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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 한때 목사가 꿈

행복을 나눕니다 2009. 6. 1. 07:40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 한때 목사가 꿈
너무 충격적이고, 슬프고, 애석한 일
 어렵고 힘들어 자살했다면, 지금 이 나라에 자살 할 사람 수백만 명이 넘을 것
누구든지 자살해서는 안되지만, 최고 지도자의 경우 더더욱 안될 일
다시는 이런 일 없기를 바라고, 국민이 화합하고 나라가 안정되기를 기도 할 뿐

 

수백만 명의 조문객과 수십만 명의 애도 장례 행렬,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 노 전대통령을 기리며 슬프고 가슴이 메어진다는 의미이다.

 

2009. 5. 23. 오전 6시40분 경 경남 김해 봉화 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 사망.
2009. 5. 29. 오전 11시 경복궁에서 국민장,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

운구차 거리 메운 조문 행렬에 막혀 예정보다 3시간 늦은 밤늦게 김해 고향 품에.

 

가난한 빈농의 가정에서 태어나 장학생으로 상고를 졸업하고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법조인으로 인권 변호사로 정치인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63년은 한편의 드라마라고들 말한다.

그런데 그 분은 애석하게도 우리 곁을 떠났다.


떠나는 이유를 [너무 힘들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을 뿐, 분명히 밝히지 않았으나 매우 힘들었나 보다, 온갖 고난을 다 맛본 지난날의 삶보다 더 힘들었을까?

 

경제위기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오늘의 어려운 시대를 이를 깨무는, 실직자, 병약자, 소년 소녀 가장, 독거노인, 노숙자,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엘 못 가는 어정쩡한 중산층, 중증 장애자............... 이들도 악착같이 살아가는데, 이들보다 더 힘들었을까?

 

정치적 이유라면 영원한 정권은 없는 법이고, 음모가 있었다면 의가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고 나아가 국민이 알고 역사가 밝힐 일인데.

 

죄가 없다면 죽을 각오로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고, 설령 죄가 있다면, 그분이 대통령 후보 시절 찬조 연설을 했다는 자갈치 아지매가 조문 가서 [죄를 지었으면 벌받고 미안하다 하고 살면 되지 죽긴 왜 죽어?] 라고 했다는데, 이 말이 진리다.
죽어야 할 만큼 큰 죄도 아닐 것이고 죽을만한 벌을 받을 것도 아닐텐데. 왜 스스로 마감하셨나? 참으로 안타깝고 애석하다.
 

모든 것 덮어버리고 극단적 선택을 하면 남아있는 가족들과 국민들의 슬픔과 절망을 생각지 못했을까? 뿐만 아니라 각가지 의혹은 부풀러지고 국민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도 예측 못했을까?. 앞으로 나라가 걱정된다. 정치하시는 분들 하나님이 주신 귀한 직분을 가지고 선하게 사용하여 부디 화합하고 평화로운 나라 되도록 각자의 이익을 떠나 국민 편에서 국민 모두를 위한 중도의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고인(故人) 보다는 인생을 좀 더 오래 살았고, 고인보다는 더 모질고 험난한 온갖 고통을 기독교 신앙으로 견디며 살아온 나로서는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 분이 어렸을 때 가졌던 신앙을 잘 유지했으면 좋았을 걸하고 아쉬워 해 본다.

 

고인의 죽음은 어려운 이 시대를 사는 국민들을 향하여 [당신들도 어렵고 힘들면 죽어도 괜찮다]는 암시도 된다. 여기저기서 모방 자살이 벌어지면 누가 말릴 수 있으며,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향하여 [희망을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누가 설득 할 수 있을까?

 

[대통령을 하신 분도 어렵고 힘들면 스스로 삶을 끊는데 나 같은 사람에게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며 그 길을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무슨 말을 해 줘야하나? 무조건 죽으면 안 된다라고 만 할 수 없지 않는가? 종교적 이유를 갔다 설명을 한다지만 여기에는 성령님의 절대적 도움이 필요하다.

 

제임 기간 서민 스타일 정치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신 분으로 아는데, 퇴임 후 봉화마을로 내려가 평화로운 농촌 생활에 안주하며 찾아오는 관광객들과 소통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도시 빈민촌에서 약한 자 가난한자 병든 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분들과 고락을 같이했더라면 서민을 위한 대통령답고, 오늘 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빈민촌의 그분들을 봐서라도 자살은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TV에 뉴스특보로 [노 전 대통령 뇌출혈로 혼수 상태]라는 자막으로 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살로 나오므로 한동안 멍했다. 


29일 내 아내의 치료를 위하여 병원엘 갔더니, 병원 직원은 자기가 외국에 나갈 일이 있는데 [너네 나라 대통령은 왜 자살했냐고 물으면 그 이유를 설명 할 수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국민의 자존심을 살리는 명답은 없을까?.

 

이제는 모든 사람의 가슴에 아쉬움은 남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진실로 평안한 나라가 되도록 기도 할 뿐이다.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해 주셔야 온전할 수 있다.

(이박준) (사진-홍매화)

 

*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시127:1-2)

 

*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

 

* 너희 중에 고난 당하는 자가 있느냐 저는 기도할 것이요
즐거워하는 자가 있느냐 저는 찬송할지니라(약5:13)

 

*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행16:31)

 

*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라(롬14:8)

 

* 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11:25-26)

 

*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리라(요5:29)

 

저도 10리 길을 걸어 교회주일학교에 다닌 적이 있었고 
중학교 때까지 목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지난 5월 23일 서거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2002년 10월14일 서울교회에서 교회갱신연구원이 마련한 대선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기독교에 대해 이 같은 회상을 했었다. 

당시 이종윤 목사는 하나님을 믿으라고 전도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고.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종교를 선택하는 일은 없겠지만 대통령을 마치고 나면 종교를 선택해 신앙생활을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이하생략)
[2009.5.25 오후 2:54:18]  기독교연합신문 이현주 기자 


잊을 수 없는 바보 노무현 - 서경석 목사
 고인이 조선족에 베푼 사랑 회고. 자살 택한 것에 안타까움 표해
서경석 목사는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너무도 안타깝다
노 전 대통령께서 지금 정도의 곤욕은 참아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힘든 것이지만, 이 시기만 견디면 얼마든지 지나갈 수 있는 일이었다
신앙을 가진 사람은 자살하지 않는다.자살이 죄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목숨을 끊을 만큼 절망적인 상황이 와도 신앙이 절망을 극복하게 해 주기 때문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서울조선족교회)는 지난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열린 주일예배에서 [바보 노무현]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오늘 조선족 동포들의 편안한 삶은 노무현 대통령이 그만큼 조선족 동포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며 조선족 동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대통령이라고 추모했다.

 

서 목사는 설교에서 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울조선족교회를 방문하게 된 사연을 상세히 회고하면서 대통령께서는 동포들을 사랑한다는 말씀을 뜨겁게 하셨다.고 밝혔다. 당시 합법적인 국내 체류를 위해 단식농성 17일째를 맞았던 서 목사를 비롯한 조선족 동포들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전격적으로 단식을 풀었던 기억도 더듬었다.

 

서 목사는 노 대통령께서 우리 교회에 오셔서 동포 숙소로 찾아가니 동포들은 대통령의 바지를 잡고 전부 쓰러져서 오열했다며 그야말로 십년은 족히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기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선족 동포들의 삶의 개선은 우리 교회의 투쟁이 계기가 됐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동포 사랑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정부에서는 동포들이 중국으로 돌아가면 1년 후 재 입국시켜 주겠다고 약속했고, 다른 동포교회들은 이를 믿을 수 없다며 거절했지만 서울조선족교회 동포 5백 명은 이를 믿고 돌아갔다 1년 후 전원 귀국해 방문 취업제 등을 이용, 5년으로 늘어난 체류기간 혜택을 봤다는 것이다.

 

그는 저 개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너무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와 맞서 싸웠지만, 지난해 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봉하마을로 떠날 때 교인들과 함께 서울역에 가서 대통령을 환송했다며 조선족 정책에 관한 한 지금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발끝에도 못 따라간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당시 조선족교회 동포 교인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울면서 우리는 결코 노무현 대통령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하고 외쳤다. 그러한 인연으로 주일이었던 지난 24일 오후 봉하마을을 방문해 90여명이 조문을 다녀오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곁에 사람이 없었던 점 안타깝다
노 전 대통령으로서는 박연차 회장이 자기와의 돈 거래를 다 공개할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고, 만일 다 드러날 줄 알았다면 틀림없이 합법적인 방식으로 돈을 받는 길을 택했을 거라는 논리다. 박 회장이 아들 기업에 투자할 수도 있었고, 봉하 재단에 공개 헌금할 수도 있었으니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곤욕이라고 서 목사는 덧붙였다.

 

서 목사는 저는 처음 이명박 정부의 정치 보복적 행동을 비난했지만, 박 회장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이러한 검찰 수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전 정권의 비리를 다음 정권에서 정치보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철저히 파헤쳐야 이명박 정부도 다음 정권 때 말할 수 없는 곤욕을 치를 것이기에 비리를 생각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도 물론 고통이 매우 컸겠지만 이러한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했던 고통이었고, 시간이 지나면 그런 대로 명예도 상당히 회복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서 목사는 그런데 바보 노무현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생명을 끊었고, 온 국민을 죄인으로 만들었다며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대통령이라면 이 정도의 어려움은 견뎌낼 수 있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하고, 우리 국민이 조금이라도 대통령의 죽음을 미화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 목사는 더욱 더 안타까운 점은 노 전 대통령께서 그렇게 절망에 빠져 있었던 때 대통령에게 이 정도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하나님을 바라보고 나아가자고 말한 분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명예를 잃는 것은 죽음을 선택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 절대 아닌데, 왜 이 점을 깨닫지 못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신앙을 가진 사람은 자살하지 않는다며 자살이 죄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목숨을 끊을 만큼 절망적인 상황이 와도 신앙이 절망을 극복하게 해 주기 때문이라는 신앙관을 피력하기도 했다.

 

서 목사는 참된 행복은 명예에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이라며 인생을 다 마친 후 하나님 앞에 서게 됐을 때 하나님으로부터 칭찬 받을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간 노무현의 영혼이 하나님 품안에서 안식할 수 있기를 기도하자며 그리고 인간 노무현의 죽음 앞에서 무엇이 진실로 참된 행복인지 되돌아보기 바란다는 말로 설교를 마쳤다.


애석하지만 무책임한 선택...모방자살 염려 - 김진홍 목사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을 역임한 김진홍 목사(두레교회)는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청소년들의 모방 자살이 이어지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며 매우, 매우 애석한 일이지만 대단히 잘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25일 두레교회 홈페이지 오늘의 묵상코너에 올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목사는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에 매년 1만 30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자살하고 있고, 그 숫자가 날로 늘어나니까 이제는 보도조차 하지 않는 형편이라며 그런데 국민들과 청소년들의 본보기가 되어 자살하는 사람들을 말려야 할 자리에 있던 분이 자살로 삶을 끝낸다는 것은 심히 무책임한 일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지도자들에게 주어지는 책무가 있다. 자신이 선택한 삶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본을 보여야 할 책무라며 그런데 비록 전직이라 하지만 대통령직을 거친 분이 그런 죽음을 선택한 것은 무책임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더러는 오죽이나 억울하였으면 그런 죽음을 택하였을까하고 동정적인 발언을 하는 분들도 있는 듯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대통령직이 어떤 직이냐. 법을 따라 국민들이 선출한 국가의 수반이다. 억울하면 억울할수록 법정에서 밝혀지도록 힘써야 한다 고 말했다.

 

김 목사는 민주 사회, 민주 국가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냐. 법치(法治)에서 나온다며 억울한 일로 따지자면 우리 사회에 억울한 경우를 당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일텐데 억울하고 힘들기 때문에 자살을 한다면 우리 사회에 자살하여야 할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냐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도자가 되려 하지 말라는 성경(야고보서3:1) 구절을 인용한 뒤 감당할 자질이나 능력이 없이는 굳이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려 들지 말라는 권면의 뜻이 담긴 말이라며 다시는 이번 같은 슬픈 일이 전직, 현직 지도자들 사이에서 일어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느끼는 바를 몇 자 적는다고 글을 맺었다. 강영수 기자 nomad90@chosun.com 


대통령이 희망이 없었다면 - 정호승 시인
우리의 희망은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지금 슬프다
그의 죽음을 뒤따라 맑은 종소리는 들리는데

 

대통령은 세상을 버릴 자격이 없다. 오늘(2009. 5. 29.) 국민장을 지켜보면서, 온 국민이 깊은 슬픔과 통곡 속에 빠져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내내 그런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한명숙 전 총리께서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셔서, 내가 대통령을 지켜드리지 못했나, 내가 무엇을 잘못 했길래 대통령께서 스스로 절벽 아래로 몸을 날리셨을까, 도무지 머릿속은 하얘지고 가슴은 멍멍해졌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충격 속에 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간 생각은 바로 대통령은 스스로 세상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를 쓰는데 대통령이 그러시다니. 평범한 장삼이사(張三李四)가 목숨을 던진다 해도 안 되지만 대통령은 더더욱 그럴 자격이 없다.

 

대통령이 세상을 버리셨다는 것은 국민인 내가, 나아가 국가가 그렇게 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 죽음을 대통령의 '서거'로 받아들이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이지만, 그 서거 속에 웅크리고 있는 그분의 아픔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나는 아직도 멍멍하다.

 

노 대통령을 극단적인 고통에까지 몰고간 여러 외인들이 있었다 하더라도 노 대통령께서는 결코 그 길을 선택하지 말아야 했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는 살아 계셔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셔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 죽음으로 덮어버리셨는가.

 

덕수궁의 대한문 앞에서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한 모자(母子)를 지하철에서 봤다. 그들의 가슴에 달린 검은 리본을 보자 새삼 대통령을 잃었다는 사실이 현실로 느껴지고 그 현실은 비통으로 이어졌다.

 

엄마는 아이에게 노 대통령이 스스로 절명하셨다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했을까. 그리고 그 아이는 대통령의 자결이라는 죽음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혹시 그 아이는 자결과 죽음을 동의어로 이해하지는 않았을까.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일은 결국 희망이 없을 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런 출구도 보이지 않을 때, 삶 자체가 죽음일 때 스스로 목숨을 던진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이 희망이 없었다면 우리에게 또한 희망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노 대통령이 세상을 버릴 정도로 희망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 우리에겐 어떤 희망이 있는 것인가.

그동안 우리 사회는 수없이 희망을 이야기해왔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오뚝이처럼, 흙을 뚫고 나오는 봄날의 죽순처럼, 단단한 아스팔트의 틈새를 뚫고 피어나는 민들레처럼 희망으로 피어나자고 했다.

 

노 대통령의 죽음은 우리의 희망의 죽음이다. 우리는 지금 희망을 잃었다. 노 대통령을 잃은 것이 아니라 희망을 잃었다. "대통령도 살기 힘들면 죽는데 나 같은 것은 죽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두렵다.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인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은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겼을 때만 허락되는 말이다. 생사불이(生死不二)라고 해서 우리는 생을 함부로 내던질 수 없다. 생이 있기 때문에 사가 있는 게 아닌가. 사가 있기 때문에 생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지금도 나는 노 대통령 시대를 살아온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그의 죽음을 어떻게 용납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이것은 국민인 나의 숙제이자 우리 국가의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노 대통령께서 쓴 유서에는 우리 국가의 앞날에 대한, 통일 조국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당부의 말씀이 없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국민에 대한 어루만짐이 느껴지지 않는다. 왜 그러셨을까.

 

우리는 지금 슬프다. 슬프다 못해 노 대통령을 따라 죽고 싶다. 노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같은 전 대통령들의 제왕적, 독재적 모습에서 대통령도 바로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모습으로 다가온 분이었다. 그러나 죽음이 모든 것을 다 덮어버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는 누구나 그분의 죽음을 슬퍼한다. 그분의 죽음 자체는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분은 왜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으면 아니 되었던가. 오늘의 국민장을 비통한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대통령의 죽음은 곧 국민의 죽음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장을 치른 우리는 지금 국민이라는 자신의 죽음 앞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우리는 이제 기다려야 한다. 사람은 죽은 뒤 그 관을 두드렸을 때 나는 소리의 청탁(淸濁)에 의해 역사가 평가를 내린다. 이제 노 대통령은 우리 곁을 떠났다. 부디 그에게서 맑은 종소리가 들려오기를 소망한다. 그분의 명복을 빌면서 우리의 힘들고 지친 가슴속에 한줄기 맑은 바람이 끝없이 밀려오기를 기도해본다.(조선일보)


[칼럼] 공인의 죽음 - 문창극 대기자

노 전 대통령 추모 열기 정치적으로그가 떠난 날 토요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선 분향소를 차리려는 측과 경찰이 승강이를 벌이고 있었다. 흰 국화  꽃을 들고 찾아온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경찰이 어느덧 포위했다. 분향소를 차리려는 측의 한 사람이 근조라는 검은 리본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다가와 리본을 내밀었다. 나의 머릿속은 갑자기 복잡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근조라는 리본을 나도 달아야 할까? 그의 죽음이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그가 겪은 고통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그의 선택이 옳았을까? 백 번 양보해 자연인으로서의 그의 선택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해도 국가의 지도자였던 그가 택한 길로는 잘못된 것이 아닐까. 나는 리본을 거절했다.

  

그는 나를 힐난의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뉴라이트에서 나왔어요? 그의 죽음은 분열과 갈등을 다시 만들고 있었다.

어떤 죽음이라도 그것은 사람들을 슬프

고 안타깝게 만든다. 특히 그를 따랐던 지지자들에겐 그의 비극적 종말이 더욱 안타까웠을 것이다. 그 날도 검은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 입은 젊은이가 적지 않았다. 이들의 슬픔을 막을 사람은 누구도 없다. 슬픈 사람들의 눈물을 경찰이 막을 수는 없다. 막아서도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조문과 관련하여 경찰이 첫날 보인 신경과민 적 반응은 오히려 역효과만 나게 만들었다. 나는 그들이 실컷 울고 마음이 깨끗해지길 바랐다. 눈물로 마음을 씻고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랐다.

 

나는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살다가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는 경험을 한다.
죽음으로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는 말을 한다.


부모님 때문에, 처자식 때문에, 하던 일 때문에. 나 아닌 남에 대한 책임감이, 또는 사랑이 죽고 싶은 감정을 누르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라면 그런 식의 죽음이 끼칠 영향을 조금이라도 생각했어야 하지 않을까. 죽으려는 사람이 무슨 생각이 있었겠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재임기간 중에도 그의 약점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대통령을 지냈다는 대표성과 엄중함에 왜 의식이 미치지 못했을까. 그가 유언에서 나는 대통령으로서 명예를 지키지 못해 이렇게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나의 죽음으로 나라가 분열을 넘어 새 길을 가기 바란다고 했다면 어땠을까. 그렇지 않아도 세계 최대의 자살국 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이 나라에서 대통령을 지낸 사람까지 이런 식으로 생을 마감한다면 그 영향이 어떻겠는가. (중략)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의 죽음의 의미는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그의 죽음으로 우리의 분열을 끝내자고 제안한다.
이제 서로의 미움을 털어 내자. 지난 10년의 갈등을 그의 죽음으로써 종지부를 찍자.
특히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죽음을 의미 있게 만들 의무가 있지 않겠는가.
[중앙일보] 

 

교계 인사들 잇따라 조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전국 곳곳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다. 서거 나흘째인 2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한 몇몇 교계 인사들도 조문을 위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NCCK 임원들 및 회원 교단 목회자들 봉하마을 방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는 26일 정의평화위원회 및 회원 교단의 목회자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생가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이에 앞서 NCCK는 지난 25일 권오성 총무가 조문차 봉하마을을 다녀왔다.

 

이날 조문 일행은 오전 7시 종로를 출발해 정오가 다 될 무렵 경남 김해 진영운동장에 도착했다. 조문객의 수가 많아 분향소 까지 차량을 통제하는 관계로, 진영운동장에서 봉하마을의 생가 진입로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그렇게 10여 분 버스를 타고 다시 900m 가량을 걸어 들어간 후에야 분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분향소는 노 전 대통령을 조문하러 온 시민들의 행렬로 매우 분주했고, 그가 죽음을 택한 장소인 부엉이 바위가 보이는 생가 주변을 둘러보는 시민들도 많았다.

 

교계 인사들은 오후 1시가 조금 못된 시각 조문을 마친 뒤 30여 분간 간단한 기도회를 가졌다.


김동원 목사(기장 증경총회장)는 고인은 살아생전 인권을 중시하고, 소외된 자들과 함께하고자 했던 분이라며 장례의 모든 절차를 마칠 때까지 성령께서 붙들어 주시고, 그와 그 유족들의 영혼에 하나님의 위로와 축복이 있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성공회 김기석 신부는  전 대통령의 희생을 전기로 삼아, 민주주의가 바로 서고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와야 할 것이라며 그의 영혼이 하나님 안에서 안식하길 빈다고 말했다.

 

강만원 목사(기장 증경총회장)도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힘쓴 고인의 정신을 본받아,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는 세상 만들기에 다같이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기도회가 끝나고 조문 일행은 생가 주변을 둘러보며 고인에 대한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뉴스미션)(사진-홍자단새싹)

 

*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