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3. 한글날, 우리말과 글을 예쁘게
한글날, 우리말과 글을 예쁘게
⓵ 한글은 논리적…배울수록 흥미로워
한국말 배우는 외국인 4명… "젊은이들 쓰는 표현․신조어는 어려워“
지난 6일 오후 러시아와 인도네시아․오스트리아․일본에서 온 외국인 4명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 앞에 모여 유창한 한국말로 한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일본인 나카노(中野耕太․27)씨가 "일본 글자가 한자를 음에 맞춰 변형시킨 것과 달리, 한글은 입 모양과 천지인(天地人)이라는 창제 원리에 따라 만들어졌는데 15세기에 이런 대단한 일을 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고 했다. 그러자 오스트리아에서 온 샤우처(Schautzer․26)씨가 "한글 체계는 상당히 논리적이어서 글자만 봐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쉽게 알 수 있다"고 맞장구쳤다.
▲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한글을 배우러 한국에 온 외국인 학생들이 두 팔로 하트를 그리며 한글 사랑을 나타내고 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이들 4명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한국어 펠로십 프로그램'에 선발돼 서강대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2년째 한국말을 배우는 인도네시아인 딜라(Dilla․27)씨는 "한류 열풍으로 모국에서 한글을 봤는데 글자가 참 귀여웠어요. 그런데 예쁘게 쓰는 건 여전히 어렵네요"라며 웃었다. 곁에 있던 러시아인 크멜니츠카야(Khmelnitskaya․35)씨는 "만약 세종대왕이 없었더라면 한자로 한국어를 배워야 했을 거예요. 그럼 지금보다 배우기가 더 어려웠겠죠?"라고 했다.
어머니가 일본인인 샤우처씨는 "동아시아 정치․경제를 공부하다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돼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크멜니츠카야씨는 한국 영화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딜라씨는 인도네시아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고등학생 때 한국에 여행 와 한글을 익혔던 나카노씨는 도쿄대에 진학해 한국어와 한국사를 배우고 대학원에 진학해서는 한국사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네 사람은 모두 "같은 한국말인데도 젊은이들이 쓰는 말은 너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를 '땜에', '월요일'을 '월욜'이라고 줄여 말하거나 말끝에 'ᄋ', 'ᄆ'을 붙여 '~했어용', '~했삼'으로 쓰는 언어 습관은 한국말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교과서에도 없고 사전에도 없는 말들이라 전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딜라씨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며 "인도네시아도 젊은 사람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나 신조어가 많아서 오랜만에 고국에 가면 못 알아들을 때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크멜니츠카야씨는 "한국어는 퍼즐(puzzle) 같다"고 했다. 그는 "'생선'과 '선생'처럼 글자 위치만 바뀌었을 뿐인데 뜻이 완전히 달라져서 신기했다"며 "이런 점 때문에 한국어는 배울수록 흥미로운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샤우처씨는 "무역업체나 컨설팅 업체에서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했고, 크멜니츠카야씨는 "자막 도움 없이 한국 영화를 마음껏 보고 싶다"고 했다. 나카노씨는 "제대로 된 한국사 연구를 위해서는 한국 학생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며 "연구 라이벌들이 있는 한국에 돌아와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박진영 기자 jyp@chosun.com 입력 : 2010.10.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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⓶ "정말 아름다운 우리말에 우리도 놀랐어요"
[한글날 앞두고 우리말 노래 '가나다 같이' 발표 악동뮤지션]
몽골서 자라며 한글 애착 더 커져… '파니' '윤슬' 등 순 우리말 많이 써
발음에 신경 쓰느라 녹음 거듭, 우리카드·YG 참여… 9일 음원 공개
동네에선 어린 아가들이 도담도담(탈 없이 잘 놀며) 잘 지내고 이웃 형은 파니(아무 일 없이) 논단다. 어여쁜 소년을 깜짝 마주했다면 살랑이는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에 비춰 몰래 얼굴을 빤히 본단다. 〈'악동뮤지션'의 노래 '가나다 같이'에서〉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 'K 팝스타 시즌2'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요계에 등장한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멤버 이찬혁·이수현)이 지난해 10월 '시간과 낙엽'이라는 디지털 싱글을 내놓은 지 1년 만에 신곡을 선보인다. 위트 넘치는 가사와 순수한 감성을 노래에 담아 호평을 받아온 오누이가 이번에는 오는 9일 569돌 한글날을 맞아 '가나다 같이'라는 노래를 가져왔다. 'ABC송'과 비슷한, '가나다송'이다.
19살인 오빠 찬혁군이 직접 작사·작곡했고, 세 살 터울인 동생 수현양이 함께 노래를 부른다. "처음 작곡을 시작했을 때 출판사에 오랫동안 계셨던 아버지가 순 우리말을 모아서 주셨어요. 저희가 특이한 소재를 좋아하다 보니 어디에 쓸까 고민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쓰게 됐어요. 우리말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찬혁)
내일(9일) 0시 569돌 한글날을 맞아 새 노래‘가나다 같이’를 선보이는‘악동뮤지션’의 이찬혁(오른쪽)과 이수현 남매.
내일(9일) 0시 569돌 한글날을 맞아 새 노래‘가나다 같이’를 선보이는‘악동뮤지션’의 이찬혁(오른쪽)과 이수현 남매. 이들은“순 우리말이 많으니 다 함께 한글의 아름다움을 즐기자”고 말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악뮤' 남매는 2008년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몽골로 갔다. 금전적 문제로 몽골에서 학교에는 다니지 못하고 '홈스쿨링'(학교 대신에 집에서 부모에게 교육받는 것)을 했다. 5년여 외국 생활로 고국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이 강해진 데다 학교에 다니지 않았던 탓에 언어 특히, 우리말·우리글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몽골에선 한국 사람 만나면 진짜 반가워요. 멀리서도 한국 사람은 알아볼 수 있는 걸요. 애국심이 불타오르죠. 저희가 몽골인 또래들과 어울릴 일이 적었기 때문에 언어적인 부분이랄까, 우리말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진 것 같아요."(찬혁)
찬혁군은 '가나다 같이'의 작사·작곡부터 편곡까지 이틀 만에 해냈다. 한마디로 '꽂혀서' 순식간에 머릿속에 구상이 떠올랐다고 한다. 순 우리말을 많이 넣어 한국어와 글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고, 청소년들이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평소의 '악뮤 스타일'에서 벗어나 빠른 템포를 입혔다. 한류 열풍과 함께 우리말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을 위해 노래 앞부분에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를 집어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예전 송창식의 노래 '가나다라'를 연상시킨다.
"'가나다송'이다 보니 발음에 더 신경이 쓰여서 최대한 또박또박 부르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몇 번이나 다시 녹음했죠. 그냥 흘려듣지 마시고 모르는 단어는 꼭 찾아봐 가면서 의미를 알고 느꼈으면 좋겠어요."(수현)
'가나다 같이'는 우리카드가 '악뮤'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한글날을 맞아 기획한 프로젝트다. 우리카드 이응준 홍보실장은 "'ABC송'은 세 살짜리 꼬맹이도 즐겨 부르는데 왜 '가나다송'은 없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라며 "'가나다 같이'를 통해 이번 한글날이 생활 속에서 한글 사랑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카드와 YG는 '가나다 같이' 출시를 계기로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우는 노인들이나 해외 이주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사업도 지원할 예정이다. 또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높은 만큼, '가나다 같이'를 적극 홍보해 '한글'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 높여볼 계획이다. 악뮤의 새 노래 '가나다 같이'는 9일 0시에 유튜브와 우리카드, 그리고 YG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다..
조선일보 안중현 기자 입력 : 2015.10.08 03:00 | 수정 : 2015.10.08 08:01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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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16:31-32)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하고 32 주의 말씀을 그 사람과 그 집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전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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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말과 글이 있음은 자랑입니다. 그런데 우리말과 글이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외래어와 신조어에 가려지기도 하고, 비속어와 욕설이 분별없는 젊은이와 방송인과 연예인들 그리고 정치인들에게까지 퍼졌습니다. 특히 댓글을 쓰는 일부사람 중에는 욕설로 시작하여 비속어를 혼용하여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자랑스러운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가꾸는 일은 우리의 책임이고 의무입니다.
말과 글은 그 사람의 인격입니다. -이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