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야기

2075. 십자가 이야기

행복을 나눕니다 2015. 5. 27. 06:54

 

 

 

십자가 이야기

"십자가는 늘 묻지요평안하냐고"

20년간 전 세계 2.000여점 수집, '십자가 이야기' 낸 송병구 목사

 

30년 전 처음 교회 개척하면서 물푸레로 십자가 만든 게 시작

"로마제국 형틀서 비롯됐지만 '죽음·부활'이란 희망 상징해"

 

"제가 생각해도 참 신통해요. 그때 십자가를 살 생각 않고, 어떻게 직접 만들었는지."

 

경기도 의왕시 색동교회 송병구(54) 담임목사의 '십자가 이야기'30년 전 직접 깎아 만든 '물푸레 십자가'로 거슬러 올라갔다. 1985년 경기 김포에 월세 2만원짜리 농가를 얻어 문수산성교회를 개척했을 때다. 한강이 임진강과 만나 강화도를 거쳐 바다로 흘러가는 접경 지역 문수산성엔 해가 지면 대남·대북방송 소리가 어지러이 섞였고 동네에도 민간인, 군인이 거의 반반이었다.

 

분단을 눈앞에서 피부로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동네에서 뒤주를 얻어 강대상(講臺床) 삼고, 십자가는 자신이 직접 뒷산에서 물푸레나무를 구해 만들고 그 위에 동네에 굴러다니는 철조망을 덧댔다. 울퉁불퉁, 구불구불 못생겼지만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십자가였다.

 

'십자가 전문가' 송병구 목사가 경기 김포 고촌감리교회 '크로스 갤러리'에 상설 전시된 십자가들을 찾았다. 송 목사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상징하는 십자가를 통해 고통 속의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읽고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최근 '송병구 목사가 쉽게 쓴 십자가 이야기'(신앙과지성사)를 펴낸 송 목사는 20년간 전 세계 십자가 2000여점을 수집한 십자가 전문가이자 연구자다. '십자가, 168개 상징 찾아가기' '십자가 사랑' '십자가 순례' 등 십자가 관련 저서만 이번이 다섯 번째다.

 

송 목사가 본격적으로 십자가 수집에 나선 것은 1995년 독일 한인교회 담임으로 가면서부터다. 유럽은 천주교, 개신교뿐 아니라 정교회, 콥트교 등 십자가의 보고였다. 각 종파의 DNA를 간직한 십자가는 그리스도교 문명 공부에 훌륭한 참고서였다. 유럽 생활 7년 동안 골동상, 벼룩시장에서 십자가만 보이면 주머니를 털었다. 때론 현금이 모자라 아쉽게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2002년 귀국 후에도 수집은 계속됐다. 소문이 나자 지인들은 여행 중에 색다른 십자가를 발견하면 구해와 그에게 선물했다. 2005년엔 1000여점으로 전시회도 열었다.

 

양이 쌓이면 질을 바꿔놓는다 했던가. 볼트·너트를 용접해 작은 사람이 매달려 올라가는 철조망 십자가, 양팔 없는 예수님을 표현한 십자가, 콜롬비아 농부들이 농사짓는 자신들의 일상을 그려 넣은 소형 십자가. 그가 수집한 십자가들은 저 높은 교회 지붕 꼭대기에 얹힌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곳의 현실 스토리를 담고 있었고, 묵상거리를 던졌다.

 

로마제국의 형틀에서 비롯됐지만 십자가는 고통만을 상징하지 않는다. 동시에 예수님 죽음과 부활이라는 평화와 희망, 적십자와 앰뷸런스 십자가처럼 절체절명의 순간 찾게 되는 구원의 메시지를 보여준다. 책에는 그의 20년 십자가 사랑과 수집 과정, 묵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십자가 정신의 재발견'이라고 표현했다. "십자가는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으로 당연히 생각들 합니다. 저는 ', 십자가가 있었네!' 하는 걸 새삼 느끼게 하고 싶어요. 부활하신 예수님은 스승을 잃고 불안해하는 제자들에게 '평안하냐'고 세 번 거듭 물으셨습니다. 십자가는 언제나 우리에게 평화, 샬롬을 잊은 건 아니냐고 묻고 있습니다. 십자가를 좀 의식하며 살자는 이야기지요."

 

'십자가 부자'이지만 목회는 항상 출석 교인 100명 이하의 '작은 목회'였다. 개척했던 문수산성교회 60여명, 5년 된 색동교회도 100명 안팎이다. 그는 늘 사택 혹은 전셋집에 살아왔다. 평생 자가(自家)를 가져본 적 없다. 2000여점 십자가는 여기저기 창고와 지하실 등에 나눠 보관하다 2009년 김포 고촌감리교회 크로스 갤러리가 생길 때 700여점을 맡겨 상설 전시하고 있다. 올해는 부활절을 맞아 별도로 400여점을 주제별로 정리해 5일까지 인천 학익교회에서 전시되고 있다. 조선일보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입력 : 2015.04.03 03:00 | 수정 : 2015.04.03 10:22

 

* (고전 1:18)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 무엇이나 그 가치를 알면 그것이 귀하지만 가치를 모르면 아무리 귀한 것이라도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오늘 날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가 그 당시에는 흉악한 죄인을 사형 시키는 무서운 형틀에 불과했지만,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죽어 주심으로 구원의 진리를 나타내는 상징이 됐습니다. 십자가의 진리를 모르는 사람은 한낱 혐오스런 형틀의 모형으로만 보이지만,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에 관한 숨은 진리를 알고 믿는 사람에게는 그 삶 속에서 하나님의 능력을 맛보게 됩니다. 십자가의 진리를 우리 모두가 알고 믿기를 소망합니다.-이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