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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6. 대북방송이 위력적인 이유

행복을 나눕니다 2015. 9. 1. 06:35

  사진-연합뉴스

 

 

대북방송이 위력적인 이유

 

전 대북 심리전 부대 간부 인터뷰-중앙일보

중국 개방, 태풍 북상 등 생활뉴스. 북한군인들 관심 끄는 내용 많아

 

1990년대 방송 듣고 귀순한 병사. 음악방송 진행요원 민지찾기도

아이유 노래, 현영철 총살 소식 북한 병사 마음 흔들었다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동아일보

남한에서 송출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들리는 북한 지역 10km 범위 안에는 완전히 상반되는 두 종류의 북한군 병사들이 근무한다. 출신 성분이 가장 좋은 간부 자녀들과 출신 성분이 가장 안 좋은 노동자 농민의 자녀들이다.

 

간부 자녀들은 군사분계선(MDL) 비무장지대 2km 정도 구간의 경비와 수색을 담당하는 민경(민사행정경찰) 부대에서 주로 일한다. 민경의 선발 요건 제1조는 계급적 토대’, 즉 출신 성분이다. 이렇게 따져 뽑다 보면 주로 간부 부모를 둔 자녀들이 선발될 수밖에 없다. 전방에는 민경대대가 10여 개 있고, 대대마다 1800명 정도 배속돼 있으니 민경 전체는 2만 명이 좀 안 된다.

 

민경은 북한군에서 최상의 대우를 받는다. 최전방 사단에 소속돼 있지만 보급은 평양에서 따로 받는다. 매주 두세 끼 육류를 먹고, 당과류와 필터담배도 공급된다. 명절 때마다 꿩고기 사탕 귤 등이 담긴 선물박스가 전달된다. 외출 때 장교복을 입고 나가는 특권도 보장되며 제대하면 공산대 졸업증을 받고 곧바로 간부로 등용된다.

 

반면 민경부대 약 1km 후방에 있는 ‘1제대부대엔 출신 성분이 나쁘고 가난한 집 자녀들이 주로 간다. 부모들은 자식을 배고픈 고생이 덜한 국경경비대나 해안경비대 같은 좀 나은 부대로 빼돌릴 연줄도 돈도 없다. 1제대에 속하는 최전방 1, 2, 4, 5군단 병사들에 대한 보급은 최악이다. 3년 전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노크 귀순사건의 당사자가 귀순 후 배가 고파 칡뿌리를 캐 먹었고 소금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오랜만에 맛본 소금에서 단맛이 났다고 했던 게 대표적이다. 특히 강원도 1, 5군단은 피복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아 신발 밑창에 나무껍질을 덧대고 다니는 병사도 적지 않다.

 

김정은 시대 들어 1제대 군단들은 더욱 홀대를 받고 있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체제의 최대의 적은 미제나 남조선이 아니라 탈북자라고 공언한 뒤 북-중 국경을 분계선처럼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에 최근 북-중 국경이 전기철조망으로 봉쇄되고 지뢰까지 매설된다는 정보도 있다. 식량과 피복 등 군수물자는 국경경비대에 우선적으로 공급된다.

 

전방 군단이 홀대받는 이유는 북한군의 전력으로 남침하기엔 어림도 없고 그렇다고 한미 연합군이 북진해 올라올 일도 없다는 것을 김정은이 잘 알기 때문이다. 5중의 전기철조망과 조밀한 지뢰밭에 민경까지 지키고 있어 병사들이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남쪽으로 탈출하기도 거의 불가능하다.

 

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 한국군 경계초소(GP)와 일반전초(GOP) 사이에 위치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런 두 부류의 병사들에게 외부 소식을 전해준다. 방송 내용은 2004년 중단하기 전과 별 다를 바가 없지만 그 위력은 11년 전에 비해 몇 배로 더 커졌다. 청취자인 북한 병사들이 장마당 세대로 완전히 구성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시사사전에도 올라온 장마당 세대국가 배급망이 붕괴된 이후 태어나 국가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 세대이다. 이 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간부 자녀든, 가난뱅이 자녀든 대북 방송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근래에 북한 사회를 휩쓴 한류의 주 소비자가 바로 간부 자녀들이다. 한국 제품을 가장 선호하는 부모들 밑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 말투를 따라 한 세대가 현재 민경에서 근무한다. 이들의 머릿속에 한국은 부유하고 자유로운 곳으로 각인돼 있다.

 

1제대 병사들은 부익부빈익빈이 고착화된 사회구조 속에서 체제에 대한 반감이 가득한 부모 밑에서 성장했고 충성심이 매우 희박하다.

 

이런 병사들에게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전달하면 어떻게 될까. 물론 그들이 당장 폭동을 일으키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입장에선 체제를 지키라고 보낸 수십만 명의 병사가 10년 넘게 반동으로 세뇌돼 제대한 뒤 전국에 흩어지는 상황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민경 병사들은 미래의 북한 간부이기도 하다.

 

기를 쓰고 탈북 하는 북-중 국경경비대만도 골치가 아픈데,

남쪽에서까지 체제 불만 세력이 자란다면 북한 체제는 어떻게 될까.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자마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급히 달려와 사활을 걸고 회담에 매달린 것엔 이런 사정이 숨어 있다.

 

북한이 이번에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켰다고 안심할 순 없을 것이다.

북한이 점점 더 높이 쌓아가고 있는 거짓의 누각은 진실이 파고들수록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동시에 시간이 흐를수록 대북 확성기의 위력도 커지게 될 것이다.

동아일보 주성하기자 입력 2015-08-27 03:00:00 수정 2015-08-27 14: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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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21-22) 21 여호와께서 그들 앞에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그들의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 기둥을 그들에게 비추사 낮이나 밤이나 진행하게 하시니 22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 기둥이 백성 앞에서 떠나지 아니하니라

 

   # 사람들 능력은 제한적입니다. 그러나 전능하신 하나님께는 불가능이 없습니다.

사람이 상상도 못 할 일들을 행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탈출할 때 광야에서 40년 동안 헤매게 됩니다. 그 지역 기온이 낮에는 엄청 덥고 밤에는 너무 추웠습니다. 그들에게 더위와 추의를 해결할 대책이 없었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낮에는 구름으로 더위를 막아 주셨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추위를 면하게 해 주셨습니다. 물론 구름기둥과 불기둥은 다용도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상상할 수 없는 능력으로 실시간 개인과 대한민국과 온 세계를 관리하시며 보호하시고 인도하십니다. 상황 따라, 지인이나, 우방이나, 자연환경, 어떤 때는 알지 못하는 나그네를 통하여서도 일하십니다. 우리가 둔하여 미처 느끼지 못하고 실감을 못 할 뿐입니다. 하나님께 좀 더 예민하면 범사에 감사할 일뿐입니다.-이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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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노래, 현영철 총살 소식은, 북한 병사 마음 흔들었다

 

전 대북 심리전 부대 간부 인터뷰

중국 개방, 태풍 북상 등 생활뉴스. 북한군인들 관심 끄는 내용 많아

1990년대 방송 듣고 귀순한 병사. 음악방송 진행요원 민지찾기도

국군심리전단 관계자들은 1962년 이후 반세기 가까이 북한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던 유일한 부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황선천 전 국군심리전단 주임원사(왼쪽)와 이윤규 합동참모본부 심리전 정책자문위원이 본지 기자에게 이번 대북 방송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설명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810~25일 우리 군이 대북 방송에 사용한 확성기.

지난 25일 타결된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의 유감 표명을 끌어낸 일등공신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었다. 대북 방송은 국방부 직할 부대인 국군심리전단이 맡고 있다. 확성기 방송을 비롯해 삐라라고 불리는 전단 살포 등 대북 심리전과 관련된 모든 작전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이윤규(59·예비역 대령·육사 34) 합동참모본부 심리전 정책자문위원과 심리전 부대에서 37년간 복무한 황선천(60) 전 국군심리전단 주임원사에게 대북 확성기 방송의 내용과 효과 등을 물었다.

 

 이번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 체제 및 김정은 비판 K팝 등 음악방송 대한민국의 체제 우월성 홍보 민족 동질성 강조 날씨 등 실생활 뉴스로 구성됐다. 전체 방송에서 각각 20%씩이었다고 한다. 이윤규 위원은 특히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총살 소식은 북한 군인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무력부장은 우리의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는 북한군의 정신적 지주인 만큼 그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뉴스라는 것이다. 이 위원은 중국의 개혁·개방 뉴스와 태풍 고니의 북상 소식도 모든 정보가 차단된 북한 군인들이 관심을 가질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음악방송의 내용도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과거에는 나훈아의 고향역’, 태진아의 사모곡같은 흘러간 옛 노래를 트는 경우가 많았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일깨우거나 민족적 정서인 효()를 강조하는 노래가 심리적 동요를 일으킬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방송에선 아이유의 마음과 빅뱅의 뱅뱅뱅등 최신 가요를 많이 틀었다.

 

 이 위원은 북한의 2030 세대에겐 파급력이 셌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선에 배치된 북한의 젊은 군인 대부분이 고난의 행군시기(1996~2000)에 유년시절을 보냈다. 동네 장마당에서 꽃제비(어린 노숙자)로 연명한 이가 많아 장마당 세대라고도 불린다. 이 위원은 몰래 거래되는 한국 대중가요 테이프, 드라마 DVD 등을 접해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북한 당국에 대한 불만이 커 K팝으로 그들을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휴전선엔 당 간부 자녀들이 주축인 민경대원도 2만 명가량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황선천 전 주임원사는 이들은 한국 드라마·제품을 선호하는 부모들 밑에서 자라 한류 문화에 익숙하다향후 북한의 고급 인력이 될 민경대원들의 심리전 노출은 북한 정권에 미래의 위협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자 북한이 방송 중단에 사활을 건 배경이다.

 

 이 위원과 황 전 주임원사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활발히 이뤄지던 2004년 이전의 일화들도 꺼냈다. 이 위원 등은 김일성 사망 직후인 1994년부터 97년까지 확성기 방송을 듣고 귀순한 병사가 한 해에 서너 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당시 한 귀순 북한 병사는 우리 군의 신문 과정에서 농구선수 이명훈이 미국에서 뛴다고 대북 방송에서 들었는데 사실이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이명훈은 90년대 후반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입단 제의까지 받았던 장신 농구선수다. 황 전 주임원사는 공화국 영웅으로 떠받들어졌던 선수가 북한이 주적(主敵)으로 간주하는 미국에서 뛴다고 하니까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귀순 병사들은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주현미의 짝사랑등 대중가요를 줄줄 외우고 있었다고 한다. 2002년 월드컵 당시엔 전 경기를 확성기로 생중계했는데 한국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북쪽에서 하는 함성이 들리기도 했다. 황 전 원사는 “2000년대 초반 이 밤을 즐겁게란 음악방송이 있었는데 이 방송을 진행하던 민지’(여성 심리전 요원이 쓰는 가명)를 만나고 싶다고 한 북한 병사도 있었다고 했다.

 

 이 위원과 황 전 주임원사는 이번에 대북 확성기 방송의 효과가 증명된 만큼 20046월 대북 방송 중단으로 축소됐던 심리전 조직의 인력과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전 주임원사는 현재 국군심리전단의 지휘관은 대령급이라 군내 위상이 약하다장성급이 지휘하는 여단급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 글=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5.08.28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