 것은 신앙의 힘이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성경 말씀을 굳게 믿고 있다는 얘기다.
기보배(28)와 준결승에서는 6m/s가 넘는 풍속으로 인해 3점을 쐈을 때도 장혜진은 실망하는 표정 대신 살짝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고 기도했다. 박 목사는 “3점을 쏜 뒤에도 자신에게 능력을 주시는 하나님을 믿고 기도한 것이 평정심을 찾은 원동력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진은 같은 기독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도 신앙심이 깊기로 유명하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산위의교회(장병창 목사)에 아버지 장병일 집사 등 가족과 함께 출석하고 있는 장혜진은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기숙사 생활을 할 때도 늘 성경책을 곁에 두고 묵상하는 것이 중요한 하루 일과였다.
태릉선수촌 국가대표기독신우회장 안래현 장로는 “혜진이는 말씀에 푹 빠져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며 “평소 좋아하는 성경 구절을 예쁜 손글씨로 적고 읽으며 심리적인 안정을 꾀한다. 그런 습관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가장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자신만의 루틴(routine)을 갖고 있다. 장혜진의 경우 활시위를 당기기 전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를 머릿속으로 되뇌는 것이 루틴이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며 경기 전에 펼쳐보는 수첩에도 손글씨로 적은 성경 구절이 담겨 있다.
현지 경기장에선 올림픽선교위원회 실무회장을 맡고 있는 윤덕신(66) 목사가 어머니처럼 장혜진을 챙겼다. 윤 목사는 12일 전화통화에서 준결승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던 장혜진을 잠시 만났다고 했다. 그는 “‘승리의 하나님을 믿고 담대하고 배짱 있게 시합하라’고 격려했고 ‘의로운 팔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퍼펙트(10점)를 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줬다”고 전했다. 장혜진은 기도에 응답하듯 명승부를 펼치며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두 번 올랐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윤 목사를 찾아온 장혜진은 “감사하다. 하나님께서 하셨다”며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고 한다. 유복한 편이 아닌 가정의 네 딸 중 장녀인 장혜진은 부모에게 효심이 강하고 동생들도 사랑으로 보살피고 있다고 주위 사람들은 전했다. 장혜진은 올림픽 이후에도 분명 다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할 것이다. 크리스천에게 믿음의 경주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꿈이 어떤 형태로 새롭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입력 : 2016-08-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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