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었다 울었다 하는 조울증
우울증보다 무섭다
환자 10명 중 1명은 자살로 끝나, 알코올 중독.불안증 동반 발병도
가면 속에 눈물 감춰 기분안정제.항경련제.항우울제
약물 치료 2~3주만에 좋아지지만 재발 위험 커 2년 이상 복용해야
기분이 오히려 울적해 보였던 그(그녀)가 며칠 전부터는 자신감이 충천하고 들떠 산만하며 수다스럽다. 몇 시간 안 자도 활기가 넘친다.
때론 충동적으로 일을 벌이고 쾌락을 추구하는 데 몰두해 있다.
만일 당신의 가족이나 지인 중에 일주일 이상 이런 조증(躁症) 증상을 한 번이라도 보인 사람이 있다면 당장 조울증(躁鬱症) 진단을 받아 보자.
조울증은 말 그대로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가라앉는 울증이 공존하는 병.
유병률은 1~2%인데 환자 열 명 중 한 명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동반 질환 많고 증상도 다양해
19세기 독일의 낭만파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1810~1856년). 그는 주옥같은 명곡을 쓰면서 조울증의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20대에만 세 번 이상의 자살 기도와 말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낸 사실은 이를 입증한다. 그는 조증을 앓을 때 왕성한 활동을 해 우울할 때보다 네 배나 많은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명곡은 우울했던 시기에 나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슈만이 생존하던 시기엔 제대로 된 조울증 치료제가 없었기에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해야만 했다.
조울증은 방치하면 대인관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과소비나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 가정 파탄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연세대 의대 정신과 조현상 교수는 "조울증 환자는 기분 상태가 정상인 시기에도 정서적인 자극이 주어지면 주의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져 비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고 설명한다.
동반 질환도 많아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 공황 장애는 물론 특히 불안증 발병은 정상인의 30배 이상이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예컨대 어떤 시기엔 세상만사를 귀찮아 하다가 또 어떨 땐 감정 변화는 정상적이지만, 매사에 불안.초조해하는 짜증 많은 사람이 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술에 관대한 문화권에선 알코올 중독자로 취급받기도 쉽다.
이처럼 다양한 얼굴을 보이다 보니 진단도 늦고 오진도 많다. 실제 서울.경인 지역 1000여 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열 명 중 세 명은 조울증이란 말을 들어본 적도 없었고, 이런 진단을 받았을 때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네 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우울증 앓는 기간이 훨씬 길어
조울증도 증상에 따라 1형과 2형이 있다. 1형은 조증과 울증 증상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예컨대 들뜬 시기 땐 기운이 넘친다.
3시간만 자도 활력이 넘치고, 끼니를 걸러도 배고파하지 않는다.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일 정도로 행동도 부산하고 성욕이 지나쳐 문란한 상황으로 가기 쉽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성공할 사람이란 확신이 넘치다 보니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큰돈을 마구 쓰다가 결국엔 사고를 잘 일으킨다. 실제 1형 환자에게서 조증 때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입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형은 기분 변화의 폭이 1형보다는 작으며 주로 우울증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하규섭 교수는 "2형 조울증 환자를 우울증으로 오진해 항우울증 치료를 하게 되면 기분 변화가 잦아지거나 조증을 유발해 상태가 나빠지기도 한다."고 밝힌다.
실제 조울증 환자의 조증 상태는 1~2년에 한 번 나타날 정도로 흔한 증상은 아니며 1~2주 정도로 짧게 끝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단 한 번이라도 조증을 보인 환자는 주로 우울증 증상을 보이더라도 조울증으로 진단내리게 된다.
■약물로 뇌 기능 이상을 바로잡아야
조울증은 감정을 좌우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노아에피네프린,세로토닌,도파민) 등이 변화해 기분이 들쭉날쭉한다. 따라서 이런 물질을 정상화시키는 기분안정제인 리튬, 항경련제인 카바마제핀,발프로익산, 보조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만일 방치하게 되면 처음엔 실직.이별.사업 실패 등 슬픈 일이 있으면 우울 증상을, 합격.승진.경제적 이익 등을 볼 때 조증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기능 장애가 진행되면 이런 외부 자극 없이도 심한 조증과 울증을 보이게 된다.
하 교수는 "처음 약물 복용 후 2~3주만 지나도 증상은 좋아지기 시작하며, 6개월쯤 지나면 '다 나았나 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호전된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이때도 뇌의 기능 이상은 남아 있는 상태라 약을 끊으면 재발 위험이 높으므로 2년 이상은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23:1)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시23:2)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시23:3)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시23:4)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시23:5)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23:6)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sehee@joognang.co.kr (사진-홍자단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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