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4. 사람들이 冊을 잡는 그 날까지
사람들이 冊을 잡는 그 날까지
['핸디북' 시장 여는 '더블북코리아' 김현종·하인숙 부부]
일반 단행본 부피 줄여 '문고판' 제작
책 내용은 똑같은데 가격은 반토막… 5년간 100여종 찍어 90만권 팔아
휴게소·마트·지하철 등 480곳 개척
산 지 16개월 된 차가 지난주 5만㎞를 찍었다. 월평균 3125㎞. 정비소 직원이 더 놀랐다. "무슨 일 하시는 분들이세요?"
차 주인은 김현종(43)·하인숙(42)씨 부부다. 부부가 나란히 대형 출판사에 근무하며 남편은 홍보, 아내는 회계 실무자로 일하다 2009년 '더블북코리아' 출판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핸디북' 전문이다. 핸디북은 일반 단행본과 내용은 똑같은데, 부피만 줄인 책이다. 옛날엔 흔히 '문고판'이라고 했다.
글자 크기가 깨알 같은 과거 문고판과 달리, 이 회사 핸디북은 보통 단행본과 글자 크기가 엇비슷하다. 그럼 내용을 줄인 걸까? 주인장 부부가 펄쩍 뛰었다. "간추리다니요? 오타까지 똑같습니다." 그런데 왜 작고 얇고 가벼울까? "책장 가장자리 여백을 잘라냈어요." 값이 일반 단행본 반 토막이다(5000~6000원).
한국 출판 시장은 연간 발행 부수가IMF 외환 위기 이래 계속 쪼그라들었다(1998년 1억9000만권→2013년 8600만권·대한출판문화협회). 더블북코리아 주인장 부부는 이 와중에 5년간 100여종을 찍어 90만권 팔았다. 가장 많이 판책은‘여자라면 힐러리처럼’(2만9000권). 초판도 다 못 판 책은 한 권도 없다. 가장 적게 판책도 2300권 나갔다. 왼쪽이 남편 김현종, 오른쪽이 아내 하인숙씨.
영화에 빗대면, 단행본은 개봉관 영화, 핸디북은 인터넷·TV·스마트폰 영화다. 만드는 과정도, 파는 과정도 조금 다르다.
우선 아내 하 대표가 단행본 출판사를 찾아다니며, 좋은 책을 골라 판권(版權)을 산다. 내용은 그대로 두고 서체·여백·행간 등을 다듬어서 핸디북으로 찍는다.
다 만든 책을 어디서 팔까? 부부는 창업 후 5년 동안 11개 유통업체를 뚫었다. 한 군데 개척하는 데 보통 1년 걸렸다.
"우선 본사 직원과 만나 핸디북이 뭔지 설명하고, 그동안 어떤 책 냈는지 보여드려요. 계약서 쓰고 난 뒤에도 할 일 많아요. 매대(賣臺)도 매번 새로 디자인해요. ○○수퍼는 가슴 높이 하얀색 매대, ○○○체인은 허리 높이 검은색 매대, ○○휴게소는 인파에 밀리지 않는 고정식 매대…." 거래처 직원과 회의를 40번쯤 해야 세부 사항이 다 정해진다. 여기까지가 서막. 진짜 결판은 그다음이다.
일단 책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남편 김 대표가 한 달에 한 번 또는 분기에한 번씩 해당 업체 전국 영업점을 돌아다닌다. 롯데마트 90곳, 이마트 100곳, 하나로마트 18곳, 홈플러스 10곳, 롯데슈퍼 130곳, GS슈퍼 80곳, 킴스클럽 9곳, 지하철 행복문고 10곳, 고속도로 휴게소 30곳,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알파문구 2곳 등 총 480곳이다. 장부 맞춰보러 가는 게 아니다. 김 대표가 "'여사님' 뵈러 간다"고 했다. "머리에 위생모 쓴 주부 직원들 계시잖아요."
여사님들은 떡볶이도 팔고 과자도 팔고 책도 판다. 중년 남자가 맨 처음 눈길 주는 책이 어떤 책인지, 골드미스가 찾는 책은 어떤 책인지, 애 키우는 젊은 부부가 집는 책은 어떤 책인지 제일 잘 안다. "안 바쁘실 때 잘 여쭤보면, 대형 서점에서 못 듣는 얘기 많이 들어요."
똑같은 고속도로 휴게소라도, 속리산 손님들은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을 집고, 당진 손님들은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를 집는다. A 여사님이 귀띔했다. "근처에 대기업 생산 단지가 여럿 있어요. 유치원생·초등학생 키우는 젊은 부부가 많아요."
똑같은 서울 시내라도 지하철에선 '주식 살 때와 팔 때', 마트에선 '똑똑한 수납'이 잘 나간다. B 여사님이 귀띔했다. "여자들은 다 수납이 고민이거든. 그렇지만 마트라고 수납 책, 요리 책만 잘 나가는 거 아니에요. 요샌 남자도 많이 와요. 그분들은 '조선을 뒤흔든 최대 역모 사건' 많이 집데요."
출판계 사람들은 초판이 나온 뒤 찾는 사람이 없어 서점에서 사라진 책을 '죽은 책'이라고 부른다. 아내 하 대표가 "그런 책 중에서 좋은 책을 되살려 1만~2만부씩 팔았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부부의 꿈이 뭘까? 남편 김 대표가 씩 웃었다. "언젠가 책이 새우깡만큼 곳곳에서 팔리면 좋겠어요." 공항부터 재래시장까지 새우깡 안파는 데가 없다. 책은 그렇지 않다. "주변에 책이 많이 있어야 안 읽던 사람도 한 권 슬쩍 펼쳐보지요."
조선일보 김수혜 기자 /이덕훈 기자 입력 : 2014.03.26 03:10 | 수정 : 2014.03.26. 13:55
* (딤후3:16-17)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
#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과는 생각이나 삶에 있어 차이가 많이 납니다. 나아가 성경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과는 더 많은 차이가 납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으며 묵상하고 감동을 받아 삶에 적용해야 합니다. 성경은 우리의 삶을 온전케 하고 우리를 구원하는 진리가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이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