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의 즐거움
[이재국의 우당탕탕]<25>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단순하게 음식을 맛있게 하거나, 식당 영업을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정직과 신용을 바탕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생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어서다. 식당은 돈 내고 밥을 먹는 곳이다.
식당 사장님은 손님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고, 그 손님이 단골이 되고, 단골이 많아져서 돈도 많이 벌게 되면 그게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손님의 즐거움’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걸로 끝일까? 최근에 손님의 즐거움을 느낀 적이 몇 번 있었다.
무더운 여름 어느 날 연희동에 냉면을 먹으러 갔다. 냉면을 시키고 주전자에 들어 있는 뜨거운 육수를 따라 마시다 그만 컵을 떨어뜨렸다. 육수가 순식간에 테이블로 번졌고, 이내 바지 위로 흘렀다. 얼른 물수건으로 닦아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사장님이 그 모습을 보고 얼른 우리 자리로 오더니 마른 수건으로 테이블을 한 번 더 닦아 주며 “괜찮아요? 뜨거울 텐데” 하고 물어보았고 나는 “괜찮아요. 죄송합니다. 제가 컵을 떨어뜨려서”라고 말했다.
사장님은 주방으로 가더니 잠시 후, 만두 한 접시를 가져다주었다. “저희 만두 안 시켰는데요?” “서비스로 드리는 거예요. 기분 좋게 냉면 드시러 오셨는데 육수 때문에 안 좋은 기억으로 가시면 안 되잖아요.”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 일이라고 굳이 책에서 배우지 않더라도 사장님의 마음에서 많은 게 느껴졌다. 아, 이런 게 손님의 즐거움이구나!
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사장님이나 주방장에게 맛있다는 표현을 꼭 한다. 어릴 때 어느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표현을 하지 않으면 그건 죄악이다’라는 구절을 본 후, 더욱 표현을 하게 됐다.
자주 다니는 한남동 백반집에 가서도 맛있는 국이나 반찬이 나오면 사장님께 “오늘 감자조림 정말 맛있어요!” “오늘 아욱국이 일품입니다. 어머니 생각이 나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사장님은 항상 “아휴, 배가 고프셨나 보죠”라며 겸손하게 말씀을 해주신다.
하루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시는 아주머니께도 “오늘 가지볶음 정말 맛있습니다.
두 번이나 시켜 먹었어요!”라고 했더니 “입맛에 맞으셔서 다행이에요”라고 하셨다.
오래된 백반집이고 장사가 잘되는 걸 보면 자만심을 가질 만도 한데 늘 겸손하게, 손님의 마음을 헤아려가며 말씀해 주신다. 백반집에서 7000원을 내고 반찬 여섯 가지에 밥 한 끼 먹었지만 또 한 번 손님의 즐거움을 느꼈다.
아침에 출근하는 회사원들을 보면 웃는 사람이 별로 없다. 다들 무표정한 얼굴로 스마트폰을 보며 회사 건물로 들어간다. 하지만 점심시간에 건물을 나와 식당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웃는 사람이 많다. 그 정도로 밥 한 끼는 소중하고 식당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그렇게 기다린 점심시간인데 맛없는 식당에 가거나 성의 없는 식당에 가면 즐거울 기회를 놓치게 된다. 아무리 바빠도 식사는 대충 때우지 말고 손님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나만의 식당을 많이 만들어 놓자.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는 꼭 사장님께 표현을 하자. 그럼 반찬 한 가지라도 더 먹을 수 있는 행운이 올지도 모르니까.
이재국 방송작가 겸 콘텐츠 기획자입력 2019-09-03 03:00수정 2019-09-03 03:00
http://www.donga.com/news/Main/article/all/20190903/97240144/1
..........
* (계3:17)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라 부요 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 하도다.
# 자기도 모르는 병이 있습니다. 고쳐야 행복합니다.
건강한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우연한 검진에서 큰 병이 발견되면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몸의 병뿐 아니라 인격적 병도 자신은 잘 모릅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은 꽤 괜찮고 건전한 성품의 소유자인 줄 알고 잘난 멋에 삽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볼 때는 꼴사나운 모습도 많습니다. 이런 문제를 스스로 점검하고 바르게 잡아 나갈 수 있으면 대단히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할 의지가 있고 적은 노력이라도 한다면 가능성은 있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몸과 마음과 행위를 보십니다. 불꽃같은 눈으로 아주 세밀하게 보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주님 앞에서 숨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곤고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고 처량하고 부끄러운 모습이면서도 그것을 모르고 있다]고 진단하셨습니다.
♥ 자신의 모습을 살피고 인정하고, 육체의 병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인격적이고 영적인 병은 주님 앞에 엎드려 성령님의 도움을 받기 위하여 호소하며 적극적이고 겸손한 자세를 가지면 얼마든지 치유가 됩니다. 겸손히 자신을 진단하고 고쳐 나가는 삶이 행복한 삶입니다
. -이박준 (lee7j7@daum.net)
'이런일 저런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3234. 로봇이 신체 능력을 강화하는 시대 (0) | 2019.09.16 |
---|---|
3231. 청소년야구, 日 울렸다 (0) | 2019.09.10 |
3227. 세계를 바꿀 사업가 한국계 20대 돌풍 (0) | 2019.09.04 |
3225. 애국가 작곡자는 세계적 음악가 (0) | 2019.09.02 |
3222. 외딴 섬에서 미친 도전으로 성공했다 (0) | 2019.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