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에 취한 프랑스인들
'샤이니'에 빠진 청춘들, 자비로 한국 찾아 왁자지껄
'코리아커넥션' 회원 50명, 자기 돈 들여 한국 와 11일째 '성지순례'
"케이팝의 춤·외모·노래… 잘 포장된 종합선물세트, 프랑스선 못 보는 가수들"
파리에 연습실 겸 사무실… 유튜브 틀어놓고 춤 익혀, 케이팝 나이트클럽까지
"노바디 노바디 벗 유~!"(막심) "막심! 빅뱅의 '하루하루' 어때?"(사나)
춤을 한 번 춰 달라는 제안에 커피숍 안이 왁자지껄해졌다. 속사포 같은 프랑스어 속에 '빅뱅' '샤이니' 같은 한국 아이돌 스타의 이름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19일 부산에서 만난 이들은 케이팝(한국 가요·K-POP)에 푹 빠진 프랑스인들의 모임인 '코리아커넥션' 회원들. 한국관광공사의 협조를 받아 지난 8일 입국해 11일째 한국을 '성지(聖地)순례' 중이다.
한국 가요에 빠진 프랑스 내 한류 동호회 ‘코리아커넥션’ 회원들이 19일 부산을 관광하던 중 한 호텔 바에서 원더걸스의 히트곡 ‘노바디’ 노래가 흘러나오자 원더걸스의 안무를 그대로 따라 하며 춤추고 있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이 모임 대표 막심 파케(30·엔지니어)씨는 "이번 첫 한국 방문에 200여명 회원 가운데 50여명이 자기 돈을 들여 참여했다"며 "요즘 프랑스 파리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케이팝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했다.
도대체 케이팝의 어떤 점이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이날 만난 회원 6명은 "케이팝은 마치 잘 포장된 어여쁜 종합선물세트 같다"고 했다. "춤이면 춤, 외모면 외모, 노래면 노래까지 못 하는 것이 없는, 프랑스에는 찾아볼 수 없는 타입의 가수들"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에는 폼 잡고 노래 부르는 지루한 사람들밖에 없어요. 그런데 '사랑해요~' 하며 두 팔로 하트를 그리니 너무 귀엽잖아요!"(파텐 스와리·30·고교 교사) "잘생긴 남자들이 춤을 어쩜 그렇게 섬세하게 출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미리암 장디아·26·회계사) "케이팝은 멜로디가 흥겹고 가사도 사랑스러우면서 품격도 있어 프랑스 사람들이 좋아해요."(파케)
'코리아커넥션'은 파케씨가 친구 몇몇과 함께 만든 사적인 모임에서 출발했다.
두 살 때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된 그는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주불 한국문화원을 찾았다가 강사가 보여준 '빅뱅'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케이팝의 매력에 빠졌다. 제 집을 찾아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 작은 모임이 입소문을 타면서 한류에 빠진 프랑스인들을 끌어모았고 현재 파리와 보르도에 댄스 연습실 겸 사무실까지 가진 공식 모임이 됐다. 이곳에서 회원들은 초빙강사의 지도로 유튜브를 틀어놓고 빅뱅과 샤이니의 춤을 익힌다. 시간당 5~10유로로 전부 유료지만 20명 정원이 금방 찰 만큼 인기다.
이들은 대부분 유튜브를 통해 케이팝을 접했다고 했다. 수십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한 한국 아이돌 스타의 유튜브 동영상은 빅뱅에서 시작해 소녀시대와 FT아일랜드, SS501까지 두루 아우른다. 한국 드라마나 가요를 전문적으로 내려받는 프랑스 인터넷 사이트가 있을 정도다. 파리 시내에는 별도의 날짜를 정해 케이팝만 틀고 춤을 추는 이벤트를 펼치는 나이트클럽까지 있다고 했다.
'코리아커넥션'의 당장 목표는 다음 달 8일 파리에서 열릴 '제1회 한국문화페스티벌 코리아커넥션 2011'의 성공적인 개최다. 막심 파케씨는 "3년 전부터 우리끼리 한국 가수들의 춤과 노래를 겨루는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며 "올해는 이를 확대해 유럽 내 첫 한류 페스티벌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회원들의 소원은 "파리 한복판에서 빅뱅의 공연을 보는 것"이다. 이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콘서트 케이팝 아 파리'를 개설하고 서명을 받고 있다. 벌써 1만여명이 동참했다고 한다. 로리안 까이에(21·대학생)씨는 "프랑스에도 케이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며 "콘서트가 열린다면 수천 명은 족히 모일 것"이라고 했다.
코리아커넥션 회원들은 20일 서울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꽃미남 아이돌 그룹 샤이니와 팬미팅을 갖는다. 기자가 "꽃미남이긴 하지만 여러분보다 키가 작을 텐데…"라고 하자 순간 "정말?" 하며 좌중이 술렁거렸다. 인터뷰 내내 수다를 떨던 미리암(26·회계사)씨가 큰 목소리로 주변을 잠재웠다. "잘생기고 귀여우면 됩니다. 그거면 된 겁니다!"
미투데이 부산=박세미 기자 runa@chosun.com 입력 : 2011.04.20 03:08
* (시71:22)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또 비파로 주를 찬양하며 주의 성실을 찬양하리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주여 내가 수금으로 주를 찬양하리이다
* (시147:7) 감사함으로 여호와께 노래하며 수금으로 하나님께 찬양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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