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 교황화동도 했고 이젠 미사반주자
교황화동도 했고 이젠 미사반주자
25년 전 花童… 이번엔 미사 반주합니다 [오늘 교황 집전 미사 반주자 오주현씨]
소프라노 조수미 노래 등 20곡 연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에게 꽃 건네
"교황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주" 꽃을 들고 50㎝ 높이 단상에 올라가야 했다. 한복을 입고 있었던 소녀는 어떻게든 안 넘어지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다가가는 데에만 혼이 빠져 있었다. 잔뜩 긴장한 손으로 소녀가 꽃다발을 건네는 순간 교황이 한국어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깜짝 놀랐죠. 용기 내어 올려다보니 교황님 두 뺨이 아기처럼 발그레했어요. 어린 마음에도 '참 맑으시다'는 느낌…. 뭐라고 화답하고 싶었는데 할 줄 아는 외국어가 없어 그냥 웃었어요."
지난 12일 서울 성현동성당에서 오르간 연습 중인 오주현씨. 그는 “살면서 한 번 만나기도 어려운 교황을 두 번이나, 게다가 한국에 친히 오셔서 만나는 축복은 벼락에 맞을 확률과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이찬 인턴기자(광주대 사진영상학과 4년)
1989년 한국을 방문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환영 꽃다발을 전했던 열한 살 화동(花童)이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미사 반주자로 나선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오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집전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 오르간 반주를 하는 오주현(36·세례명 헬레나)씨다.
지난 12일 서울 관악구 성현동성당에서 만난 오씨는 "7월부터 매주 한 번 KTX 타고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요한 바오로 2세처럼 마음과 말씀과 몸짓이 따뜻하고, 말씀에 앞서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분이잖아요. 기차 타고 서울 돌아오면 밤 12시가 넘는데 그런 분을 또 한 번 가까이서 뵙는다는 생각에 '피곤하지만 이쯤이야' 싶었어요."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방한 때 한복을 입고 교황에게 꽃다발을 건넨 오주현씨. /평화신문 제공오씨는 다섯 살부터 피아노를 쳤다. "성당 전례가 곧 삶의 스케줄 같다"고 할 정도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이제껏 거의 매주 미사 반주를 해왔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에서 전례 오르간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다. 학부 전공은 정치외교학(성신여대 99학번). 오르간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 건 스무 살 때다.
5만여 명이 참례할 이번 미사에서 그가 연주할 곡목은 '서로 사랑하십시오' '보아라 우리의 대사제' '나의 생명 드리니' 등 20여곡. 그중 '생명의 양식(Panis Angelicus)'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부른다. 오르간 반주를 맡게 됐다는 소식은 지난 6월 초 들었다. "아빠와 커피 마시러 가다 전화를 받곤 너무 놀라고 멍해져 지갑을 잃어버렸죠. 운전면허증이랑 신용카드, 도장 10개를 꽉 채운 음식점 쿠폰, 급히 쓸 데가 있어 챙겨 왔던 백화점 상품권 3장까지 몽땅 사라졌어요.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역시 아무 말씀 못 하고 눈시울만 붉히셨어요."
오씨는 "간절한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주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 같다. 신자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게, 그리고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은 여론독자부 기자 E-mail : eun@chosun.com 입력 : 2014.08.15 05:44
* (딤전5:14) 그러므로 젊은이는 시집가서 아이를 낳고 집을 다스리고 대적에게 훼방할 기회를 조금도 주지 말기를 원하노라
# 좋은 기회는 자주 오지 않습니다. 좋은 기회를 놓치면 나쁜 기회가 곧이어 닥칩니다. 결혼도 기회가 주어지면 지나치게 조건 따지지 말고 결혼하여 서로 맞추어 가며 살아야 합니다. 결혼 할 기회를 놓치면 사탄이 죄 지을 기회를 퍼붓습니다. 결혼은 사탄이 유혹할 기회를 차단하는 동시에 가정을 통하여 행복을 생산하는 시작이 됩니다.-이박준