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야기

65 나의 힘이 되신 하나님

행복을 나눕니다 2008. 10. 28. 07:49


하나님은 나의 힘
서정희가 말하는 내 인생, 사랑, 그리고 행복
  마사 스튜어트가 있다면 한국에는 오래 전부터 서정희가 있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변한 내 남편 서세원
명문大 보낸 자녀 교육법, 특별한 묵상 고백, 살림의 여왕
 
많은 주부들이 아름다운 그녀가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마다 지지를 보냈다. 심지어 가족에게 닥친 시련을 이겨내는 동안에도 관심은 이어졌다. 사랑 받아서, 관심을 끌어서 아팠던 여자 서정희. 그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개그맨 서세원의 아내로, 한국의 [마사 스튜어트]로 유명한 서정희가 지난 6월 말 범상치 않은 제목의 책 한 권을 냈다. 『서정희의 주님』, 이로써[서정희의]로 시작하는 책이 네 권째가 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냈던 책들이 살림법, 내조 등인데 반해 이번 책은 그간의 신앙 생활을 담은 신앙 묵상집이다.

 

묵상이란 보통 성경을 읽고 그것을 마음에 새기는 것을 뜻한다. 때로는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을 적기도 한다. 평소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 서정희는 깨알같은 글씨로 그날그날 느낀 바를 적어 내려갔다.

 

이 책은 그렇게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날마다 기록한 것 중 특별히 나누고 싶은 부분만 따로 모은 것이다.『 서정희의 주님』저자 서정희는 이제 방송인보다는 신앙인이란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모습이다.

 

* 힘들었던 시기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묵상의 힘.

[자기전 기도해 주는 남편이 좋아요]
최고의 개그맨 겸 진행자로 인기를 끌어온 서세원과 똑 부러지는 내조로 대한민국 주부들 의[워너비 모델]이었던 서정희 부부. 많은 이들에게 부러움을 샀던 이들 스타 부부는 큰 인기를 얻은 후부터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락내리락 힘든 삶을 살아왔다.

 

2002년에는 서세원이 연예인 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속 기소되며 징역 10개월에 집행 유예 2년, 벌금 5000만원의 판결을 받았다. 당시 서세원과 검.경과의 갈등, 매니저 가혹 행위 의혹 사건 등으로 한동안 세상이 떠들썩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서정희는 남편이 연예계 비리 사건에 연루됐던 2002년부터 현재까지, 모든 것을 잃은 7년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남편이 연예계 비리 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을 당시 홍콩과 중국 등지로 본의 아닌 도피를 하게 되면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 이어졌단다. 당시 남편은 영화 계약 건으로 검찰의 양 해를 얻어 홍콩에 출국, 사흘 간 머물 예정이었는데 출국 다음 날 바로 도피 중이란 기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고. 결국 겁을 먹은 남편은 중국의 아는 장로 집으로 급히 옮겼다.

 

이때부터 의도하지 않은 도피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녀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던 건 하루가 다르게 세상에 쏟아져 나오는 무서운 소문이었다.

[마카오에서 도박을 했다. 곧 이혼할 것이다]등 어디서부터 바로 잡아야 할지 모를 시나리오들로 우리 가족을 궁지에 몰아넣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천이는 세인트 폴즈 스쿨 학생들에게 교복을 맞춰 주고, 동주는 MIT 공대 수학과에 기부금을 내고 들어갔다는 소문도 떠돌았어요.]

당시 미국으로 은신처를 옮긴 부부는 처음에는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마음놓고 예배 보러 다닐 수도 없었다. 또 미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남편 서세원의 건강은 최악이었다.


갑상선, 고 혈압, 허리디스크에 잇몸이 내려앉아서 먹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단다.
결국 두 사람은 300여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고, 한국에 돌아온 그 날로 서세원은 구속됐다. 그리고 20일 후 보석으로 풀려났고, 이후로도 연이어 고통이 찾아왔다.

 

2004년 서세원이 복귀를 노리며 제작한 영화[안중근]은 흥행에 실패했고 그 바람에 빚이 35억원에 이르게 됐다. 지금도 집과 재산이 압류되어 있는 상태.

[예전에는 남편에 대한 원망도 많았어요. 그런데 마음을 달리 먹으니까 괜찮아 지더라고요. 고난이 저나 가족 모두를 성숙하게 만들었어요. 또 바깥의 압력으로부터 가족이 뭉칠 수 있게 해줬고요. 지금은 오히려 위기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이번 책은 그간 여러 사건들로 인해 받았던 고통을 밖으로 표현함으로써 스스로를 치료하는 작업 중 하나였다. 그녀는 모든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를 했다. 그녀의 모습을 본 서세원도 서서히 변화를 보였다. 요즘 그는 어디서든지 기도를 한다. 예전에는 기도만 시키면 화를 내던 사람이 지금은 잠들기 전에 아내의 손을 잡고 기도해 준다.

 

[아시다시피 저희 가족은 정말 힘든 시기를 많이 겪었잖아요. 세상의 비난도 많이 받았고요. 그럴 때마다 묵상을 통해 화내기보다 감사하는 법을 배웠어요. 유난히 굴곡이 많았던 저희 가족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도전할 수 있었는지 저의 경험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번 책은 그녀가 글을 쓰고 모든 사진을 딸 동주(26)가 찍었다. 또 엄마와 딸이 함께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을 하며 디자인까지 꼼꼼히 챙겼다. 남편 서세원은 사진 찍는 모녀를 뒤에서 보조하는 어시스턴트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이번 책은 온 가족에게 의미가 깊다.

 

* 가족은 나의 힘이지만 이제 가족 이야기는 그만 했으면...

서정희는 아버지를 다섯 살에 잃었다. 4남매를 홀로 키우기가 어려웠던 그녀의 어머니는 이민을 결심했고, 미국으로 오라는 이모의 편지를 받자마자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이민을 가기 전 영어 학원을 다니던 그녀는 모델 캐스팅을 받아 지금의 남편 서세원을 처음 만났다.


서세원은 그녀를 만나자마자 결혼을 하자고 했다. 서정희는 [삶이 외롭고 힘들었기 때문에 결혼해서 공부도 시켜 주고 친정도 돌봐주고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남편 말을 믿었다.

서정희 라는 이름보다, 서세원의 아내, 동주 엄마, 동천이 엄마로 더 자주 불렸다.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는 그녀이지만 때로는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게 당연했다.

가슴속 응어리들을 모두 녹여내는데 7-8년이 걸렸는데, 새 책을 내고 안정된 마음이 또다시 흔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저는 그저 연약하고 부끄러운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절 궁금해할지도 모르겠어요.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게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격려 끝에 용기를 내본 겁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에게 감동의 대상이 돼서 열심히 사는 모습 을 보여 주는게 저의 소원이에요.]

올해 나이 마흔 여덟, 절대 동안의 그녀도 이젠 책을 읽으려면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가 됐다. 보름에 한 번 흰머리를 염색하기도 하고 1년에 1kg씩 체중이 는다.


이제는 여유롭게 인생을 즐겨도 되련만 여전히 그녀는 억척스럽게 새벽에 일어나 집안을 돌본다. 조용히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며 그 속에서 일의 원칙과 요령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서정희식 마음 치료법이다.
<여성중앙 9월호>취재_윤혜진 기자

(사진-지리산계곡)

 

*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시18장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