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1. 꽃동네 '7080 천사들'
꽃동네 '7080 천사들'
봉사하는 인생2막… '설립 40년' 꽃동네 환하게 밝히다… 평균 나이 80세 자원봉사자들
- 꽃동네 최고령 의사 최일영씨, 의대교수 정년퇴직 후'무급 봉사'
매주 5일씩 병원에서 환자 돌봐… 직접 거즈 갈고 피고름 짜는 일도
- 29년째 봉사 '꽃동네 代母' 조봉숙씨.
간호사 은퇴 후 꽃동네로 이사… 간호일 하다 재봉기술 배워 봉사
아파트 팔아 꽃동네대학에 기부도
- 15년 바느질 봉사 김경순씨
- 꽃동네 병원에 입원한 남편… 일주일도 힘들다했는데 5년 버텨
빚졌다는 생각으로 봉사활동
지난 20일 오전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에 있는 인곡자애병원. 장애인과 독거 노인, 버려진 아이 등 소외된 2000여 명이 모여 사는 사회복지 시설 '꽃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이 병원 로비는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대부분 휠체어를 탄 중증 장애인들이었고, 끊임없이 혼잣말을 하거나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는 정신 질환자들도 있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의사가 지나가자 바닥에 누워 있던 환자들이 "교수님, 교수님" 하며 다가갔다. 노(老)의사는 허리를 숙여 환자들의 침을 닦아주면서 "요즘은 좀 어때요"라고 물었다. '꽃동네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이 병원의 최고령(最高齡) 의사 최일영(76)씨다.
“새해 소망은 건강… 봉사 좀 더 하고싶어” - 충북 음성군의 사회복지시설‘꽃동네’엔 천사 3인방이 있다. 꽃동네 슈바이처로 불리는 인곡자애병원 최고령 의사 최일영(76·왼쪽부터)씨, 간호사직에서 은퇴한 뒤 29년째 병원 내 궂은일을 도맡고 있는 조봉숙(여·84)씨, 꽃동네에서 쓰는 침대 시트와 환자복을 만들기 위해 15년 넘게 재봉틀을 돌리는 김경순(여·79)씨. /조인원 기자
최씨는 지난 2005년 한양대 의대교수로 정년퇴직한 지 닷새 만에 이 병원으로 옮겨와 11년째 일하고 있다. 거액 연봉을 제시한 대형 병원의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꽃동네에서 매주 5일씩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월급을 한 푼도 받지 않는 순수한 자원봉사자다.
대학 병원과 '꽃동네 병원'은 여러모로 달랐다. 인턴이나 레지던트처럼 치료를 거들 인력이 없기 때문에 최씨는 환자의 피고름을 짜거나 거즈를 가는 일도 직접 하고 있다. 점심은 병원 안에 있는 식당에서 환자들과 어울려 먹는다.
'혈액종양' 분야의 전문가로 교수직에서 은퇴한 뒤 '제2의 인생'을 편히 살 수 있었던 최씨가 무급 봉사를 자처한 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학생들에게 행림춘만(杏林春滿·살구나무 숲에 봄이 가득 찼다)이라는 중국 고사(故事)를 자주 가르쳤다. 한 의사가 환자들에게 "치료비는 안 줘도 되니 고마우면 살구나무를 심으라"고 했더니 의원 뒷산에 살구나무가 숲을 이뤘다는 내용이다. 최씨는 "학생들이 '강의에 감동받았다'는 편지를 보냈는데 그때 '가르침을 몸소 실천해야 부끄럽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지난 1976년 조그만 콘크리트 건물에서 출발한 '꽃동네'가 올해로 설립 40주년을 맞았다. 꽃동네가 이처럼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최씨처럼 아무 조건 없이 베푸는 삶을 실천한 자원봉사자들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꽃동네 대모(代母)'로 불리는 조봉숙(84)씨는 지난 1988년 간호사직에서 은퇴한 뒤 아예 꽃동네로 이사와 살며 29년째 봉사하고 있다. 처음 13년간은 직접 간호 봉사를 하다 나이 때문에 더 이상 간호 일을 하기 힘들어진 2001년부터는 재봉 기술을 배워 소독포처럼 병원에 필요한 물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2002년엔 대녀(代女·천주교에서 종교적 후견을 받는 사람)가 마련해준 아파트를 팔아 가톨릭대와 꽃동네대학교에 각각 1억원씩 기부했다. 조씨는 "간호사 시절 오웅진 신부(꽃동네 설립자)와 '은퇴 후엔 꼭 꽃동네에서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해 이를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조씨와 '절친'(친한 친구)인 김경순(여·79)씨는 2001년 11월부터 조씨와 함께 '바느질 봉사'를 하고 있다. 꽃동네에서 쓰는 침대 시트와 환자복 같은 모든 천 종류는 조씨와 김씨의 손을 거친다. 젊었을 때 한복 가게를 운영했던 덕분에 고령의 나이에도 바느질 솜씨는 녹슬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1997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이 꽃동네 병원에 입원하며 인연을 맺었다. 그는 "당시 남편은 '일주일도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결국 꽃동네에서 5년을 더 살다 숨졌다"며 "꽃동네에 빚졌다는 생각에 봉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평균 나이 80세인 세 봉사자의 새해 소망은 '건강'이다. 그런데 건강하고 싶은 이유가 남다르다. '오래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봉사하고 싶어서라고 한다.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조씨는 손을 내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하나도 안 힘들어. 이렇게 안 힘들어서 천국 갈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인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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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 8:18-20) 18 시몬이 사도들의 안수로 성령 받는 것을 보고 돈을 드려 19 이르되 이 권능을 내게도 주어 누구든지 내가 안수하는 사람은 성령을 받게 하여 주소서 하니 20 베드로가 이르되 네가 하나님의 선물을 돈 주고 살줄로 생각하였으니 네 은과 네가 함께 망할지어다.
# 돈으로 모든 것 해결하려 하면 큰코다칩니다.
돈은 여러 면에서 필요합니다. 돈이 깨끗하고 아름답고 귀하게 사용된다면 좋은 일이지만, 무엇이나 돈으로 해결하려하면, 되지도 않겠지만 불행을 자초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하나님의 능력도 돈으로 흥정하다가 [돈과 함께 망할 것이다]라는 저주를 받았습니다. 세상살이에도 돈 자랑 하며 돈의 힘을 과시해보려는 사람은 패가망신하는데, 하물며 우주만물의 주인이시고 무한 부자이신 하나님의 일을 돈으로 흥정하거나 접근하면 백발백중 허사가 되고 망하게 됩니다.
청렴하게 벌어서 바르게 사용될 때만 돈의 진가를 발휘합니다. 대한민국이 많이 발전하여 풍요를 누리는 사람이 많은데, 저들이 돈을 앞세워 약자 위에 군임 하려는 모습을 보면 염려됩니다. 교회도 일하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돈이 하나님 능력보다 우선 하거나 더 귀하게 여겨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기도해야 합니다.-이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